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하면 뭐가 가장 먼저 떠오르나?


크로캅이 떠오른다면 당신은 단연 남자 중의 상남자.


사실 난 크로아티아가 어디 붙어있는 나라인지도 몰랐다.


그저 전설적인 격투 선수인 미르코 크로캅의 고향으로만 알고 있었다.


(미르코 크로캅은 격투기에 조금의 관심이라도 있으면 누구나 알만한 선수로써, 크로아티아 경찰 출신의 격투기 선수임.


엄청난 인기를 얻어 나중엔 국회의원까지 해먹었음...;;;;)


허나 크로아티아에 와서 느끼는 것은, 동유럽의 노르웨이라고 불러도 될만큼 아름다운 자연을 가지고 있는 나라임.


노르웨이 이후 이렇게 멋진 자연은 오랜만에 본듯하다.





허나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는 더럽게 볼게 없다.


크로아티아 여행의 진수는 왼쪽편에 위치한 아드리아 해안에 있는데,


수도인 자그레브는 아드리아 해안과는 전혀 상관 없는 곳에 위치해 있다.


고로 볼게 없음.


브라질의 수도인 브라질리아에 볼게 없는 것과 마찬가지로 크로아티아의 수도 자그레브에는 볼게 없음.



여행하다보면 수도에는 꼭 한번 가보고 싶은 충동이 생긴다.


별거 없을거라는걸 뻔히 알면서도, 왠지 수도에 안가면 그 나라에 간거 같지가 않고... 좀 찝찝하고 그래서 가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가 딱 그 경우였다.


사진으로 봐도 별거 없길래 가지 말까 하다가... 그래도 이왕 크로아티아 왔는데 수도는 봐야되지 않나? 싶어서 온건데,


결론은 패망. 우린 보고 느낀게 없었음.ㅋㅋㅋ





자그레브에 있는 가장 큰 성당이다.


이름하여 자그레브 대성당...ㅡ_ㅡ 


두개의 첨탑 중에 오른쪽거는 공사중인데, 왜냐면 우리가 갔으니까요.


요즘 우리가 가는 관광지는 모조리 공사중이다.


몇년전 사진을 보니 왼쪽 첨탑이 공사중이었던걸로 봐서는, 한창 복구작업중인가보다.





고딕양식인지 네오고딕양식인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겁나 화려한 입구가 포인트다.


(전형적인 고딕양식이며, 건축학적으로 매우 가치있는 건물이라는 얘기도 있고... 다른데서는 뭐 네오고딕 양식으로 재건했다는 얘기도 있음.)


대리석은 아닌거 같고... 시멘트도 아닌거 같고... 뭔가 그 중간같은 돌로 만들어놓은 작품들인데,


가까이서 보면 징그러울 정도로 정교하게 잘 만들어놨다.


지금은 비수기라 그런지 관광객보다는 현지인들이 더 많이 찾고 있었다.


내부는 뭐 그냥 저냥 다른 성당들과 비스무리하게 생겼음.





자그레브 대성당을 나와서, 또 다른 성당을 찾아나서는 길에 본 아침 시장.


돌락마켓이라고 불리우는 오래된 재래 시장이다.


원래 아침부터 빡세게 관광하는 스타일은 아닌데,


전날 숙소가 워낙 개판인데다, 아침 7시부터 주차딱지를 뗀다 그래서 어쩔수 없이 강제기상.


주로 과일이랑 야채를 팔고 있었다.


당연히, 상식적으로, 마켓보다는 재래시장이 더 쌀거 같아서 여기서 양파랑 귤이랑 좀 샀는데,


나중에 마트에 가보니 마트랑 별반 차이가 없었다능...


재래시장이 마트랑 싸워서 못 이기는게 우리나라 얘기만은 아닌가보다.





요거이 우리가 자그레브에서 보고자 했던 성 마가 교회다.


지붕에 그려져 있는 국기는, 왼쪽이 크로아티아 국기, 오른쪽이 자그레브시 문양이다.


마치 색칠한것처럼 깔끔하게 생긴 저 지붕은, 가까이서 보면 기와로 만들어진 작품이다.


실제로 보면 레고로 만든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우린 자그레브에 이거 하나 보려고 왔다...;;;





성 마가 교회에서 조금 걸으면 이렇게 전망대는 아니지만 시내를 볼수 있는 언덕 하나가 나온다.


아무래도 관광이 주가 아닌, 한 국가의 수도이다보니 밋밋하다.


발틱3국부터 시작해서 계속 보아온 붉은지붕들이 인상 깊기는 하지만,


관광지라기보다는 바쁜 도시사람들이 일하는 도시라는 느낌이 강했다.





그래피티를 빙자한 낙서로 가득한 자그레브 골목길.


