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행기에 틀린 정보가 매우 많은 관계로, 정확한 역사를 알고 싶으시다면 관련 책을 보시거나,


리플에 있는 tkinasub님의 리플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우여곡절 끝에 스웨덴의 수도인 스톡홀름에 도착했다.


유명한 관광도시에는 전부 그 도시 이름을 딴 카드가 있는데, 개중에서도 가장 성공적으로 평가 받고 있는게 바로 스톡홀름 카드다.


이 카드가 무엇이냐면,


이 카드 하나만 가지고 있으면 정해진 시간동안 모든 교통수단, 모든 입장료가 공짜다.


24시간짜리를 사면, 24시간동안 버스, 지하철, 전차, 박물관, 미술관을 모두 공짜로 볼 수 있는 카드다.



페루 쿠스코에서 이거랑 비슷한 걸 샀다가 별 재미를 못 봐서 관심이 없었지만,


모든 사람들이 극찬하길래 24시간짜리를 사서 사용해봤는데, 아주 굿이다. 매우 훌륭함.


스톡홀름은 페루 쿠스코와 버금갈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볼거리를 가진 도시였다.





아침은 간단하게 닭도리탕!!!!!!


난 와이프한테 아침에 닭도리탕도 얻어먹고 다니는 그런 남자다.


아침부터 일찍 일어나 씻고 닭도리탕까지 해서 텐트 앞 테이블에 가져오는 동안,


나는 텐트 안에서 잠만 쳐잤음.


반성하고 있다. 충분히 반성하고 있음. 하지만 나아지지 않는다는게 함정임.


나중엔 내가 아침 차려줘야지. 삼양라면.





우리의 첫번째 목적지는 바로 스톡홀름 시청.


이 시청은 노벨상 수상자들을 위한 연회가 열리는 장소다.


실제 노벨상 시상식은 콘서트하우스 라는 곳에서 열리고, 여기는 그 후에 연회가 열리는 장소임.


오슬로 시청과 마찬가지로 겁나 쿨하게,


노벨상에 관련된 정보는 거의 없음.



스톡홀름 시청은 시청내부를 투어하는 것과, 시청 종탑에 올라가는 것 두가지를 할 수 있는데,


둘다 미리 표를 받아놔야 한다.


(오전 9신가부터 오후 3시정도까지 30분정도 간격으로 투어가 있음.)



특히 종탑에 올라가는건 한번에 15명인가만 올라갈 수 있을 정도로 인원제한이 적으므로, 일찍일찍 표를 받아두자.


스톡홀름 카드 시간이 끝나기 전이라면, 아무때나 가서 원하는 시간의 표를 미리 받아놓을 수 있으므로,


미리 이곳저곳 표를 다 받아놓고, 스톡홀름 카드시간이 끝난 다음에 천천히 구경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일 수 있다.





스웨덴의 상징인지, 스톡홀름의 상징인지 뭔지 모를 상징.


도시 곳곳에 저 그림이 그려져 있는데... 뭔가 왕족이랑 관련 있는거 같기도 하고...



스웨덴은 역사적으로 북유럽 지존의 자리에 있었다.


지리적으로 유럽본토와 떨어져 있다보니 침략 받을일도 없고, 땅을 통해서 공격하자니 북극권을 통과해야 되니 아무도 안 건들고...


천연자원은 겁나 풍부하다보니 지네들끼리 잘 먹고 잘 살았다.


한때 노르웨이, 핀란드, 덴마크 모두 스웨덴 지배하에 있었다고 하니...


지옥의 물가연합인가...





스톡홀름 시청에서는 시민들을 위해 무료로 결혼식장을 대여해주고 있었는데,


이날 결혼한 사람인가보다.


웨딩드레스인데도 히잡을 두른걸 보니, 뭔가 아랍쪽 사람들인거 같다.


이렇게 조촐하게 치루는 결혼식을 보니.


나의 성대했던 결혼식이 생각나는구만. 정말 성대했지. 너무 성대해서 난 그날 생사를 오락가락 했음.





우리가 머무는 3박4일동안의 스톡홀름은 언제나 우중충했다.


허나 우중충한 스톡홀름이 더 멋있는거 같다.


뭔가 차가운 느낌도 들고, 햇볕이 쨍할 때보다 이렇게 비구름이 얕게 깔렸을때의 분위기가 더 좋았다.


일단 건물들이 너무 멋지다.


관광 인프라도 스톡홀름 카드 하나면 끝날 정도로 잘 되어있고, 도시 자체가 여러개의 섬으로 이뤄지다보니,


버스, 지하철, 트램, 페리 등 각종 탈거리와 다양한 풍경을 자랑한다.





