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쁜 소식이 하나 있다.


우리의 여행은 이날이 끝이 아니었다.


왜냐믄, 우리는 5월24일 새벽 비행기를 탔으므로 여행은 하루 더 남음...


구질구질하구만...ㅎㅎ


실질적으로는 마지막 여행기가 될 이 글을 쓰면서도 만감이 교차한다.


3년이나 지난 일인데, 아직도 설레이네.





어제 너도 달려서 그런지 아침부터 속이 영 별로였다.


1년동안 특별한 일이 없는한, 거의 매일 술을 마셔서 그런가보다.


(근데 한국 와서도 그런다는게 문제임.)



마지막날.


흠. 뭘하면 좋을까. 뭘해야지 마지막 날을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 하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우리는 침사추이를 구경하기로 했다.



몇번씩이나 말하지만, 난 아직도 홍콩이 어케 생겨먹은곳인지 모른다.


침사추이가 어딘지, 몽콕이 어딘지.


내가 갔던 곳이 어딘지 잘 모른다.


그냥 와이프 따라서 쭐레쭐레 따라다니기만 했음.





이건 왜 찍었을까...


뭔가 이유가 있어서 찍었을텐데...


아. 저기 가운데 GD가 메인인 잡지가 있어서 찍었나보다.



여행을 하다보면, 이동시간에 할게 없어서 어쩔수 없이 음악을 많이 듣게 되는데..


난 이 여행을 하면서 GD노래를 진짜 많이 들었던거 같다.



음악이 좋은게,


요즘 가끔 여행할때 즐겨들었던 노래들을 들으면,


그 당시의 풍경들이 떠오르곤 한다.



근데 그렇다고 또 그 노래만 주구장창 듣다보면,


한국에서 들었던 기억들이 오버랩 되면서 덮어씌워지긴 하지만....


추억은 추억으로 덮는다는 말이 맞는거 같다.





아침을 먹으러 간 집.


록유티하우스라는 집이다.



매우 홍콩스러운 골목길을 따라따라 가다보니, 더 홍콩스러운 집이 나타났는데, 나름 유명한 집임.





근데 이 집이 특이한점은, 일반 체인 음식점이랑 주문방식이 좀 달랐다.


수시로 이런 딤섬을 싣은 수레가 돌아다니는데,


그때 아줌마를 붙잡고, 저기 쌓여있는 딤섬중에 뭐를 달라고 중국말로 말해야 된다..;;;;



영어가 안 통하는건 물론, 영어메뉴판도 없음.


메뉴판 자체가 없었던거 같다. 그냥 김밥천국처럼 빌지만 하나 놓여져있다.


그래서 내가 뭘 딱 시키면 그걸 주면서, 빌지에 체크하는 형식이었음.



그림은 커녕, 중국말만 써있는 빌지를 보고 내가 아줌마한테 중국말로 딤섬을 달라고 하는건 당연히 말이 안된다.


게다가 저기 쌓여있는 딤섬들은 다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씩 열어보면서 고를수도 없는 형식이었다.


흠.. 어쩌지 어쩌지...





허나 우린 배가 고팠고,


여행 원데이투데이 하는것도 아닌데 이런건 노 프러블럼.



그냥 수레를 졸졸 따라다니면 된다.


남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든 말든 상관 없음. 어차피 아는 사람 아니니까.



그러면 각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딤섬을 시킬때마다, 아줌마다 저 쌓여있는 딤섬들을 한번씩 들었다 놓는다.


(손님이 주문한 딤섬이 어디있는지 자기들도 찾아야 되니까....)



그때 잽싸게 내가 먹고싶은 딤섬을 고른다.


아, 물론 맛은 모름. 그냥 생김새만 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음.


난 딤섬이라곤 거 뭐냐... 명동에 있는 뭐 있는데... 딘타이펑인가 어디에서 한두번 먹어본게 끝이라서 잘 모름.



그 다음에 갑자기 훅 들어가면 아줌마가 놀랄수 있으니까...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가,


(가장 적당한 때는, 사람들이 딤섬 고르는게 끝나고 아줌마가 수레를 끌라고 손잡이를 잡는 순간쯤임...


이때쯤 되면 아줌마가 나를 쳐다보고는, 이 놈은 뭔데 주문은 안하고 서있는거지? 라는 눈빛을 보냄.)



