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내일이면 프랑스 파리에서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가야 되는 날이다.


이제 더이상 시차적응을 핑계로 잠만 디비잘수는 없으므로,


이날은 아침부터 바쁘게 바쁘게 움직였다.


우리가 해야 될 일은, 캠핑카드 구입 + 캠핑용품 구입 + 식료품 구입 이었다.





유럽은 캠핑문화가 매우 발달한 관계로, 우리나라 모텔만큼이나 많은 캠핑장이 산재해 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다양한 캠핑클럽이 생겨났고...


각 캠핑클럽마다 가맹점에 대해 안내해주고 할인해주는 캠핑카드가 있다.


그 중에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ACSI캠핑카드. (이거 말고도 수십~수백개의 캠핑클럽이 있음)


이걸 구입하려고 우리는 파리 시내를 돌아다녔다.



유럽 자동차 캠핑을 인터넷으로 알아보다보면 약간 희한한 점을 발견할 수 있는데,


생각외로 정보가 매우 한정되어 있고, 부정확하다는 점이다.


왜인가 곰곰히 살펴보니까... 유럽 자동차 캠핑이라는게... 기본적으로 돈이 좀 있어야지 가능한 여행이다.


만약 학생이면 유레일 패스라는 유럽 통합 기차표를 끊어서 여행하는게 일반적인 반면에,


유럽 자동차 캠핑을 하시는 분들은 그 혜택을 받을 수 없는 나이 지긋하시고, 운전 좋아하시고, 캠핑 좋아하시는 분들이 대부분이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인터넷에 정보를 올리시기보다는, 여행기 위주로 올리시고...


정확한 정보를 찾기가 힘든 편이다.



이 ACSI카드 같은 경우도, 현지에서 구하기 힘드므로 무조건 한국에서 우편으로 받아서 출발하라는 얘기가 많았는데,


알고보니 파리 시내에도 파는 곳은 많이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2만원도 안하는 카드를 구매대행으로 10만원 가까운 돈을 지불하면서 사가는 모습을 보면 좀 안타깝다.



만약 우리처럼 한국이 아닌 다른곳에서 유럽을 오는 관계로, 캠핑카드를 구입하지 못했다면,


위의 사진에 있는 주소지로 가면 ACSI캠핑카드와 책자를 원래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으니 참고 바람.





캠핑카드를 구입한 우리의 다음 목적지는 한인마켓.


프랑스 파리는 우리나라와 별반 다를거 없는 가격으로 한국음식을 팔고 있었다.


난생 처음 보는 제품도 있을 정도로, 다양한 제품을 구비하고 있으므로 걱정하지 말고 방문하자.



하지만 돈 없는 우리는 결국 0.6유로(대충 800원?)짜리 신라면이랑 짜파게티만 무식하게 많이 집어들고 나왔다.


고추장, 된장 등 기본적인 양념도 좀 구입하고...



여행 다니면서, 심심치 않게 이렇게 한인분들이 운영하시는 가게를 가는 일이 생기는데..


갈때마다 느끼는건데, 더럽게 불친절하다.


같은 한국인이라고 덤을 준다거나, 뭐 가격을 깎아주는건 기대하지도 않는다. 


최소한 우리집앞 구멍가게 수준의 서비스 마인드라도 갖추고 있어야 되는데...


이건 뭐 불친절하기가 그지 없다. 망할. 진짜 망해버렸으면 좋겠네.





한인마켓에서 저렴하게 라면과 양념을 구입한 다음에 향한 곳은,


데카트롱!!!


아까도 말했다시피 유럽은 캠핑문화가 발달해 있는 관계로, 다양한 메이커의 다양한 캠핑용품을 구입할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 인기 있는 코베아, 콜맨처럼 고품질 고가격인 제품들도 있지만,


매우 저렴한 저품질의 캠핑용품도 구입할 수 있다.ㅋㅋㅋ



질로만 따진다면 한국에서 다 싸들고 오는게 좋겠지만, 수화물 규정도 있고... 우리같이 한국이 아닌 곳에서 가는 사람들은,


그냥 유럽 현지에 와서 구입해도 충분히 다 구매할 수 있다.



이것도 인터넷이랑 얘기가 좀 다른데.


