몸은 고달팠으나 마음만은 매우 행복했던 스톡홀름을 떠나는 날.


우리는 첫날 1시간밖에 못봐서 아쉬운 이케아 본사를 다시 찾았다.


그 날도 1시간 보고나서 나오는 길에 본 내부지도에서, 왠만큼 다 봤다 싶어서 그냥 대충 나머지만 보고 가야지.


라고 생각하고 이케아로 다시 온건데.


그건 나의 오산이었다. 이케아 본사는 정말 어마어마하게 컸다.


양재동 코스트코 3개쯤은 합쳐놓은듯한 규모였다.





저번에 우리가 본 곳은 이케아의 극히 일부분이었다.


그곳은 간단한 액세서리 수준의 물품들을 파는 곳이었고, 진짜는 여기에 있었다.


그곳을 지나쳐서 계속 걷다보니 뭔가 이상한 원형모양의 건물안으로 들어오게 됐는데,


여기는 1층부터 3층까지 전부 다 이케아 물건을 팔고 있었다.


한층의 가장 겉테두리 (지금 사진에 보이는 길)를 구경 좀 하면서 걸으면 10분이 넘게 걸림.


그 겉테두리 안쪽 공간도 전부 전시공간이고, 그런게 3층까지 이어져있음..





이제 저번날 봤던 창고형태의 부품들만 파는 곳에 대한 답변을 할 차례다.


이곳으로 오니까 이케아답게 가구들을 많이 팔았는데..


하나같이 가구들에 나사 박는 구멍들이 많이 나 있었다.


게다가 사람들이 자꾸 종이에 뭘 써가면서 가구를 둘러본다..


뭔가 싶어서 사람들이 집어가는 종이를 봤더니,





이렇게 모든 부품에 대한 설명과 위치가 나와있다.


그니까 이 장농을 똑같이 만들고 싶으면 종이에 써져있는 부품들만 사다가,


알아서 조립하면 된다는 뜻이다.


이케아는 부품만 만들어대면 되고, 조립은 소비자가 직접 하니까 인건비가 비싼 이 나라에서 원가절감을 확실히 할 수 있는 셈이다.


전부가 조립식이다보니, 색상정도야 뭐 그냥 우습게 바꿀수 있고, 부분적으로 자기가 원하는 형태로 바꿀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도 지금 이케아가 건물을 짓고 있다고 하던데, 나중에 한국 가면 꼭 한번 가봐야겠다.


 



가구뿐만 아니라 이렇게 방까지 만들어놨다.


이렇게 컨셉별로 만들어놓은 방이 수십개가 넘는다.


지금 보이는건 애들방인데, 애들방도 10개정도 되고, 청소년방도 그정도... 어른들 방, 거실, 부엌, 사무실까지...


샘플로 만들어놓은 방이 백개 넘겠는데?...


여하튼 지금 눈에 띄이는 모든 것들은 전부 이케아에서 팔고 있는 제품들이다.



만약 이걸 똑같이 꾸몄을때 얼마나 드는지, 이 제품이 어디에 있는지 등등은 옆쪽에 다 적혀있다.





그렇게 신나는 이케아 투어를 끝마치고 다시 시내로 들어섰다.


어제 못봤던 앱솔루트 박물관을 볼 수 있을까 해서 와봤는데, 결과는 fail.


요일별로 스티커 색깔이 달라지는 관계로 어제 스티커를 받은 우리는 못 본다.ㅠ


스톡홀름을 떠나는 아쉬운 마음에 앱솔루트 박물관 앞쪽에 있는 요트 선착장 한장 찍어왔다.


이런 곳도 주차장처럼 월주차 뭐 이런게 있는건가?...





이제 핀란드로 갈 차례다.


우리가 핀란드로 가면서 이용할 배는 SILJA LINE. 


저번에 본 바이킹라인보다 고급이지만, 가격은 더 쌌다.


어떻게 그럴수가 있는가?


왜냐면 우리는 방을 따로 쓰기로 함.ㅠ 돈을 위해서라면 부부사이도 뭐 별거 없다.


진희는 여자 4인용 방에서, 나는 남자 4인용 방에서 자기로 했다.



근데 우리방에 아무도 없어서 진희가 우리방 와서 잤음.ㅋㅋ


결론은 더 싸게 좋은 배 타고 온거임.





배는 정말 무식하게 컸다. 


무슨 배 안에 카지노, 수영장, 사우나, 카지노, 부페, 음식점, 나이트클럽까지... 전부 다 있다.


가장 충격적인건 누가 머리를 깍는지 모르겠지만, 미용실도 있음.



잘 보면 12층은 나이트클럽이랑 사우나 하는데고, 8층-11층은 객실.


5층-7층은 각종 레스토랑과 부대시설이 있는 곳이고,


3층-4층은 차를 싣는 주차장.


그리고 2층이 우리가 방을 쓰는 창문도 없는 지하창고 같은 방들이다.ㅋㅋㅋ


우린 차보다 못한 존재임.





