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주_12_13/43-India2015. 5. 27. 21:36

10시간정도 밤길을 달린 끝에 우리는 델리에 도착했다.


흠~ 인도의 수도 뉴델리.


인도를 여행 온 사람이라면 대다수가 들리는 이 곳.


말 그대로 인크레더블이라는 단어가 가장 잘 어울리는 이 곳.


그래서 인도는 관광문구도 인크레더블 인디아다.


(참고로 우리나라는 다이나믹 코리아였는데... 요즘도 그걸 쓰는지 모르겠음.)





버스 정류장에 내려서 빠하르간지로 가는 릭샤를 잡기 시작했다.


인도 뉴델리에는 빠하르간지라는 여행자들을 위한 동네가 따로 있다.


기차역 앞쪽에 있는 큰 길거리인데, 거기에 세계 온갖곳에서 흘러들어온 여행자들이 밀집해 있다.



인도답게, 버스에서 내리자마자 온갖 삐끼가 달려든다.


아직 짐도 안 찾았음에도 불구하고 마구마구 달라붙는다.


가끔씩은 우리 짐을 직접 가져가려는 의욕과다 삐끼도 있으니 조심해야된다.



빠하르간지까지 얼마냐고 물었더니 250루피를 부른다.


사실 인도의 환율은 많이 싸져서... 우리가 갔을때 20정도 했다.


(2007년에는 1루피에 25원정도 했었다.... 2015년인 지금은 보니까 17원정도까지 떨어져있네...)


그니까 대충 5천원정도를 부른거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택시 타면 엥간하면 5천원이 넘으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타고 되지만.



워워.


여기는 인도. 인디아. 인크레더블 인디아.


고로 바가지도 인크레더블한 곳이다.



나름 인도여행이라면 감이 좀 살아있는 우리라서, 비싸다고 판단하여 다음 사람에게 물었다.


이 사람 저 사람 다 물어봐도 좀처럼 가격이 내려가지 않는다....



망할. 이럴때 찾는 최후의 방법이 있다.


바로 Prepaid Booth로 가서 가격을 알아내면 된다.


버스정류장이나 공항 같은 곳에는 Prepaid Booth라고... 목적지를 얘기하면 정부에서 정한 가격으로 표를 끊어준다.


그리고 그 표를 릭샤꾼이나 택시기사에게 전달해주면 알아서 목적지까지 모셔다 줌.



실제로 인도 사람들이 타는 비용보다는 비싸지만, 바가지 쓰는것보단 낫다.


내 생각에 외국인은 백번 죽었다 깨나도 실제 인도인들이 지불하는 비용으로 릭샤나 택시를 탈수는 없을거 같다.


릭샤꾼들이 250 부르던 것을, Prepaid Booth가서 끊으니까 90에 갈수 있었다.


그러면.. 아마 실제 인도인들은 50이면 가지 않을까 싶다.





우리를 빠하르간지로 인도해준 착한 릭샤꾼 아저씨.


난 2007년 처음 인도에 가기 전에,


여행 패키지를 통해서 캐나다랑 미국도 가보고... 인도 가기 직전에 영국도 가보긴 했지만.



사실상 내 인생의 첫 여행다운 여행은 인도였다.


처음부터 너무 빡센 곳을 잡아서였을까...


정말 처음 인도에 도착했을때는 멘붕에 빠져서 허우덕댔던 기억이 난다.


혼자서 해외여행이라는걸 처음 해보는데... 왜 하필 인도를 택했을까...


그 당시에는 나 스스로가 너무나도 대단한거 같고, 대견스러웠는데...



세계를 한바퀴 돌아본 지금은,


인도만큼 여행하기 좋은 나라도 흔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인도는 여전히 여전했다.


여전히 지저분했고, 여전히 냄새가 났고, 여전히 혼란스러웠다.


모든 것이 미세하게 바뀐듯 싶으면서 바뀌지 않았다.





빠하르간지의 초입부분.


델리 기차역 반대편 입구 부분이다.