왼손으로는 빌지를 아줌마한테 내밀면서 체크해달라고 하고,


오른손으로는 나 가슴팍을 찌르면서, 이 빌지 내꺼에요! 라고 어필을 한번 하고,


내가 봐둔 딤섬을 통으로 꺼내오면 된다.


그럼 끝.





그렇게 획득한 딤섬.


꽤 맛있음. 특히 저 왼쪽에 있는 우롱차? 그거랑 마시니까 건강해지는 기분까지 드는 맛이다.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에 써놓긴 했는데,


2011년에 혼자 콜롬비아에 갔을때, 길거리 식당에서 말이 안 통해서 한참 애먹다가,


결국 생선구이? 튀김? 뭐를 시켰는데...


생선 찍어먹으라고 준 소스 (우리나라로 치면 생선까스 위에 나오는 마요네즈 소스 같은거)


그게 에피타이저로 주는 스프인지 알고 열심히 숟가락으로 퍼먹다가,


종업원이 놀라 뛰쳐나와서 퍼먹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



그때에 비하면 많이 발전했다.


이래서 사람은 굶어봐야 된다.


뭐든지 헝그리해야돼.





이제 배는 채웠으니, 원래 가려던 침사추이로 출발.


여기는 1881헤리티지라는 곳이다.



1880년대부터 1996년까지 홍콩 해양 경찰청? 뭐 그런 건물로 쓰인 곳이란다.


역시 정부기관 건물이 짱이여...


우리나라도 요즘 동네에서 제일 으리으리한게 구청이고, 시에서 제일 으리으리한게 구청임.


구청 쩔어. 



여하튼 경찰청으로 쓰여서 예전에는 감옥으로 쓰이던 곳도 있고 뭐 그렇다는데,


지금은 다 쇼핑몰 및 호텔로 바뀌어 있다.



건물 자체가 엄청 고급져서 그런지,


입점해있는 샵들도 모두 엄청 고급짐.



결론은,


우리는 한군데도 못 들어가봄.





진짜 멋지긴 하더라.


홍콩은 건물들이 죄다 요상하게 멋지다.


유럽풍도 아닌것이, 동양풍도 아닌것이,


뭔가 섞여있는듯 싶으면서도 유럽같기도 하고....





하지만 명품과는 거리가 먼 우리라서,


그냥 옆 쇼핑몰 건물로 가서 차나 한잔 마셨다.



역시 커피는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지!!!


오른쪽꺼는... 공차처럼 생기긴 했으나 공차는 아니고, 녹차프라푸치노에 팥이 올라간 음료다.


뭔지는 모르겠음.



그리고 맛은 한국이랑 똑같았다.


조금 더 달았던거 같기도 하다.





침사추이는 생각보다 별로라서,


우리는 몽콕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도 완전 명품 천국이다.


롯데백화점 명품관마냥 각 샵들 앞에는 길게 줄이 있었다.


우리는 뭐.. 입장도 안 시켜줄거 같으니까 패스!



근데 추후 들은 얘긴데, 홍콩에서 명품 사는게 별로 싸지는 않다고 한다.


한국이랑 비스무리하단다.


대신에 물건 종류가 엄청 많다고 하더라.


흔히 말하는 그 신상. 신상 제품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는 몽콕에 있는 가전제품 파는 동네다.


우리나라로 치면 용산 비슷한 곳?



요즘 취미로 아두이노 개발하느라 용산에 몇번 왔다갔다 했는데,


용산보다 여기에 사람이 더 많은거 같더라.


용산은 망했어. 이제 끝이야.





몽콩은 야시장이 유명했던거 같다.


뭐 레이디스 마켓인가 뭔가도 있었고...


신발 거리도 있었고, 전자제품 파는 거리도 있었다.



지금 보이는건 신발 파는 거리임.


길거리 양쪽으로 이런 샵들이 가득했다.



난 여기서 프리런을 하나 샀다. 프리런3.0이었나...


여하튼 지금까지도 신고 있음.


뭐 좋아서 신는건 아님. 원래 쇼핑을 잘안해서 한번 사면 헤질때까지 신는다.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왠지 이 길거리에서 파는것들은 90%가 짝퉁일거 같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 왠지 모르게,.





왜냐면 이 USB 때문인듯.


원래는 IT하는 사람들한테 선물로 줄라고 5개쯤 사왔는데,


하나도 못 줬다.;;;



아직 써보지는 않았으나, 수많은 후기들을 읽어본 결과,


그냥 말 그대로 USB란다.


USB.


USB저장매체가 아니라 그냥 USB란다.


