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바도르에 도착한지 3일째 되는날이다.


마지막 도시인만큼, 최대한 쉬면서 유럽여행에 관한 계획을 세우기로 했다.


우리는 유럽에 가서 차를 리스한 다음에, 그 차를 가지고 4개월가량 유럽 일주를 하려고 했으나...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처음에 유럽 통합 기차인 유레일이 아닌 차를 리스한 이유도, 만약 캠핑하고 다니면 훨씬 저렴하게 다닐 수 있는데다가,


기차가 가지 않는 곳까지 구석구석 다 가볼수 있을꺼란 기대감도 있고,


좀 더 다양한 방식으로 여행을 해보고 싶어서 빌린거였는데....



망할. 이게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


게다가 일정이 한번 꼬이면, 하루 이틀 버리고 몇만원 버리는 수준이 아니라,


몇십만원씩 날라가는 그런 수준이라서, 철저한 계획이 있어야지 돈 안 날리고 여행을 잘 마무리 할 수 있겠더라...



게다가 캠핑.


우리가 유럽일주를 하는 9월부터 12월까지... 길게는 1월까지는.. 유럽도 한겨울이다...;;;


서유럽은 뭐 우리나라보다 따뜻하다고 쳐도,


노르웨이를 비롯한 북유럽과, 러시아와 땅을 맞대고 있는 동유럽의 겨울은 상상을 초월한단다.


그런 곳에서 캠핑을 하겠다고 하니..ㅋㅋ 이게 가능할지나 모르겠다.


한국에서도 동계캠핑이라 하면 엄청난 장비와 함께 많은 경험이 필요하다는데...


텐트라곤 초등학교때 보이스카웃 하면서 쳐본게 전부인 내가 이걸 다 잘 해낼 수 있을지 모르겠다.





살바도르에서 우리가 묵고 있는 알파 호스텔이다.


여기 도미토리는 3층 침대 5개가 있는 15인 도미토리인데다가...


도미토리 두명 가격이나, 더블룸 하나 가격이나 비슷비슷해서 그냥 더블룸으로 잡았다.



가장 중요한건, 요즘 살바도르에서 게이 페스티벌이 한창인데..


그래서 그런지 자꾸 남남 커플이 호스텔에 몰려 들고 있다....;;;


게이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그런 무리 속에서 맘 편하게 잠 잘수 있을꺼 같지 않아서 그냥 더블룸으로 잡았다.





살바도르는 매우 남미스러운 도시다.


하늘은 눈이 아플정도로 쨍하고, 덕분에 햇살도 무지하게 쨍함...


여기 와서 별로 밖에 나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얼굴과 팔이 까매지기 시작했다.


살바도르에 와서 지난 2일동안 호스텔에서 푹 쉬었기 때문에,


오늘은 가볍게 주변 구경이라도 하려고 호스텔을 나섰다.





우선 흑형들로 가득한 이 도시에서 좀 걸어다니려면, 워밍업이 필요했다.


역시 워밍업은 쇼핑센터죠.


우리 숙소 바로 옆에 엄청나게 큰 쇼핑센터가 있길래, 한번 들러봤다.


뭐 살건 없지만... 말 그대로 워밍업이었다..;;;





엄청나게 큰 쇼핑몰..


비록 모르는 메이커들 투성이었지만, 대충 이 동네 사람들이 뭘 입고 뭘 사는지 정도는 파악할 수 있었다.


나름 고급 쇼핑몰이라 그런지, 흑형들보다는 백인들이 더 많이 눈에 띄었다.


남미에서는 여전히, 잘 사는 계층은 대부분은 백인들(유럽쪽)이고... 못 사는 계층은 대부분 원주민이나 흑인들인거 같다.


세계 어딜 가나 비슷하겠지.





가볍게 점심이나 먹어볼까 하고, 지하 1층 푸드코트로 내려갔다.


정말 많은 사람들이 밥을 먹고 있길래... 오.. 여기가 현지인들이 밥 먹는 곳이구나. 라고 생각하며,


가게들을 돌아다니며 메뉴판을 쭉 둘러봤는데...


이건 뭐.. 한 사람당 60헤알(24000원 정도)는 있어야지 밥 다운 밥을 먹을 수 있게 생겼더라..;;;



남미 남쪽은 이상하게, 식재료 값은 싼데 식당에서 사먹는 밥은 비싸다.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훨씬 싼데... 왜 다들 밖에 나와서 먹는지 모르겠다.


근데 더 신기한건, 왠만한 식당은 밥시간이 되면 자리가 없을 정도로 손님이 많다는 점이다...;;;


나도 여기 와서 보쌈집이나 차릴까 싶다.





결국 돈 없는 우리는, 쇼핑몰 바로 앞에 있는 노점에서 핫도그를 사먹었다.


단돈 1헤알(600원 정도)짜리 핫도그다...


그래도 나름 맛있게 잘 먹었다...


가격대비 성능비가 괜찮은지라, 즐겨먹으려고 했는데... 핫도그 노점상도 쉬는 날은 칼같이 지킨다.


공휴일에는 에누리 없이 그냥 안 나온다..;;


왜냐면 여긴 남미니까요.





우리 숙소에서 2블럭 정도만 걸어가면 나오는 해변가다.