뭔지 모르게 반가운 기분이 들었다.


뭐 인도 여행하면 얼마나 했을거고, 인도에 대한 애착이 있어봤자 얼마나 있겠냐만은...


꼴에 또 몇번 와본곳이라고 반갑긴 하더라.





여기는 빠하르간지 내에서 삼거리라고 불리우는 곳이다.


빠하르간지 중앙쯤에 위치해있고, 사진에서 보이는 곳을 등지고 가면 기차역이 나오고, 왼쪽으로 가면 지하철역이 나온다.


참고로 인도에도 지하철이 있음.


참고로 인도 델리 지하철은 우리나라 지하철보다 훠배 좋음.


대신 표 끊고 들어갈때 짐검사 하고 들어가야된다.


안에서 사진도 찍으면 안됨.





빠하르간지 내에서 우리의 숙소가 위치해 있는 골목이다.


내 생각에 한국인중에 80% 이상은 이 골목에 있는 숙소에서 머물러봤을거라 생각한다.


특히 위에 주황색 간판으로 보이는 스팟 호텔.


한때 우리나라에서 인도여행의 바이블처럼 추앙받던 100배 즐기기 책에서 저 곳을 추천해놓는 바람에,


거의 대부분의 한국인이 이 호텔을 이용했었다.



여전히 한국인에게 인기가 많은지 모르겠네.


개인적으로는 주인장이 불친절해서 다시는 안간다.





여기는 그 골목에 있는 인터넷 카페다.


2007년만 하더라도 와이파이라는 개념이 없어서,


인터넷이나 전화 쓰려면 무조건 이런 피씨방에 갔어야 됐는데...


요즘에는 뭐 세계 어느곳에서나 와이파이가 팡팡 터지니까...


피씨방도 많이 망했을거라 생각이 든다.



이 골목에 한국인이 얼마나 많냐면, 가게 곳곳마다 한국어로 된 설명이 붙어있고,


가게에서 일하는 왠만한 사람들은 간단한 한국어도 가능했다.


지나가는 꼬맹이들도 우리를 보면,


'어디가요?'


라고 물어본다... 그래서 어디간다고 말하면, '진짜?'라고 되묻는다.


그냥 기계적인 수준이겠지만, 얼마나 많은 한국인을 만났으면 저렇게 발음이 정확할까 싶을 정도다.





대충 숙소를 잡고, (2013년에는 Sbinn이라는 숙소가 인기였다. 나름 깨끗하고 좋았음.)


아침 밥을 먹으러 갔다.


우리가 찾아간 곳은.... 로컬 식당.


레얄 인도백반이 먹고 싶었던 우리는 뒷골목을 마구마구 헤집고 다니다가,


딱 봐도 성북동 굴다리 기사식당처럼 생긴곳을 발견했고, 과감하게 도전했다.


가게 안을 딱 봐도 로컬식당이라고 써붙여놓은듯 하다.





우리가 시켜먹은 탈리.


북인도쪽에서는 이렇게 커리랑, '달'이라고 불리우는 콩죽?.. 뭐 그런거랑 짜파티랑 같이 해서,


식판에 담아주는 음식이 있는데... 탈리라고 부른다.


우리나라로 치면 그냥 백반 같은 거임.



남인도쪽에서는 이런 비슷한것을 식판이 아닌 바나나잎에 올려주는데, 그건 밀즈라고 부르더라.


네팔에서는 북인도랑 비슷하게 식판에 놓고 주는데 그건 또 달밧이라고 부른다.


미세하게 뭔가 차이가 있는것 같지만, 잘 모르겠음.


그냥 먹어보면 다 맛있음.





그리고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서 밤.


왜냐면 야간버스에 지친 우리는 더운 낮동안은 방에서 에어컨 켜놓고 잠만 잤다.



진짜 출세했다.


2007년에 왔을때는 단돈 100원이 아까워서, 하룻밤에 250원짜리 방에서도 묵어봤고,


왠만해선 3천원짜리 방만 골라 다녔었는데...