USB구멍에는 잘 들어간다고 함.


하지만 그게 끝이라고 함. 그냥 레고처럼 컴퓨터에 넣었다 뺐다 하는 기능만 있는듯...



바로 옆 길거리에서 이런걸 파는데,


과연 신발거리에 있는 신발들이 정품일까....;;





홍콩의 유명하다 싶은 동네는 항상 사람이 많았다.


몽콕, 침사추이, 코즈웨이베이 등등...


관광객인지 현지인인지 알수는 없지만, 다들 참 바빠 보였다.



여행할때는 가끔 멈춰서 이 수많은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몰려가는걸 보면서,


와, 진짜 다들 바쁘게 사는구나. 다들 어디를 가는걸까 라는 생각도 했었었는데...



출근길 사람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요즘에는,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주변사람들이 어딜 향하는지, 뭘하는지 관심을 가질 시간조차 없다.


왜냐면 캔디크러쉬 깨야 되거든.


개꿀재밌음.





하도 돌아다녀서 좀 쉴라고 들어온 식당.


취와 레스토랑이라는데, 여기도 좀 유명한거 같다.



여기서 떡수제비 비스무리한 음식을 먹었는데,


맛은 기억도 안난다.


그냥 그랬던거 같다.





밥 먹고 후식 먹으러 간 허유산.


물론 여기도 유명하다.


우리는 안 유명하면 안가니까. ㅎㅎㅎ





이제 마지막 짐을 싸러 숙소로 왔다.


지금 보이는 박스는 아이맥을 포장하기 위해서 길거리에서 주워온 박스다. 


저때만 해도 아이맥 박스도 애지중지하게 이중삼중으로 포장해서 들고오고 이랬었었었었지....



프랑스에서 마지막 리스차 반납할때, 그간 모아둔 캠핑용품이 너무 아까워서 한국으로 부치기 위해서,


저 박스들을 주우러 비오는날 프랑스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기억 나는게...


그날 비도 좀 왔었는데, 비 오는 좁디좁은 프랑스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와 이 동네는 분리수거도 안하나 박스 왜케 없어!!' 라고 불평을 늘어놓았는데, (훗날 알았는데 유럽은 분리수거 잘 안한다 함.;;)


전봇대 밑에 뭔가 반쯤 젖어있는 박스를 발견했다.


그걸 주울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왠지 모를 자괴감이 밀려왔던 기억이 난다.



내가 진짜 여기까지 와서 왜 박스나 줍고 앉아있는거지... 저깟 만원짜리 캠피용 후라이팬이 아까워서 이렇게까지 아둥바둥 한국으로 부쳐야 되나?


이런 생각들을 했던거 같다.



결국 박스도 못 구하고, 한국으로 부치는 돈이 너무 비싸서 모든 캠핑 용품은,


프랑스에 유학온 와이프 친구분한테 드리고 왔었다.


그리고 얼마후, 그 모든 물품들은 버려졌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준게 전부 쓰다남은 후추, 고추장, 후라이팬, 코팅 벗겨진 전기밥솥 같은 것들이었음...;;;



여하튼 이렇게 우리의 세계일주 마지막 날은 끝이 났다.

Posted by v멍군v

5월22일. 여행한지 409일.


이날도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글을 쓰면서 돌이켜보니...


이날이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구나.


눈물이 다 나네..  또르르...





여행의 마지막날이든 아니든간에 언제나 배는 고프니까,


아침을 먹으러 길을 떠났다.



숙소가 순탁페리 근처에 있어서, 순탁페리에 가서 밥을 먹기로 함.


순탁페리 터미널은 마카오랑 왔다갔다 하는 페리들이 정박하는 곳이다.


그래서 뭐 이것저것 구경할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음.



이 사진은... 왜 찍었지...


아마도 여행사인데, 여행 광고들이 특이해서 찍어놓은거 같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우리가 향한 곳은, 요시노야.


이름만 왜국같을 뿐, 순전히 홍콩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홍콩 사람들은 주로 밥을 사서 먹는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왠만한 음식점 앞에는 이렇게 긴 줄이 형성되어 있었다.





우리가 먹은 점심세트.


왜 아침이라 그래놓고 점심세트를 먹나요? 라고 궁금해 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보통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아침에 곧 점심이다.



여행하면서 호텔에서 공짜조식을 주는 경우 혹은 아침일찍 버스가 예약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왠만해선 12시 전에 정신을 차린 적이 별로 없는거 같다.


