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날은 동유럽 마지막 날.


갑작스럽게 일정이 변경된 탓에, 하루종일 이탈리아에 대해 신나게 알아봤다.


우리가 원래 생각했던 유럽. 그 중에서도 가장 유럽다운 유럽이라고 생각되는 이탈리아.


그곳에 급작스럽게 가게 됐다.



원래 우리는 보스니아, 불가리아, 그리스, 터키까지 다 돌아보고 이탈리아로 가려고 했었다...


허나.... 그게 말도 안되는 계획이라는걸 깨닫는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패키지로 터키를 가더라도 보름은 걸리는 세상에.... 무슨 깡으로 저걸 다 가려고 했던거지...



여하튼 그래서 전부 다 빼버리고, 바로 이탈리아로 쏘기로 했다.


이제 남은거라곤, 이탈리아, 스위스, 스페인...


알아보면 알아볼수록 흥미로운 나라였다.


어릴적에 먼나라 이웃나라를 보면서 항상 로마제국에 대한 환상에 젖어 있었다.



훗날 역사를 배우면서, 로마제국보다 더 큰 제국도 많았다는 사실을 알게 됐지만,


내 마음 속에 가장 위대한 나라는 언제나 로마제국이었다.


근데.


근데 망할. 근데 망할 놈의 이탈리아 반도짱깨 같은 놈들. 다 쓸어버리겠어.


여하튼 결론은 이탈리아는 거지 같았고, 그래서 우리는 이탈리아 일정을 반의 반으로 줄여버리고 지금 스위스로 도망치는 중임.





푹 퍼자다가 느즈막히 일어나서, 인터넷으로 신나게 이탈리아 정보를 알아본 다음에...


오후 3시경에 야경을 보러 나갔다.


이날도 어김없이 저기 오른쪽에 배 하나가 서있다. 어디서 온 고급유람선이려나....



하루종일 이렇게 인터넷으로 여행정보 검색하고 있다보면, 자괴감에 빠진다.


남들은 세계일주 하는 우리를 보면서, 겁나 여행 잘해서 막 아무 도시나 가도 알아서 숙소 찾고 알아서 밥 빌어먹고 다니는줄 알겠지만...


실상 우리도 아는 거라곤 전부 인터넷 통한 정보밖에 없음...ㅋㅋㅋㅋ





이날은 마트에 장 보러 갔다온거 빼면 집 밖으로 안 나갔던거 같다.


그냥 아침, 점심, 저녁 다 해먹으면서 신나게 정보검색.


우리의 포지션이 좀 애매한게....


차로 다니는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으면, 너무 고급 정보고...


(주로 돈 있으신 분들이 차를 가지고 돌아다니셔서.... 숙박도 호텔, 식사도 레스토랑 등지에서 하신다...;;;;)


보통 유럽여행 온 사람들에게서 정보를 얻으면, 너무 대학생 중심이라서...;;;


(차를 가지고 다니면 가장 중요한건 주차, 진입가능한지 등등인데.... 그런건 없이 유레일패스 정보와 한인민박 정보뿐임...;;;;)



우리처럼 가진건 쥐뿔도 없는데 차 끌고 온 사람은 별로 없는지라...


정보 구하기가 더 힘들다...


엉엉....





우리가 묵은 숙소다.


1층은 우리가 묵은 숙소인데 방이 2개지만, 손님이 우리밖에 없어서 그냥 독채처럼 썼음.


2층이랑 3층은 주인할머니, 할아버지가 사시는 곳이다.


매일 아침마다 할머니가 손수 커피를 타서 갖다 주시곤 하는데....


딱 봐도 종이에 걸러먹는 커피인데, 그걸 그냥 믹스커피처럼 뜨거운 물에 타서 가져다 주신다...


안 먹을수는 없고, (혹시 우리가 모르는 고급커피라서 그렇게 먹는걸지도 모르니까.ㅋ) 그렇다고 마시다보면...


정말 세상에서 그렇게 맛없을수가 없다.



여하튼 숙소 자체는 짱이었음.





우리가 숙소에서 올드씨티쪽을 바라다보면 이렇게 보인다.


올드씨티는 왼쪽의 산 하나를 넘어가야지 나타난다.


비록 이렇게 올드씨티와의 접근성은 정말 더럽게 안 좋지만...


그래도 인심 좋은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계시니까.... 엉엉... 다시 가고 싶다.


저런곳에 있다가 이탈리아에서 이런 거지같은 캠핑장에서 발가락 얼어가면서 와이파이 훔쳐쓰고 있자니, 눈물이 다 나네.





아.... 제목 지을게 없어서 어거지로 짓다보니 저렇게 지었는데...


이게 동유럽에서 즐겨먹는 굴라쉬 라는 요리다.


체코, 오스트리아 등지에서 많이 먹는 음식인거 같다.


대충 맛은... 걸쭉한 육개장 정도?....


어떻게 만드냐면.



1. 고기를 깍뚝썰기를 한다. 이때 쓰는 고기는 소고기가 좋음. 근데 우린 거지라서 돼지고기로 해먹음.


2. 당근, 감자도 네모낳게 썰어주고.... 그 다음에 양파도 대충 길쭉하게 썰어준다.


3. 먼저 고기를 볶아주다가.... 당근이랑 감자도 같이 넣고 볶아준다.


4. 대충 다 볶아졌다 싶으면, 전부 물에 잠길 정도로 물을 부어준다.


5. 그 다음에.


6. 마트에서 파는 굴라쉬 소스를 넣어주면 된다.



굴라쉬 소스가 없으면, 다른 음식을 해드시면 됩니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