월급이라는 뽕을 맞아본 지금은,


에어컨 방 아니면 노노. 댓츠 노노.


김미 더 더블룸 위드 에어 컨디셔너.



예전처럼 빈대에 물리고 땀 뻘뻘 흘리면서 냄새나는 침대에서 자고...


그런 재미?는 없지만... 이제 그런거 하기에는 체력이 너무 많이 소진되어 버렸다.


그런건 이미 남미에서 많이하고 와서 그런지, 인도에서는 그냥 편히 쉬고 싶은 생각뿐이었다.



사진으로 찍은건 내 영원한 사랑 씨티뱅크.


가 아니고... 그 옆에 노점상이다.


2007년에 처음 인도에 와서 멘붕에 빠져있다가... 너무너무 배가 고파서 야밤에 저 노점상에 가서 치킨을 사다 먹었는데...


먹으려고 방에서 딱 봉다리를 여는 순간.


치킨인지 X인지 도대체 뭔 음식인지 모른 괴상한 비쥬얼에 식욕이 급감해서 반도 못 먹고 버린 기억이 나서 찍어봤다.


2007년 인도 여행기는 이 글 마지막에 링크로 달아놓겠다.





빠하르간지는 엄청 많이 변해있었다.


특히 도로에 아스팔트가 깔려있었다...


빠하르간지에 아스팔트라니!! 아스팔트라니!!!



내 기억속의 빠하르간지는,


흙투성이 바닥에... 아무데나 소가 자빠져있고, 사람들도 자빠져있고,


아비규환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곳이었는데,


다시 찾은 빠하르간지는 너무나도 깔끔한 모습이었다.


그래서 좀 실망스러웠다.


예전의 기억과 다른 현재의 모습은, 그 모습이 어찌됐든 실망하기 나름이니까.





인도는 외국인을 위해 요상찬란한 옷들을 많이 파는데,


이게 생각외로 잘만 고르면 한국에서 잠옷으로 유용하게 입을수 있다.



특히 지금 오른쪽에 보이는 저 치마...


분명히 똑같은 치마를 아프리카 짐바브웨에서도 팔고 있었는데,


그때의 가격보다 반이상은 싸게 팔고 있었다.



역시... 인크레더블 인디아.





우리가 저녁으로 먹은 치킨.


딱 보면 알겠지만, 나름 고급 외국인 여행자 식당에 가서 밥을 먹었다.


아까도 말했듯이 한국으로 들어갈 날이 얼마 안 남았다고 생각하니,


온 몸의 에너지가 쏵 빠져나가버려서...


인도에서는 편하게 쉬다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


이 다음 여행지인 홍콩도 그닥 비싼 동네는 아니지만, 천성이 찐따인 우리들은 인도 아니면 돈 쓸곳이 없다.ㅠ


홍콩 가서도 뭐만 사먹을라 치면 비싸다고 수십번씩 고민하겠지.


안봐도 비디오고, 실제로도 그러했음.




이제 다시 숙소로 돌아가는 길.


델리는 더웠다. 도대체 인도 아저씨들은 어떻게 이 날씨에 긴바지 긴셔츠를 입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난 가만히 숨만 쉬어도 등이 땀으로 흠뻑 젖던데...




이렇게 6년만에 인도 델리로 돌아왔다.


6년전에도 누나들이랑 같이 다니다가, 루트가 꼬이는 바람에... 델리면 총 3번을 왔었나... 4번을 왔었나..


여하튼 이상하게 많이 왔었는데...


참 올떄마다 뭔지 모르게 내 나와바리라는 느낌이 드는 동네다.



어디 다른 도시를 갔다가 델리로 딱 돌아와서 빠하르간지로 들어오면,


'아.. 돌아왔다. 좀 쉬자.' 라는 생각이 우선 든다.


여행자 거리라서 그런가?... 그냥 내 기분탓인가?...


이제 우리는 내일모레 홍콩으로 떠난다. 안녕 인도. 안녕.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