일어나는건 10시쯤 일어나더라도... 


항상 이불에서 밍기적거리다가, 대충 아침 챙겨먹고나서 다시 밤잠과 낮잠의 모호한 경계선상의 있는 그런 잠을 잤던거 같다.





아침을 먹고나서, 트램을 타고 시티게이트 아울렛이라는 곳으로 갔다.


사실 둘다 쇼핑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다.


특히 나는 별로 사고 싶은 것도 없고, 관심있는 것도 없어서...


아울렛에 가면 빠르게 걷는 것 외에는 별로 할게 없다.



허나 쇼핑의 도시 홍콩에 온 관계로,


예의삼아 아울렛에 한번 들러줬다.





시티게이트 아울렛은 무지막지하게 컸다.


근데 이상하게 상점은 별로 없었다.



여기서 좀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쯤이었나... 유니클로 부근이었나...


여하튼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한국인 부부를 마주쳤다.


헐.


대박.


중학교 동창이다.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중학교 2학년때쯤... 좀 가깝게 지내다가,


거의 모든 학창시절 친구들이 그러하듯,


중3때부터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멀어져서 결국 연락도 끊긴 친구였다.



처음 마주쳤을때 이름이 바로 떠올랐다.


근데 근 15년? 만에 봤는데 이름이 바로 떠오른다는 것 자체가 수상해서 머뭇거렸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먼저 자기 이름을 밝히면서, 나를 알아보는 것이 아닌가...


이 당시에 나는 머리가 산발이라서 부모님도 못 알아볼 정도의 몰골이었는데...



세상은 참 좁다. 죄 짓고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친구는 2층 난간에 기대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 친구는 결혼해서 와이프와 신혼여행으로 홍콩을 온거였다.


중3때쯤 기타를 곧잘 치고 작곡도 한다는 얘기를 옆반 친구를 통해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결국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중학교때 불렀던 별명, 그때 있었던 일들...


그리고 중학교 동창들의 근황을 주고받았다.


참으로 신기하지. 세상 참 좁아.



그리고 난 내일모레 한국으로 돌아가니,


한국에 가서 이런저런 연락할라고 맘만 먹으면야 할수 있지만, 굳이 나서서 연락하지는 않는


그런 친구들 몇명과 함께 자리를 마련해서 얼굴이나 좀 보자고 했다.



그렇게 말을 꺼낸지 오늘로써 약 3년쯤 지났다.



난 글렀어.


이렇게 평생 내가 불편한 자리는 피하다가 쓸쓸히 죽을거 같다.





오랜만에 친구와 수다를 떨고나서,


센트럴IFC로 향했다.



별 목적은 없었다.


그냥 홍콩에서 보고 싶었던 것들은 다 봤기 때문에,


그냥 홍콩의 거리를 좀 돌아다녀보고 싶었다.





얼마전 뉴스 헤드라인만 보니까,


홍콩의 간판들을 다 규제한다 그러는거 같던데...


실제로 보고와서 다행이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이런 일도 있었다.


내가 영국에 처음 간게 2007년 7월쯤이었는데...


2007년 6월쯤에 인터넷에 기사가 떴다.


"영국 런던에서 더이상 2층 버스를 볼수 없다."


뭐 안전과 경제성을 이유로 더이상 런던에는 2층 버스를 못 보게 된다는 그딴 기사였다.


그 당시 나는 런던의 빨간색 2층버스가 너무나도 보고팠던 나머지,


영국에 있던 친구한테 연락해서, 이 기사가 뭔 소리냐고 물어봤었다.



근데 그 친구는,


"응?... 난 처음 듣는 소린데? 뭔 소리야? 그럼 버스 다 바꿔?"


라고 응답을 했고...


난 속으로 이놈은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멍청한놈... 넌 빨간 2층버스를 질리도록 봐서 상관 없겠지만 난 아니라고... 라면서 혼자 방에서 울었다. 는 뻥이고 울뻔 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런던에 도착했는데,


당연히 빨간색 2층 버스는 수백, 수천대가 돌아다니고 있었고,


휴 그랜트가 노팅힐 찍으면서 탔을법한 오래된 2층 버스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번에 여행할때도 런던에 빨간 2층버스가 돌아다니고 있었던 걸로 봐서는,


내가 봤던 그때의 그 기사는 그냥 흔한 기레기의 공상과학소설이었던거 같다.



홍콩의 간판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이 수많은 간판들을 뭔수로 규제하겠어...