시청 내부투어는 오늘 행사가 있는 관계로 안한다 그러고.... 시청 종탑은 1시간이나 기다려야되고..


카드 시간은 24시간으로 제한되어 있고... 그래서 우리는 시청은 내일 보기로 하고,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콘서트 하우스로 향했다.


드디어 내가 스톡홀름에 온 가장 큰 이유. 노벨상 시상식장!!!!



은 문 닫았음.


망할 비수기라서 행사가 있는 날에만 오픈하고 다른 시간에는 닫아놓음.ㅠ


결국 우리는 이렇게 아무것도 못하고 하루의 절반을 날려버렸다.


참고로 스톡홀름 카드는 24시간에 450SEK (9만원 가량) 하는 가격을 자랑하므로, 미리미리 계획을 잘 짜고 움직일 것을 추천한다.


안 그랬다간, 우리처럼 돈 아까운 상황들이 펼쳐짐.





너무 아쉬운 마음에, 뭔지도 모를 그냥 콘서트 하우스 앞에 있는 동상 하나 찍어왔다.


엉엉... 스톡홀름 나에게 왜 이러세요.


근데 콘서트 하우스 자체도 원래 음악회 등을 위해 사용되는 공간이라 그런지,


노벨상에 대한 별다른 얘기도 없고... 노벨상 시상식이 열리는 그렇게 위엄 있는 공간임에도 불구하고,


지하에 지하철이랑 연결되어 있음...;;;


뭔가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많이 다른 곳이었다. 내가 너무 권위주의에 싸여있는건지... 얘네가 쿨한건지 모르겠다.





그렇게 두번의 실패를 겪고나서, 더이상 지체했다간 카드값만 날리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급하게 페리를 타러 갔다.


이 페리는 1시간동안 스톡홀름 시내를 한바퀴 돌아주는 페리인데, 각국 언어로 오디오 가이드도 해주니 매우 좋다.


일본어, 중국어 다 있지만 한국말은 없음.


그냥 닥치고 영어로 듣고 있는데... 이건 무슨 모의고사때 영어듣기 들을때마냥 꾸벅꾸벅 졸음만 밀려옴.


그래서 결국 진희는 자버리고, 난 오디오 안 듣고 사진만 찍어댔음.





스톡홀름은 옛날부터 잘 살던 동네였고, 북유럽의 킹왕짱이었고, 전쟁도 일어난 적 없고,


남의 지배를 받아본 적도 없는 말 그대로 뭐 하나 부족할게 없는 나라다.


세계 대전때도 중립국을 표방하면서, 미국이랑 소련 양쪽을 오가며 박쥐짓 하면서 이익은 다 챙겨먹는 바람에,


지금 우리나라에서 그렇게도 화두가 되고 있는. 스웨덴식 복지를 실현해 버린 대단한 나라다.



그러다보니 스톡홀름 시내에도 오래된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어서 도시의 격을 한층 높혀준다.


전쟁이라도 몇번 겪었으면 저런거 다 부숴지고 없을텐데, 얘네는 그냥 그대로 다 있음.


대단한 나라다.





비록 지금은 기름로또를 발견한 노르웨이에게 밀리긴 했지만,


여전히 전세계에서 잘사는 나라로는 순위권에 랭크되는 나라답게, 요트문화도 잘 발달했다.


특히 스톡홀름의 경우 북유럽의 베네치아라고 불릴만큼 수로가 잘 정비되있어, (수로는 아니고, 그냥 섬과 섬 사이의 물길정도...)


요트 타고 다니는 사람이 꽤 많다.





페리를 타면 이렇게 배를 타고 한바퀴 돌면서 유명한 볼거리를 멀리서나마 체크해볼수 있다.


이 지도에만 약 30여개가 나와있는데... 


개인적으로 스톡홀름 시내에서 꼭 봐야 할 것들은 10개 내외라고 본다.


만약 시간이 있다면, 관광지라고 붙어있는건 전부 다 볼것을 추천한다.



우리는 핀란드 가는 배를 이미 예약해버린 상황이라 어쩔수 없이 2박3일만에 스톡홀름을 떴지만,


직접 겪어본 바로는 48시간짜리 스톡홀름 카드를 사고, 총 일주일 정도는 스톡홀름에 머물면서 관광하는게 좋을것 같다.


괜히 칠레 산티아고 같이 볼거 없는 동네에 오래 있을게 아니라, 이런데 오래 있었어야 됐다.