잘 안 보이지만, 왼쪽에 언덕 꼭대기에는 내키만한 예수상이 하나 서있고..


그 오른쪽으로는 계속해서 해변가다.


여긴 워낙 더운데다, 몸 좋은 흑형들이 많아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웃통을 까고 다닌다.



잘 보면 지금 오토바이 타는 사람도 셔츠 벗고 타는거임.


몸 좋은 사람도, 뚱뚱한 사람도, 삐쩍 마른 사람도 모두 반바지 하나만 입고 다닌다.


여자들은 뚱뚱하건 말건 그냥 비키니 하나만 입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시내를 활보한다.



좋은 동네다. 아름다운 동네야.





예수상을 보러 걸어가고 있는데, 갑자기 야자나무에서 야자가 쿵하고 떨어졌다..


오오.. 나 지금 야자 떨어지는거 봤어!! 라고 진희에게 말하는데,


또 하나가 쿵 떨어진다..


오.. 원래 이렇게 잘 떨어지는건가? 또 봤다!! 라고 얘기하면서 위를 쳐다봤는데..


뭐지.. 원숭이도 아닌 사람이 저 높은 곳까지 올라가서 야자를 따고 있었다...;;;


저기 나무에 잘 보면 꼭대기에 사람이 매달려 있음.ㅎㅎ


끈이나 안전장치 하나 없이 그냥 맨몸으로 저기까지 올라가서 야자를 따고 있었다.


뭔 수로 올라간거지..


여하튼 저렇게 딴 야자들은 해변가랑 길거리에서 팔고 있었다...


예전에 인도에서 야자 사먹어봤는데, 별로 맛이 없길래 이번에는 안 사먹었음.ㅋㅋ





이게 언덕 위에 있는 예수상이다.


리오 데 자네이루의 예수상에 비하면 뭐 애기 사이즈다.


그냥 나만하다고 보면 된다.


별로 큰 볼거리는 아니었지만, 우리 숙소 자체가 부촌인 Barra지역에 있는 관계로,


주변에 볼거라곤 이런거밖에 없어서 그냥 한번 가봤다.


그래도 나름 여기서 보는 경치가 좋음.





예수상에서 바라보는 해변가의 모습이다.


평일 대낮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해변가에 있었다.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부터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까지...


다들 관광객인지 현지인인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다들 평화로워 보였다.



우린 이날도 수영복을 안 챙겨온 관계로 눈물을 머금고 돌아와야 했다.


내가 봤을때, 브라질 여행할때는 항상 수영복을 챙겨 다녀야 될거 같다.


그냥 막 뛰어들고 싶은 해변이 사방에 펼쳐져 있으니, 물개본능이 마구 솟구친다.





흑형들이 많아서 그런지, 리오 데 자네이루의 해변들보다 더 활기차보였고,


수영하기에도 적당해 보였다.


특히 이날은 바람도 별로 안 부는 날이라서, 수영하기에 매우 적합했다.


해수욕장 중간에 바위로 된 섬도 있어서, 그 안쪽은 아이들이 수영하고 놀기에 좋아보였다.



근데 아숩게도 무슨 해수욕장인지 이름은 모름.


그냥 Barra지역 옆에 붙어 있는 해수욕장임.





게다가 이런 몸매 좋은 브라질 아가씨들도 곳곳에 포진되어 있음.


하지만 내 눈엔 진희가 가장 예쁘구나.


진심임.


정말임.


진짜라고....





그렇게 아쉬운 마음을 접고 해변가를 걸어나와, Barra지역의 끝부분까지 걸어왔다.


부촌이라 그런지, 확실히 깔끔하고 정리가 잘 된 듯한 분위기였다.


비록 중간중간 기념품을 팔고 다니는 껄렁껄렁한 흑인들 때문에 시껍했지만...


그래도 큰 문제 없이 잘 돌아다녔다.


센트로에 가본 결과, 센트로에 비하면 Barra지역은 정말 안전한 곳인거 같다.





이게 뭔진 모르겠다만, 많은 관광객들이 사진을 찍길래 우리도 한장 찍어봤다.


등대면서 안쪽은 무슨 요새처럼 사용되는 건물 같은데..


잘은 모르겠다.


한글로 된 브라질 정보는... 특히 살바도르 정보는 매우 부족한 상황이라 뭐가 뭔지 잘 모르고 그냥 보기만 한다.


이런것도 뭐가 뭔지 알고 보면 참 재미나게 볼 수 있을텐데... 아숩구만.





해안가를 따라 한참을 걷다보니, 또 다른 해수욕장이 나왔다.


왠지 이게 메인인 곳 같다.


근데 아까 본 해수욕장보다 물도 더러워보이고, 사람도 너무 많았다.


차라리 아까 그 Barra쪽 해수욕장이 수영하고 놀기에는 더 좋아 보인다.




이렇게 3~4시간에 걸친 Barra지역 동네 마실이 끝났다.


살바도르는 생각보다 안전해 보였고, 흑형들은 생각보다 무서웠다.


다행인건 날씨가 매우 좋은 동네라서, 날마다 기분이 상쾌하다.


햇살이 좀 강해서 걸어다닐때 힘들긴 하지만, 그늘에 들어가 조금만 쉬면 다시 서늘해 지는 그런 날씨다.


개인적으로 리오 데 자네이루보다 살바도르가 더 마음에 든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