그냥 흔한 홍콩의 골목.


생긴건 분명 골목인데, 사람은 대로변만큼이나 많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바로 애플샵.


전세계 왠만한 애플샵은 다 들어가 본거 같다.


관심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할거 없어서 에어컨 바람 쐬러 들어가곤 했음.



그리고 우리는 크나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그건 아래에 이어짐.





내일이면 한국으로 들어갈거니까, 이케아에서 구경도 좀 하고 살것도 좀 살 생각으로...


트램을 타고 코즈웨이베이로 왔다.



이케아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튼튼히 배를 채우기 위해 방문한 곳은,


Cafe de Coral.


뭔가 유명한 체인점이란다.





아니 분명히 다른 이름의 음식만 시켜대는데,


왜 자꾸 똑같이 생긴 음식들만 나오지?



사진 올리다 깜짝 놀랐는데, 내가 머리가 크긴 해도 사진에 보이는것만큼 비정상적으로 크진 않다.


이 사진은 지금 머리가 부풀어 오른데다 + 렌즈의 왜곡효과 + 조명탓 으로 인해 


합성적으로 나온거다.


난 무슨 선거 개표방송 보는줄 알았네. 머리만 둥둥 떠다니길래.





그렇게 밥을 먹고 나서 우리는 이케아로 향했다.


사람들은 뭐 이케아 품질이 별로라는등, 한국에서만 비싸게 판다는등,


뭐라뭐라 인터넷에 댓글을 달고는 있지만,


난 개인적으로 이케아를 좋아한다.


이쁜 소품도 많고, 품질도 썩 나쁜지 모르겠다. 



지금도 거의 2달에 한번정도는 이케아에 놀러가곤 한다.





이케아다.


홍콩에서 침대보를 하나 샀던거 같다.


스웨덴 이케아에서는 양말전용 문어건조대를 사고... 홍콩에서는 침대보를 샀었네.



그리고 옷장, 책장, 쇼파, 서랍장, 식탁, 의자, 액자, 이불 등등...


눈에 띄는 모든건 다 한국 이케아에서 샀다.


짱짱맨임.



홍콩 이케아에서도 사고싶은건 엄청 많았으나,


막상 우리 집이 없었다.


내일 한국에 들어가도 바로 갈곳이 없는 홈리스들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홈리스라도 이불은 덮고 자겠지라는 생각에 침대보 하나만 사들고 나옴.





그리고 홍콩에서 제일 크다는 코즈웨이베이 애플샵.


그리고 그곳에서 포장되고 있는 우리의 아이맥.


샀다.


드디어 샀다.



IT를 업으로 삼고 있지만, IT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는 내가...


드디어 아이맥을 샀다.



왜 샀냐고 묻는다면 수십가지 이유를 댈수 있다.


이 당시에 생각하고 있던 사업아이템도 있었고, 아이맥 가지고 써먹을만한 수십가지 기능들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저 모든 이유들은,


그저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한 변명들이었다.



맞다.


그냥 이뻐서 샀다.


인테리어용으로 샀다.


그리고 지금 아이맥은 그 역할을 충분히 잘 수행해주고 있다.


한국에 가지고 와서 한 10번은 켜봤나?... 10번은 켜봤겠구나... 여하튼 100번은 안 켜봤음. 





애플샵에서 뭘 사본건 처음인데다, 영어로 뭐라뭐라 해서 잠시 정줄을 놓을뻔 했지만,


직원 아저씨가 친절하게 셋팅도 해주고 뭐 이것저것 챙겨주고 해서,


우리의 아이맥 구입기는 이렇게 잘 마무리 되었다.



27인치다. 참으로 크다.


사실 초반에는 여행기를 이 아이맥으로 올리다가,


내 몸은 20년동안 써오던 윈도우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냥 윈도우로 쓰고 있음..;;;;





아이맥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별로 후회는 안하고 있지만, (어차피 후회한다 해도 변하는건 없으니까.)


이때 당시에는 매우 큰 꿈에 부풀어 있었다.


아이맥을 가지고 할 것들이 너무 많이나도 생각나고 있었거든.



근데 지금은 한두개 빼고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허황된 계획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도망쳐 버린걸수도 있고.



여하튼 숙소로 돌아와서, 아이맥 다시 한번 켜봤더니 너무 이뻐서 가만 넵둘수가 없었다.


그래서 신세계라는 영화를 다운 받아서 보다가,


맥주 마시기 딱 좋은 날씨라서, 중간에 맥주 사러 슈퍼도 갔다오고 하면서 밤늦게까지 아이맥을 가지고 놀았다.



