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이 제목이 맞는지 모르겠네.


분명 우수아이아 말고 더 아래쪽에 등대가 있을꺼 같긴 한데...


내가 본거라곤 우수아이아 등대가 최남단이니까 우선 이렇게 제목을 정해놓자.


원래 제목은 자극적으로 지을수록 더 많은 사람이 낚이는 법이니까. 파닥파닥.





오늘은 우수아이아에 온 사람이라면 누구든 한번쯤 한다는 비글해협 투어를 하기로 했다.


어제 개썰매를 알아보면서 같이 알아본 바로는, 하루에 아침 10시, 오후 3시에 두번 출발하기 때문에,


뭐 미리 예약하거나 할 필요가 없었다.


어차피 가격은 250페소로 모든 투어회사가 동일했고, 차이점이라곤 어떤 배를 쓰느냐의 차이일 뿐인데...


작은 배를 타면 3시간 반동안 돌아다니고, 섬에 좀더 가까이 붙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큰 배를 타면 2시간 반동안 돌아다니고, 약간 편하게 투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모두들 작은배를 추천했지만, 우리가 갔을때는 작은배는 이미 예약이 꽉 찬 상태라 그냥 큰배를 타기로 했다.


사실 투어 오래 하면 피곤하기만 하고 그래서, 내심 큰배를 원했었다.


물론 진희는 작은 배를 원했겠지만.ㅋㅋ





우수아이아에 있는 유명한 벽화다.


펭귄들이 세상의 끝을 향해서 걸어가고 있는 벽환데, 가장 마지막 표지판을 보면


남극까지는 1000키로인 반면에, 부에노스 아이레스까지는 3000키로? 알래스카까지는 말도 안되는 거리가 적혀 있다.


다시 말해서 그 어떤 유명도시보다 남극에 가까운 도시라는 걸 알려주는 벽화다.



남극이 1000키로밖에 안 남았는데.. 여기서 되돌아간다는 게 너무나도 아쉬웠다.


언젠간 갈 수 있겠지. 남극.


이번 여행을 통해서 느낀건데, 세상에 마지막이란 없는거 같다.


진정으로 원하면 언제든지 다시 나올 수 있고, 남극도 언젠가는 꼭 갈 수 있을꺼다.


필름도 한번 끊어먹기가 어렵지, 한번만 끊어보면 수백번도 끊어볼 수 있는거랑 마찬가지임.


이게 바로 기승병병.





우수아이아 항구쪽에 가면 비글해협 투어를 하는 투어회사들이 한곳에 모여있다.


어차피 가격은 다 똑같으니까 아무데나 들어가서 예약을 하면 된다.


아주 미세하게 뭐 맥주를 준다거나, 어디 섬에 내려준다거나 하는 식으로 차이점이 있긴 하지만... 


특히 큰배 같은경우는 여러 투어회사에서 모여서 운행하는거라 그런지 다 똑같음.


특이한 점은, 칠레령의 뿐따 윌리암스도 이곳에서 출발하기 때문에 면세점이 있다.


우수아이아 전체가 면세지역이라 왜 면세점이 따로 있는진 잘 모르겠다만, 여하튼 이 안에 들어가면 구멍가게 수준의 면세점이 있다.





요게 바로 큰배의 내부 모습이다.


비수기의 가장 큰 장점인, 모든 투어에 사람이 엄청 적다.


원래 이 배도 120명인가 탈수 있다는데... 우리가 탔을때는 30명 정도밖에 없었다.


커피와 간단한 과자 같은건 공짜로 먹을 수 있다.


대부분이 다른 아르헨티나 도시에서 온 현지인들이었는데... 다들 돈이 많은지 맥주도 마시고 과자도 먹고 하더라...



우리는 맥주가 공짜인줄 알고 두캔 집었다가... 돈 내놓으라고 해서 미안하다고 착각했다고 내려놓고,


자리로 돌아와서 울었다.


한국에선 막 5000cc씩 시켜서 마시고 수입맥주 빨고 막 그러던 몸이었는데... 망할 캔맥주 하나 못 사마시다니...





우수아이아 항구의 모습이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눈 내릴때 오는게 더 좋은거 같다. 풍경도 더 멋지고...


사람도 없고... 바가지도 별로 없을 거 같고...ㅎㅎㅎ


또 세상의 끝이라는 타이틀에서 주는 오묘한 매력이 이 도시의 특징인거 같다.