인터넷 카페에 보면 프랑스 데카트롱에서 다 구매하는걸 추천하는 분위긴데, 실제로 느껴본 바로는...


독일쪽의 마켓들이 더 저렴하고 고품질의 물건들이 더 많았다.



그리고 우리나라 부탄가스는 구입하기 힘들다고 하는데.. 우리는 가는곳마다 우리나라 부탄가스를 다 팔고 있었다...ㅡ_ㅡ


(유럽은 뭐랄까.. 좀 둥근 형태의 부탄가스를 사용함)


역시 인터넷 정보는 그냥 참고만 할뿐... 직접 부딪히면서 시행착오도 겪고 해매기도 하는게 재미난거 같다.





그렇게 데카트롱에서 대충 테이블이랑 의자만 구입하고... 바로 옆에 있는 까르푸로 향했다.


우리나라에 용감하게 진출했다가 이마트에 쳐발쳐발하고 사업을 접어버린, 비운의 까르푸는 프랑스 메이커였다.


데카트롱이 스포츠 용품 전문점이라면, 까르푸는 스포츠 용품 + 식료품까지 모두 다 커버하고 있다.


까르푸가 더 싼 물건들도 많으니, 그건 직접 보면서 결정하면 될거 같다.





배가 고파서 사먹은 빅막세뜨.


역시 어느나라를 가든지 패스트푸드는 중간은 한다.


세트 하나에 만원이 넘는다는게 함정이지만... 그래도 가끔 먹어줄만 하다.


어차피 북유럽 가면 구경도 못할 고급음식이니까, 여기서 양껏 먹어놔야지.ㅋㅋㅋ





까르푸는 우리나라 이마트와 별반 다를게 없다.


프랑스라고 와인이 겁나게 싼것도 아니고... (물론 종류는 무지막지하게 많다. 3~4천원짜리 와인도 많고...)


프랑스 포도쥬스라고 돈빼리뇽 맛이 나는것도 아니다.


그냥 대충 앞으로 쓸 수세미라든가, 후라이팬 같은 것만 구입해왔다.


(원래 수세미는 스카치 브라이드, 후라이팬은 테팔, 칼은 쌍둥이칼은 써보고 싶었지만... 돈 없는 우리는 그냥 제일 싼 자제상품만 샀음.ㅠㅠ)





이걸 보자마자, 앞으로의 유럽 여행은 문제가 없을 거라는걸 깨달았다.


진정 다시다를 뛰어넘는 마법의 소스. 마끼 시리즈다.


Maggi라는 회사에서 만든 소스들인데... 대충 요리에 맞게 넣어주면 환상의 맛이 탄생한다.


소고기가 들어가는 요리에는, 대충 껍데기에 소가 그려진걸 넣어주면 되는 방식이다.


비록 MSG + 각종 화학조미료가 범벅된 맛이지만... 역시 그런게 맛있는거임.ㅋㅋ 


유기농 친환경 이런건 비싼데 맛 없음.ㅋㅋ




이렇게 초반에는, 앞으로 110일동안 캠핑할 용품들을 사느라고 정신이 없었다.


유럽 자동차 여행이 유레일 패스보다 훨씬 싸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실상 별로 싸지는 않다..ㅡ_ㅡ 그냥 우리가 여행하는 방식대로 다니면 배낭여행이 훨씬 쌀거 같다.


게다가 캠핑하느라 소요되는 시간 및 운전하느라 피곤한거 감안하면, 그냥 맘 편하게 유레일 패스 + 저가항공 타고 다니는게 좋을거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캠핑을 택한 이유는...


그냥 지루해서... 남미에서 4개월 넘게 배낭여행 해봤으면 됐지 유럽까지 와서 뭘 또 똑같이 돌아다니나 싶어서 하게 됐다.


물론 지금은 후회중임... 겁나 춥고 힘들고 배고프고 엉엉...


가끔 진희랑 껴안고 울고 싶을때가 자다가 내리는 빗방울만큼이나 많음...


난 또 다시 텐트를 수리하러 나가야겠다. 바람 한번 불때마다 타프(텐트 위에 설치하는 넓은 천)가 날아가버린다....흑..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