그리고는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맞이했다.

Posted by v멍군v

여행을 다니다보면, 거의 날마다 술을 마신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기분 좋아서 한잔 하고,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할거 없어서 한잔 하고,


특별한 일이 있으면 기념하기 위해서 한잔 하고,


사기 당해서 속상해도 한잔 하고, 숙소 싸게 잡으면 싸게 잡아서 돈 남는다고 그 돈으로 또 술 한잔 하고.



가끔 비행기 타고 난 직후에는 면세점에서 쟁여둔 진이나 럼을 많이 마시긴 하지만,


보통 때는 언제나 맥주다.


사실 입이 싸구려라서 어떤 맥주가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한국에서 마시는 맥주보다는 항상 맛있었던거 같다.





전날 카지노 투어를 끝내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서 마신 맥주들.


컵라면은 배고파서 먹은거고...


실제 맥주안주는 비첸향이었다.


맥주 안주로 저만한게 없는거 같다.





그렇게 피곤한 몸 + 맥주를 드링킹하고 노곤노곤하게 자고 일어났더니,


너무너무 졸렵다.


아침에 너무 졸려서 정신을 못 차리는 날은 100% 비가 오고 있는 날이다.


커텐을 열어보니 역시나,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다.



오늘이 4월13일 선거날인데... 오늘도 비가 와서 그런지 낮 12시가 다 되도록 잠이 안 깬다...



여하튼 비가 너무 많이 오길래, 어디 밖으로 돌아다닐 생각은 못하고 (못하고 라고 쓰고 안하고 라고 읽고...)


그냥 숙소 1층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그냥 사진만 보면, 이게 홍콩인지 마카오인지 구분이 안가네...


생각외로 깨끗한 도로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중국이라 그래서 왠지 길거리에 쓰레기가 가득할거 같았으나,


홍콩이나 마카오 둘다 거리가 깨끗했다.


관광객을 워낙 많이 봐오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현지인들도 우릴 대하는 방식이 항상 깔끔했다.





숙소 1층에 있는 식당.


호텔 1층 식당이라고 해서 무슨 신라호텔 아리아케 같은 곳을 생각하면 안된다.


그냥 김밥천국 같은곳임.



마카오 사람들도 보통 밥을 밖에서 사먹는지는 모르겠으나,


생각외로 혼자 와서 아침을 해결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왠만한 테이블에는 다들 혼자 온 손님들이었고,


아무렇지도 않게 합석을 해서 각자 밥 잘 먹고 가더라.



식당의 분위기는 영웅본색 같은데 나오는 식당 같았다.


왠지 저 안쪽 부엌에서 주윤발이 나와서 총을 쏴대도 전혀 이상할거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식당 가면 락앤락 물통에 정수기물을 담아주듯이,


홍콩이나 마카오에서는 이렇게 뜨거운 차를 갖다 줬다.



녹차 비스무리한 차긴 했는데, 정확히 무슨 차인지는 모르겠다.


엽차라는 얘기도 있고 하던데... 여하튼 씁쓸한 맛의 차였음.



그리고 젓가락, 수저, 앞접시는 저렇게 뜨거운 물을 담은 곳에 넣어서 준다.


나름대로 위생관념이 철저하구만...





우리가 시켜먹은, 


청경채 + 고기 + 면.


이상하게 왠만한 메뉴 시키면 다 저렇게 생긴것들이 나온다.



다행히도 내 입맛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맛이라서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이제 다시 홍콩으로 돌아갈 시간.


마카오에서 한 거라곤,


마카오 경제발전을 위해 카지노에 헌납하고 가는 것 뿐이지만,


그래도 여행하면서 항상 바라만보던 카지노를 해보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말 그대로 영광이었다.



카지노만 보면 항상 밖에서 우물쭈물 대면서,


들어가볼까? 해볼까? 근데 어떻게 하는지 알아? 이렇게 입고 들어가도 되나? 그냥 하지 말자.


를 반복했던 우리였다.


특히 모나코에서는 더 심했지. 근데 생각해보면 모나코에서는 반바지 입고 카지노 못 들어갔을듯 싶다.



여하튼 그렇게 부유함의 상징 같았던 카지노를,


마카오에서는 원 없이 해봤으니... 이제 미련 없이 떠날 시간.





페리를 타러 온 시간까지도 날씨는 여전히 우중충했다.