사실 뭐 세상의 끝이라고 중력이 2배쯤 강하게 작용하는 것도 아니고,


사람들 팔이 3개씩 달린것도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그 타이틀이 주는 힘이 대단한거 같다.





저기 보이는 산쪽이 어제 개썰매를 타던 곳이다.


오늘 같은날 개썰매를 탔으면 더 좋았을텐데... 어제 눈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못 찍은게 아쉽다.


비글 해협 투어의 경우도 날씨가 안 좋으면 배가 아예 안 뜨기도 하는데...


20분마다 날씨를 체크해서 예약을 받는다고 하니, 그냥 아무때나 가서 예약하면 된다.


뭐 그리 멀리 나가는건 아니고, 말 그대로 해협을 한바퀴 돌고 오는거라서,


왠만한 기상에는 다 배가 뜨는거 같았다.





예전에 어디서 얼핏 듣기로는 비글해협은 배가 다니기에 엄청 빡쎈 곳이라고 했는데...


이상하게 우리가 갈때는 파도도 전혀 없고, 바람도 별로 불지 않는 날씨였다.


배가 좋은건지... 우리가 타이밍을 잘 잡은건지 모르겠다만...


여하튼 투어 하기에는 매우 좋은 날씨였다.



비글해협 투어는 3개로 구분되는데, 바다사자섬, 가마우지섬, 등대.


이렇게 3개를 보는 형식이다.. 우리는 오로지 등대 하나만 보고 싶었지만, 그렇게 하나만 가는건 없어서


어쩔 수 없이 3개 모두 보는 투어를 선택했다.


바다사자랑 가마우지는 그냥 맛뵈기고... 우리의 목표는 오직 등대.





이게 첫번째 섬인, 바다사자 섬이다.


비글해협 중간중간에 여러개의 조그만 섬들이 있는데...


어떤 곳에는 바다사자만 있고, 어떤 곳에는 가마우지만 있고... 어떤 곳에는 아무것도 없고, 어떤 곳에는 둘다 있다.


왜 이렇게 섬을 가려서 일광욕을 즐기는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별로 감흥은 없다.


바다사자하면 역시 발디비아죠.





큰배도 생각보다 섬에 매우 가깝게 접근한다.


운전하는 사람의 실력이 상당한지, 섬에 닿을듯 말듯 가깝지 붙여준다.


근데 생각보다 냄새가 좀 심하다.


암모니아 냄새인지 뭔 냄새인지 모를 얄딱꾸리한 바다사자+가마우지의 배설물 냄새가 코를 찌른다.


겨울인데도 이정돈데, 아마 여름에 왔으면 갑판에 나가지도 못했을듯.ㅋㅋㅋ





투어 중간에 이렇게 이상한 섬에도 내려준다.


원래는 트래킹을 하라고 내려주는 섬이라는데, 지금은 비수기라 그런지 무슨 문제가 있어서 그런지는 몰라도


트래킹은 할수 없고, 그냥 해안가에서 사진만 찍을 수 있다.


아... 우리는 빨랑 등대만 보고 싶은데.. 이런거 하기 싫은데.ㅠ





다들 이렇게 물수제비만 뜨고 있다.


물수제비의 특성상, 한명이 던지기 시작하면 전부 던지기 시작한다.


5살짜리 꼬마애부터, 70이 넘으신 할아버님까지 모두들 물수제비를 뜨고 있다.


복학생의 특수스킬은 20방 물수제비를 선보이고 싶었지만, 


다들 원숭이 쳐다보듯 쳐다볼 거 같아서 그냥 참았다.



한국 복학생이라면 물수제비는 기본스킬이죠.





요건 가마우지섬이다.


가마우지인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난 저걸 가마우지라고 부른다.


가이드의 얘기를 들어보면 펭귄이랑 새의 중간정도 되는 동물이라서,


다윈의 진화론을 설명할 때 자주 애용되는 소스란다.


망할 망원렌즈가 없어서 이렇게 멀리서만 찍었다만... 잘 보면 새도 아니고 펭귄도 아니다.


그리고 잘 날아다니지도 못한다. 기껏 날아봤자 물에서 1~2미터정도 높이에서 10미터정도 날아가는게 전부다.


날기보다는 펭귄처럼 뒤뚱뒤뚱 움직이는게 새의 모습을 한 펭귄 같은 느낌이다.





자꾸 배가 가다가 바다사자랑 가마우지만 보이면 서서 사진 찍으라길래,


나중에는 귀찮아서 나가지도 않았다.


