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들 다 지나쳐버리는 칠레에 이렇게 오래 있게 된 이유는 모두 단 하나.


망할 놈의 남극.


남극에 어떻게든 가보고 싶었지만, 못 가게 된 이유는 단 하나.


망할 놈의 주식.


여하튼 남극은 일찌감치 포기하고, 어떻게든 남극과 가까운데로 가보자는 생각 하나만 가지고 밑으로 밑으로 내려왔는데.


결국 아르헨티나 우수아이아에서 멈추게 되었다.





저번에 말했다시피 우수아이아는 대륙의 끝이 아니다.


대륙의 끝 아래에 붙어있는 섬인 띠에라 델 푸에고. 그 섬중에서도 가장 남쪽에 있는 도시가 우수아이아다.


어떻게 보면 아르헨티나에서 머리를 잘 썼다고 할수도 있지.


근데 그렇게 따지자면 진짜 남극 대륙이 아니고서야, 그 바로 앞에 조그만한 섬들까지도 전부 최남단이라고 우겨도 될법한 상황이다.


이렇게 아르헨티나가 꼼수를 쓰자 칠레가 빡쳐서 만든게 뿐따 윌리암스다.


(우수아이아도 전략 도시고, 뿐따 윌리암스도 전략 도시다. 정부가 온갖 혜택을 주면서 사람들을 이주시켰다는 얘기임.)



그래서 우수아이아에 갈때면 이렇게 배를 타고 가야된다.


예전에 볼리비아에서 티티카카 호수 건널때랑 비슷하게, 차에서 모두 내린 다음에


차랑 사람이 따로 배에 탑승한 후 바다를 건너간다.





배를 타고 가고 있는데, 갑자기 바닷물이 일렁거린다.


뭔가해서 봤더니, 저렇게 생긴 돌고래떼가 배를 따라오고 있었다..;;


사진엔 한마리뿐인데, 4~5마리쯤 되는 돌고래떼였다.



돌고래떼가 보이자 갑자기 다들 일어나서 사진 찍느라 정신이 없었다.


쿨한척 앉아있던 군바리들도 죄다 갑판으로 뛰쳐나가서 사진을 찍더라.


왜냐면 싸제월드에서 일어나는 일은 뭐든 신기할꺼거든... 군바리들한테는.ㅋ





해협이니까 당연히 짠맛이 나는 바다겠지.


띠에라 델 푸에고.


우리나라 말로 번역하면 "불의 땅"이라는 간지나는 이름이다.



예전에 마젤란이 이 해협을 건너가는데 깜놀한 원주민들이 적군이 쳐들어왔다는 신호를 보내려고


연기를 피워서 서로에게 연락하는 모습을 보고는, 마젤란이 "연기의 땅"이라고 이름을 붙였단다.


그렇게 스페인인가 어디에 보고를 했더니, 국왕님께서는 "멍청한놈. 불도 없는데 어떻게 연기가 나냐."라면서 "불의 땅"으로 이름을 바꾸셨단다.


뭐 이것 역시 야사라서... 마젤란이 직접 불의 땅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얘기도 있고, 국왕이 바꿨다는 얘기도 있다.


여하튼 간지나는 이름임에는 틀림없다.





드디어 띠에라 델 푸에고 섬에 들어왔다.


그럼 여기서 똑똑한 사람들은 "왜 불의 섬이라고 안 하고 불의 땅이라고 이름을 붙였나요?"라는 의문점이 생길거다.


는 내 생각이고, 그냥 아무 생각없이 한손으론 턱괴고 한손으론 스크롤 쭉쭉 내리면서 


'아, 글 더럽게 기네.' 라고 생각하고 있겠지.



여하튼 왜 그러냐면, 마젤란이 이 해협을 지나갈때 이쪽을 남극이라고 생각했단다.


그니까 남미대륙의 끝이랑 남극 사이를 자기가 지나가는줄 안거지....


그래서 불의 섬이 아닌 불의 땅이라고 이름 붙였다는 얘기가 있다.



진짜 남미대륙이랑 남극사이의 해협은 드레이크 해협이란다... 상상을 초월하는 배멀미가 당신을 기다리는 곳이란다.





이제 드디어 아르헨티나 국경이다.


아르헨티나답지 않게 X-ray로 짐검사를 하고 있었다..;;;


차에서 먹을 빵이랑 치즈 같은걸 싸들고 온 우리는 잠시 쫄깃해져서,


가지고 있던 양배추를 쓰레기통에 버려버렸는데...


음식물을 잡아내는거 같진 않고 뭔가 전자제품 같이 세금 안낸것들을 잡아내는 것 같았다..;;;



근데 나중에 다시 알아보니 이쪽 지역은 청정구역이라 국내선을 타도 음식물 등을 반입할 수 없단다.


거의 육지에 있는 갈라파고스라고 볼 수 있겠다.




우수아이아는 도시 전체가 면세지역이다.


조나 프랑카라는 지역만 면세지역인 뿐따 아레나스와는 차원이 다른 규모였는데...


직접 경험해 본 결과 + 숙소 주인부부 얘기 + 아르헨티나 사람 얘기 를 종합해본 결과.


면세지역이라는건 말이 그냥 면세지역이지, 운송비 등 때문에 물가가 엄청나게 비싸다...ㅡ_ㅡ



여기 사는 사람들 말로는 30년 전까지만 해도 뿐따 아레나스만큼 쌌다고 하는데...


이제 도시가 좀 커져서 그런지 혜택 같은게 많이 줄어서 물가가 비싸졌단다.


참고로 우수아이아는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임금이 높은 지역이다.... 그러니 물가도 당연히 비쌀수 밖에...



망할 기념자석 하나에 만원씩 하는 동네다.


이럴줄 알았으면 뿐따 아레나스에서 죄다 싸들고 넘어왔을텐데.... 우수아이아도 면세지역이라는 말 하나만 믿고 왔다가 피 봤다.


엉엉.ㅠ 망할 놈들. 카메라 렌즈에 씌우는 렌즈캡. 우리나라에서는 1000원에 파는 그 플라스틱 쪼가리를 7500원에 팔고 자빠졌다.


생각할수록 빡치네.ㅋㅋ 이게 무슨 면세지역이야.ㅋㅋㅋ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