홍콩-마카오 간 페리는 워낙 자주, 많이 있다.


그래서 표를 예약할 필요도 없이, 그냥 가서 마을버스 타듯이 타면 된다.





마카오 안녕~


근데 이쪽이 마카오 맞는지 모르겠으나... 마카오 맞네.


사진 제일 오른쪽에 파란색 건물을 보니 마카오 맞는거 같다.



저게 어제, 버스 잘못타서 우리숙소 대신에 도착한 이상한 호텔이다.


희한하게 이런건 기억이 잘나네.


벌써 3년이나 지났는데....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일은 밥 먹는 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밥부터 먹어야죠.



홍콩의 KFC는 좀 특이하게 프렌치후라이를 안 주고,


뭔가 두꺼운 포카칩 같은걸 줬다.


딱 보면 떠오르는 딱 그 맛이다. 더 맛있지도, 덜 맛있지도 않음.



그리고 오른쪽은 KFC에서 파는 에그 타르트. 우리나라도 파는걸로 알고 있다.


짱 맛남.





KFC의 메뉴가 우리나라랑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치킨의 형상과 색깔이 사뭇 중국스러워서 한장 찍어봤다.


뭔가 베이징덕 같은 카라멜 색깔의 옷을 입고 치킨을 팔고 있었다.



KFC하면 역시 케이준 아니었나?





우리가 새로 잡은 숙소는 무슨 부띠크 어쩌고 저쩌고 호텔이었다.


말이 좋아 부띠끄지.... 진짜 어마어마하게 좁았다.



와... 우린 짐이 꽤 많아서 그런지, 짐을 바닥에 놓고나면


사람 지나다기도 힘들만큼 좁은 숙소였다.



근데 좁아서 그런지, 깨끗하기는 했음.


에어컨도 잘 나오고.ㅎ



아.. 생각해보니 이 호텔 1층 로비도 엄청나게 좁았는데, 그 좁은 공간 한가운데에 가네쉬 동상이 세워져 있던 기억이 난다.


주인이 아마도 인도사람인가보다.





숙소에 짐을 풀고 좀 쉬다가 나와서 먹은 저녁.


원래는 딤섬집에 가서 딤섬을 먹을라 그랬는데,


저녁에는 딤섬을 안 한단다... 왜?....



그래서 어제 밥 먹은 차찬텡에 가서 먹음.


저번에 말했듯이 여기는 그냥 우리나라 김밥천국 같은 곳임.



사진만 보고는 왜 계속 똑같은것만 시켜먹냐고 궁금해하실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다 다른 메뉴 시킨거임.


근데 맨날 똑같은게 나와.





여기가 바로 우리가 즐겨찾던 차찬텡.


지금 홍콩가서 찾아가래도 찾아갈수 있을거 같다.


이비스 호텔 바로 옆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적당한 가격. 적당한 서비스. 적당한 맛이 특징임.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벌써 3년쯤 지난 얘기구나.


저때쯤에 이런 생각을 했던거 같다.


'지금이야 지겨워서 빨리 한국 들어가고 싶은 맘뿐이지만... 한국 들어가서 또 밖으로 나오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흔히 말하는 역마살이라도 끼면 어떡하지...'


근데 3년이 지난 지금도 별 생각 없는거 보면,


아직은 저때의 강렬한 추억을 야금야금 뜯어먹으며 버티고 있거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는거 같다.



벌써 3년이라..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나 흐른거네.


시간이라는건 정말 신기한거 같다.

Posted by v멍군v
세계일주_12_13/45-Macau2016. 1. 31. 11:41

홍콩 바로 옆에 있는 나라 마카오.


사실 독립된 하나의 나라는 아니고, 중국에 속해있는 특별자치행정구? 뭐 그런 특이한 나라다.


하긴, 홍콩도 사실 중국에 속한 특별자치행정구 중에 하나지...


여하튼 둘은 비슷하면서도 서로 다른 체계를 가지고 있는 나라다.



예전에 진희가 처형과 함께 홍콩에 왔을때도,


빡빡한 스케쥴로 인해 못가본 곳이라서... 이번에 한번 가보기로 했다.





그래도 나름 국경을 넘는 날인데,


우리는 전날 베를린이라는 영화를 새벽 5신가까지 맥주 삐리빨면서 보다가 늦잠을 잤다.


그래도 뭐.. 많이 늦지는 않았다.