바다사자도 물개처럼 멸종위기종인지는 모르겠다만, 파타고니아 와서 느낀 바로는


바다사자는 포화상태인거 같다. 


천적이 없나? 상어 같은게 안 잡아먹나? 뭐 이렇게 많은지 모르겠다.





이것이 바로 세상의 끝 등대.


영화 해피투게더에서 장진이 말했던 그 등대다.


영화에서 보면 마지막에 장진이 저 등대 위로 올라가서 양조위가 녹음한 테이프를 듣는 장면이 있는데...


지금은 섬에 내리지는 못하고 그냥 멀리서만 볼수 있다.


사실 볼것도 없고 특별하지도 않은 등대지만, 역시 타이틀의 문제. 


그냥 한낱 보잘것 없는 등대도, 세상의 끝에 있는 등대라 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지금도 현역으로 뛰고 있는지 아닌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겉모습은 그럴싸 했다.


우수아이아의 랜드마크 중에 하나인데, 해피투게더에 나오기 전부터 유명했었단다.


이 등대에 오면 슬픈 추억을 버리고 갈수 있단다.


슬픈 추억이 뭐가 있을까... 뭐라도 하나 끄집어내서 버리고 가고 싶었지만, 별로 생각나는게 없었다.


그냥, 퀘스트 하나 완료했다는 생각만 들었다.





등대를 중심으로 배가 한바퀴 돌면서 사진 찍을 시간을 준 다음에, 다시 우수아이아 항구로 돌아온다.


이런거 보면 관광자원이라는건 별거 없는거 같다.


그럴싸한 히스토리 하나만 만들어내면 수천, 수만명의 관광객이 찾아오니까...ㅎㅎ



이제 세상의 끝을 찍었다.


다시 위로 올라갈 일만 남았다. 부에노스 아이레스로 가서 놀다가, 이과수를 보고, 브라질로 넘어가서


그리고는 유럽으로, 아프리카로, 중동으로, 인도로...


망할. 한국은 언제 들어갈 수 있나. 보쌈은 언제 다시 먹나.





투어를 하면 기념품으로 이렇게 세상의 끝에 왔다는 인증서를 준다.ㅋ


그리고 오른쪽에 보이는 것처럼 도장도 찍어준다.


근데 저 도장보다는 그냥 인포메이션에서 찍어주는 도장들이 더 예쁘다.


이렇게 도장 막 찍어대다가 여권에 사증란 모자르면 어쩌지.ㅋㅋ





이제 다시 우수아이아 항구다.


여기 와서 하고자했던 개썰매랑 등대를 모두 클리어했다.


이거 말고도 스키장도 한번 가보고, 도시 끝쪽에 있는 산속에 있는 빙하도 볼까 했는데...


스키장은 스위스 알프스에 가서 타기로 하고, 더이상 빙하는 봐도 별 감흥이 없을거 같아서 패스했다.



나중에. 언제가 될진 모르겠지만, 남극에 갈때쯤 이곳이 다시 생각나겠지.





이렇게 멀리서 찍으니 생각보다 도시가 예쁘게 나오네.


저 뒤에 일정 높이를 기준으로 눈이 쌓이고 안 쌓이고 정확히 구분되는게 특이하다.


중간중간 눈이 더 내려와있는건 눈사태로 인한 흔적같다.


만약 세상의 끝이라는 타이틀에 별 감흥이 없는 사람이라면 올 필요가 없는 동네인거 같고,


남미까지 와본 이상 갈수 있는 한 가장 아래까지 가보자 하는 사람은 와볼만 한거 같다.


(뿐따 윌리암스를 갈수 있다면 거기가 더 좋겠지만... 이래저래 제한되는 상황이 많아서리.ㅎㅎ)





어제는 주변에 사람이 없어서 못 찍은 커플샷.


우수아이아 세상의 끝 표지판이다.




이제 내가 남미에서 가보고 싶었던 곳은 모두 다 가봤다.


난 이과수 폭포도 별 관심 없고, 브라질도 별 관심이 없어서... 세상의 끝이 목적지였는데...


남미여행도 한달도 안 남았다. 이제 9월 9일이면 남미와는 전혀 다른 유럽으로 간다.


그리고는 미칠듯한 물가에 허덕이며 매일매일 징징대며 하루에 1000km씩 운전만 해대겠지.ㅋㅋㅋ


망할. 괜히 세계일주 하는 사람들이 유럽을 빼는게 아니었다.


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으니까 유럽 빼고 세계일주 하는거임.ㅋ 망할 물가.ㅋㅋㅋ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