북유럽을 여행하면서, 우리는 남미에서의 시간을 줄이고 유럽을 늘렸어야 됐다고 계속해서 후회중이다.





뭐 일요일 오후인데, 다들 요트 정도의 여가활동은 즐기시죠?


페리를 타고 물길을 따라 돌아다니면서 바로 옆에 있는 건물들을 보면,


마치 강변북로를 타고 가면서 보는 한남동을 보는 듯하다.


딱 봐도 비싼 집입니다. 라고 써있는 건물들이 쭉 늘어서 있는데...


이게 계획적으로 키워나간 도시답게, 어느 곳은 구시가지라서 오래된 건물들만 있고,


어느 곳은 이민자 구역이고, 지금 보이는 곳은 뭐 좀 잘 사는 구역인거 같다. 신식 건물이 많은걸 보니...





도시의 안쪽까지 이렇게 큰배들이 자유로이 들어온다.


지금 보이는 배는 바이킹 라인이라고, 이름에서 알다시피 북유럽을 돌아다니는 페리다.


이 페리를 보면서 진짜 크다 라고 생각했는데,


우리가 핀란드를 갈때 탔던 배는 이것보다 더 컸음. 아파트 12층 높이의 높이를 가진 페리였으니까요.ㅎㅎ





도시 곳곳에 이렇게 멋진 건물들이 많다.


사진처럼 박물관으로 쓰이는 건물들도 있지만, 지금까지도 실제 사용중인 건물들도 많다.


지금 보이는 건 노르디카 박물관이라던데... 안가봐서 잘 모르겠음.


페리에서 내려 우리가 향한 곳은,


트립어드바이저 1등에 빛나는 바사 박물관이었다.


슬픈 전설을 가진 비운의 배 VASA에 대한 박물관인데, 이것 또한 가는 길이 만만치 않았다.





입구에 갔더니, 자기들은 지금 더 좋은 입구를 만들고 있단다.


그래서 뭐 어쩌라고? 칭찬해 달라는건가?


입구가 어디로 바꼈는지, 뭐 어쩌라는건지 아무런 말도 안 써있다.


이게 뭐여.... 우리는 결국 빙글빙글 돌아 이 큰 박물관을 거꾸로 한바퀴 돌고 나서야 입구를 찾을 수 있었다.



VASA는 스웨덴이 한창 잘 나가던 시절인 1600년대에 만든 배인데,


이게 과시용으로 만들다보니 겁나 부실해서, 항구를 떠나 2키로도 못 가서 가라앉아버렸다.


스웨덴 사람들은 충격을 먹었지만, 쪽팔려서 어디가서 말도 못하고... 그렇게 쉬쉬 거리다보니


사람들 사이에서 VASA는 점점 잊혀져 갔는데...



그러던 중 1960년대였나... 50년대였나.. 여하튼 우리나라는 하루하루 먹고 사는거에 목숨을 걸던 그 시절에,


얘네는 남아도는 여유와 돈을 감당하지 못하고, 이 침몰된 배를 끌어올리기로 한다.


그래서 우선 가라앉은 위치를 찾아내는 기술부터, 배를 끌어올리는 기술, 그리고 나무배를 복원하는 기술과,


그 나무배를 무슨색으로 칠했는지, 어떤 사람들이 타고 있었는지..


여하튼 복원이라는 복원은 전부 다 해내고 만다.


여러 시행착오가 있었지만, 계속해서 돈을 쏟아붓고 기술력을 발전해 나가면서 결국 1980년대에 이 박물관을 세우기에 이른다.



R&D에 투자 많이하기로 유명한 북유럽 국가답게, 남들이 뻘짓이라고 부르던 것에도 아낌없이 투자해서


결국 복원쪽에 있어서는 많은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는것 같다.





요게 바사 박물관의 외형이다.


사실 엄밀히 따지면, 그냥 가라앉은 배 하나 건져올려서 전시해 놓은 것 뿐인데,


그 간단한 것조차 매우 상세하고 알기 쉽게 설명해놔서, 하나의 박물관으로 만들어놨다.


괜히 여행자들 사이에서 인기투표 1위하는 곳이 아니었다.



배에 무슨 색을 칠했는지, 염료를 분석하는 과정부터 어떤 원리인지...


그리고 나무배를 복원하는데 어떤 재료를 썼는지까지... 정말 상세하고 쉽게 설명해놨다.





이게 바로 바사의 원형이다.


실제 가라앉았을때와 98% 이상 똑같이 복원해 놨단다.