배의 시설은 정말 으리으리하다잉.


면세점부터 별별 가게들이 있고, 잘 보면 현악 4중주하는 사람들도 있다.


타이타닉만큼의 호화 유람선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유람선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는 않은거 같다.


저 복도 위의 창문들은 전부 객실임. 더블룸으로 예상됨.





배의 꼭대기에서 찍은 사진이다.


사람이 저정도로 작게 보일 정도로 엄청난 크기의 배다. 아파트 12층 높이랑 같다던데...


우리는 이 배를 타고 대충 16시간정도 바다를 지나 핀란드에 도착하게 된다.


북유럽에서 유람선이라니...


이렇게 자주 배를 타게 될줄 알았으면 칠레에서 나비막 따위는 타지 않는건데... 아깝다.ㅠ


그놈의 나비막 때문에 남미 후반 일정이 전부 뒤엉켜서 고생 꽤나 했는데...





배의 갑판에서 바라다보이는 배 안쪽의 모습이다.


요즘은 성수기도 아니라서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많은 사람들이 배에 타고 있었다.


대부분이 돈 많아 보이는 스웨덴 or 핀란드 인으로 추정된다.


핀란드 역시 스웨덴과 마찬가지로 복지가 잘 되어 있는 북유럽 국가 중 하나로써,


뭐가 유명하냐...


노키아?... 그리고 산타할아버지?





아. 핀란드에서 하나 빼먹은게 있는데, 핀란드는 앵그리버드라는 게임으로도 유명하다.


스마트폰을 사면 누구나 다운 받게 된다는 마성의 게임.


앵그리버드가 바로 핀란드 회사에서 개발한 게임이었다.


앵그리버드는 게임도 재밌지만, 게임 캐릭터를 소재로 한 사업이 대박난걸로 유명한데,


맥주, 껌, 과자, 음료수 등등 앵그리버드 캐릭터가 안 그려진 제품이 없을 정도로 다양하게 사용되고 있었다.


이처럼 핀란드는 디자인 쪽에 있어서는 타의추종을 불허하는데,


그거에 관련되서는 나중에 자세히 쓰겠다.



 


그리고 우리가 여행을 하면서 누렸던 가장 큰 호사.


뉴아이패드 구입.ㅋㅋㅋ


그 이후로 누린 가장 큰 호사다. 바로 북유럽 유람선에서 부페 먹기.


둘이서 11만원이라는 거금을 내고 먹은 부페다. 


볼리비아에서는 둘이 3만원 내고 먹는 부페도 아까워서 손이 부들부들 떨렸는데...


여기선 무슨 용기가 생겨서 질러버렸는지 모르겠다.



창문도 없는, 차보다도 아래에 있는 객실에서 우울하게 빵에 잼이나 발라먹고 있자니,


마치 타이타닉의 3등실 사람들이 빙의되는 것 같아서 미친척하고 한번 질러버린거 같다.


11만원어치의 값어치를 하는지는 모르겠으나, 우리나라의 왠만한 부페보다 더 맛있었음.





부페에서 너무 배가 불러 배나 좀 돌아다니려고 걷는데, 현악4중주에서 피아노 연주로 바뀌었다.


저번에 덴마크에서 노르웨이 올때 탔던 배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정말 세상은 넓고, 돈 쓸데는 많은거 같다.


유람선은 나중에 꼭 한번 도전해 봐야겠다.ㅋㅋ


리카르도 형인 에두아르도도 신혼여행으로 한달짜리 유럽 크루즈 여행을 다녀왔다는데 나라고 못 갈게 뭐 있나.





배 안에는 이렇게 카지노도 있다.


기본적으로 몇십크로네씩 걸면서 게임을 하는데... 다들 돈이 별로 안 아까운가보다.


그냥 주머니에서 구겨진 돈 꺼내서 대충대충 게임하는데...꽤나 부러웠다.


나도 저 룰렛에 참여하고 싶었으나, 돈이 없는 거지인 관계로...





복도에 있던 동전게임에 올인했다.ㅋㅋ


대충 5천원정도쯤 하면서 거의 다 잃었을 무렵...


제발.. 본전만 찾게 해주세요. 라고 기도하며 동전을 넣었더니... 정말 2배정도 돈을 땄다.


오.. 그때쯤 되니까 본전만 찾으면 바로 그만두겠다던 간절한 내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지고,


대박 나서 부페값을 만회하겠다는 내 모습만 남아있었다.


결과는 진희의 철벽수비 덕분에 딱 본전 남기고 그만뒀음.ㅋ




이렇게 밤새도록 배는 스웨덴을 떠나 핀란드를 향해 나아갔다.


어느덧 우리의 북유럽 마지막 여행지인 핀란드 헬싱키에 가게 된 것이다.


이제 조금만 더 버티면 이 물가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들뜨는구만.ㅎㅎ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