내가 보기에 동유럽 국가 사람들은 러시아 사람이랑 비스무리하게 생긴거 같아서,


볼때마다 항상 쪼그라든다.


특히 이런 곳에 낙서하고 돌아다니는 양아치들을 마주하면,


왠지 네오나치가 아닐까 하고 걱정된다. 


그래서 이 몸은 항상 품안에 주머니칼을 소지하고 다니지.


괜히 이러다가 불심검문에 걸려서 경찰서로 끌려가는거 아닌가 걱정도 된다..;;;


(실제로 요새 그리스에서는 외국인에 대해 불심검문을 해서 흉기가 나오면 바로 경찰서로 끌고 간단다..;;;)





폭풍같은 반나절의 자그레브 투어가 끝난 후에,


우리는 진짜 크로아티아를 여행하러 떠났다.


첫 목적지는 바로 플리트비체.


크로아티아 최초의 국립공원인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이 있는 곳으로써,


환상적인 트래킹 코스를 자랑하는 곳이다.


노르웨이 프레이케스톨렌 이후로 오랜만에 하는 트래킹이라 살짝 긴장되기도 하지만,


그래도 한달 넘게 계속 운전만 하다가 걷는다고 생각하니 좀 기대되기도 했다.





크로아티아는 산유국임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많이 떼는듯 싶다.


우리가 가는 곳만 그런지는 모르겠다만, 여하튼 지나가는 마을마다... 가는 숙소마다 장작이 엄청나게 쌓여있다.


나무 뗀다고 하니 왠지 못 사는 나라처럼 느껴지지만,


크로아티아는 아드리아해를 끼고 있는 천혜의 조건 덕분에, 수많은 유럽인들이 찾는 관광대국이다.


관광 수입으로만 벌어들이는 수입이 꽤나 짭짤하단다.


요즘 우리나라 사람들 사이에서도 인기 급상승중인 나라 중 하나다.



아... 사진은 쿨하게 자동차 길을 가로막고 나무를 잘라대고 있는 크로아티아인들이다.


겁나 쿨하다 못해 왠지 내가 길을 잘못 든거 같다.





이게 바로 우리가 내일 돌아볼 플리트비체 국립공원의 트래킹코스다.


코스는 A코스부터 K코스까지... 매우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는데,


한국인들에게는 단연 H코스가 인기다.


왜냐고?... 초반에 몇명이 H코스가 좋았다고 인터넷에 올렸더니 죄다 H코스만 도는 바람에,


다른 코스 돌았다는 사람을 보기가 힘듬.ㅋㅋㅋ


그렇다고 우리가 총대 매고 새로운 코스를 돌아보자니 왠지 용기가 안나서,


우리도 그냥 검증 받은 H코스를 돌기로 했음.





플리트비체 마을은, 수많은 관광객이 찾는 관계로 엄청나게 많은 숙소가 밀집해있다.


대부분의 숙소가 우리나라 가평에 있는 팬션처럼, 음식도 해먹을수 있게 만들어져 있다.


그래서 혼자 배낭여행 하는 사람은 숙소잡기가 조금 애매할 수도 있다. (대부분이 더블룸, 가족룸임)


우리가 이날 돌아다니면서 본 숙소만 해도 100개가 넘고, 성수기때는 왠만한 숙소엔 방이 없을 정도로 관광객이 많단다.




우리는 지금 크로아티아 플리트비체를 지나 스플릿이라는 동네에 와있다.


플리트비체를 관광할때까지만 해도, 왜 수많은 유럽인들이 최고의 휴양지로 크로아티아를 찾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그냥 배타고 오기 좋아서 많이들 오나보다 싶었는데...


스플릿을 와보니 이제 뭔가 좀 알겠다.


오는 길에 본 풍경들이 너무나도 멋졌다.


노르웨이의 축소판이라고 해도 무방할만큼 멋진 풍경들이었다.



PS.


지금 맥주를 좀 마신 상태라 글이 엉망일수가 있는데, 이에 대해 변명을 해보자면,


2주 전에 폴란드에서 타이어 펑크가 났었다.


그 당시 엄청 고생하다가 겨우 보험처리 받고 얌전히 운전하고 다녔는데....


오늘 크로아티아 스플릿 오는 길에 또 똑같은 타이어에 펑크가 났다...ㅠㅠ


엉엉... 망할... 


자동차 여행 빡쳐.ㅠㅠ 


(이거 처리할라고 유럽용 USIM카드도 사고, 스패어 타이어도 갈고... 보험사에 전화도 하고...


글로 쓰자면 간단한 일들이지만 실제로 해보면 더럽게 귀찮고 빡셈.)


여하튼 그래서 열받아서 맥주를 마셨음. 그래서 글이 이모양임.


이해 해줄거라 믿고, 내일 술 깨면 우선 보험사랑 신나게 치고받고 자동차 수리한 다음에 글 쓰겠음.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