원래 나무배가 바다에 가라앉으면 좀조개라는 놈들이 막 뜯어먹어서 형체도 없이 사라진다는데...


스톡홀름의 바다속에는 좀조개가 살지 않아서, 원형 그대로 잘 보존되어 있단다.


(좀조개는 더러운 물에는 살지 않는다는데... 옛날 스톡홀름 바다는 더러웠었던거 같다.)





바사는 군함용으로 제작된 배인데, 과시하려는 목적이 크다보니 이렇게 장식도 화려하다.


지금은 색칠은 안 되있는데, (지금도 계속해서 복원중이다. 박물관 문 닫는 날에는 복원작업을 하고 있는것 같았다.)


원래 칠해져 있던 색상도 쇼킹핑크처럼 무지하게 화려한 색깔들만 가득했다.



근데 이 배가 왜 가라앉았을까?


과시하려고 대포를 너무 많이 실어서 가라앉았다는 얘기도 있고, 국왕이 정치적으로 이용하려고 빨랑빨랑 만들라고 쪼다보니까,


애들이 급하게 부실공사를 하는 바람에 가라앉았다는 얘기도 있다.


확실한건, 배에 뚫려 있는 대포 쏘는 구멍으로 물이 들어와서 가라앉은거임.





그때의 그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서인지... 박물관 내부에는 이런 게임 시뮬레이션도 있다.


자기가 직접 배를 만들어서, 어느정도의 바람까지 버틸 수 있는지 테스트해 보는 게임이다.


실제로 배가 왜 가라앉았는지 원인을 밝히기 위해 연구된 것들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시뮬레이션이다.


이런 R&D쟁이들. 


이러니까 꾸준히 몇백년간 잘 사는거겠지. 역시 사람은 기술이 있어야 된다는 어른들의 말씀은 틀린게 없었다.





이제 다시 바사 박물관을 나와서 다음 목적지로 향하려 하는데, 망할.


여기는 북유럽이라서 박물관이고 뭐고간에 전부 오후 5시면 문을 닫는다.


카드는 24시간짜리지만, 관광지가 24시간이 아니므로 우리는 이쯤에서 하루 일정을 접기로 했다.


허나 카드 사서 제대로 본거라곤 바사 박물관밖에 없는게 너무 아쉬워서, (이것도 문 닫는 시간이라 마지막 층은 급하게 보고 나왔다.)


아무데나 갈수 있는데를 찾아 나섰고, 결국 하나 찾아낸 곳이 바로 TV타워.



근데 가서보니 정말 별거 없었음..ㅡ_ㅡ


전망대로 많이들 간다길래 우리도 간건데... 전망도 안 예쁘고 별로임.





TV타워 꼭대기에서 본 스톡홀름의 모습인데...


도심에서 약간 떨어져 있는 곳에 위치해 있다보니 도심이 한눈에 안 들어온다.


줌렌즈 끼고 땡기고 땡겨서 찍은게 이 정도임...




여하튼 그렇게 스톡홀름 카드를 이용한 시내투어 1일차는 대실패로 끝났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건 내일 아침부터 오후 1시까지 뿐이었다.


우리는 이날의 실패를 교훈 삼아 텐트 안에서 모든 정보를 종합하여 완벽한 내일을 기약했다.




.스웨덴 여행정보.


스톡홀름 카드를 잘 사용하려면, 카드와 함께 주는 책자를 잘 활용해야 된다.


카드를 개시와 동시에 시간체크가 되므로, 미리 사서 책자를 가지고 가고 싶은 곳과 루트를 정확히 짠 다음에 움직이는것이 좋다.


그리고 카드가 만료되기 전에 박물관들을 돌면서 미리 표를 받아놓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특히 시청처럼 원하는 시간대의 표를 나눠 주는 곳이나,


앱솔루트 박물관, 노벨 박물관, 왕궁처럼 스티커나 표로 대신하는 곳은 미리 받아놓고 나중에 카드가 만료된 뒤에 천천히 둘러보는게 좋다.


왠만한 곳도 카드를 보여주고, 표를 받은 다음에 우리가 곧 카드 시간이 끝나는데, 다른 곳 보고 다시 와도 되겠냐?


라고 물으면 다 알아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표나 스티커를 주니까 걱정하지 말자.


(물론 그날 다 봐야됨. 다음날 되면 스티커 색깔이 바껴서 사용 불가. 그니까 너무 많이 받아놓지 말고, 딱 문 닫는 시각까지 볼 수 있을만큼의 표만 받아놓자.)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