홍콩과 마카오는 배로 한시간정도밖에 안 떨어져있어서 그런지, 많은 사람들이 두 나라를 같이 여행하곤 한다.


그러다보니 왠만한 호텔에서는 마카오 여행을 다녀오는 사람들을 위해 짐을 맡아준다.


우리도 호텔에서 짐을 맡아준다 그래서 맘 놓고 맡겨놓고 마카오를 향해 출발.



이 사진은 그냥 흔하디 흔한 홍콩의 모습이다.


저 멀리 보이는 빨간 테두리의 건물이 왠지 테크노마트 건물이랑 비슷해보여서 찍은거 같다.





그래도 나름 국경을 넘는거다.


홍콩에서 마카오를 갈때에는 나름 입국절차도 밟아야 되고,


환전도 해야된다.



마카오는 파타카 라는 단위의 돈을 쓰고 있는데,


이게 홍콩에서 쓰이는 홍콩달러보다 아주 약간 가치가 낮다.



그래서 마카오에서는 홍콩달러를 1:1로 쓸수 있지만... 홍콩에서는 마카오 돈을 쓸수가 없다..;;;


고로 대략 얼마나 쓸지 잘 환전해 가도록 하자.



개인적으로는 너무하다 싶을 정도로 많이 환전해가는걸 추천한다.


어차피 마카오 카지노에 구경간 순간 영혼까지 탈탈 털리고 남는게 없을테니까..





마카오는 세계적인 관광도시 + 세계에서 가장 인구밀도가 높은 도시답게,


각종 호텔에서 운행하는 셔틀버스가 매우 잘 되있다.


왠만해선 내 돈내고 탈것을 탈 필요가 없다.



그냥 내려서.


우리가 갈 호텔로 향하는 버스를 타면 된다. 


라고 썼지만, 우리가 예약한 호텔은 싸구려라서 버스가 없었다.


그래서 대충 지도를 보고, 우리 숙소 바로 옆에 있는 큰 호텔로 가는 버스를 얻어타고 출발했다.





마카오와 홍콩을 이어주는 항구의 모습.


마카오에도.... 공항이 있겠지?.. 공항은 못 봤으나, 여하튼 홍콩으로 배타고 갈라면 이 터미널을 거쳐가야 한다.


왼쪽에 국기 걸려있는걸 보면,


중국의 오성홍기가 있고, 그 옆에 초록색으로 보이는게 마카오의 국기? 행정구기? 그런거다.





마카오의 풍경.


저 멀리 보이는 희한한 금색건물.


내가 여행하면서 본 건물중에 가장 기괴한 건물이었다.



아니 어떻게 저따위로 생겨먹은 건물이 있을수가 있지? 라는 생각에,


저 건물이 보일때마다 한참을 바라보고 서있었고,


나중에는 마카오 냉장고 자석도 저 모양으로 사왔다.



그랜드 리스보아라는 호텔 건물인데...


저 위도 특이하지만, 그 건물의 아랫부분도 동그란 금색모양이다. (수은 뭉쳐놓은것처럼 생겨먹음.)





여기가 바로 우리가 머물 숙소.


에서 머지않은 곳에 위치한 소피텔이라는 유명한 호텔이다.



거렁뱅이 같은 우리는, 이런 숙소에는 못 묵고....


그 호텔의 뒷골목 어딘가에 숨어있는 우리의 숙소를 찾아 다시 출발해야된다.



참고로 사진 왼쪽 아래 있는 사람은 나임. 욘사마 아님.





호텔을 등지고, 딱 봐도 허름해보이는,


영웅본색에서 총싸움 할때 얼핏 보였던 그런 뒷골목으로 들어가야 한다.


이 사이로 요리조리 가다보면 우리가 묵은 숙소가 나타남.



뭐 마카오나 홍콩이나 둘다 습하고 덥긴 마찬가지인데다,


워낙 관광인프라가 잘되어 있어서 그런지,


왠만한 숙소에는 에어컨이 잘 구비되있고, 깔끔하므로 대충만 골라도 중간은 간다.



물론 신혼여행이나 특별한 일로 왔다면 좋은 숙소를 잡아야겠지만...





그렇게 숙소에서 앞으로의 일정을 빠르게 정한 후에 (어차피 시내투어 후 카지노로 직행이지만...)


숙소 근처에 있던 식당으로 가서 밥을 먹었다.



마카오나 홍콩 같은곳에 로컬식당따위는 없다.


왠만한 식당은 전부 외국인을 상대하는 곳이므로,


아무데나 들어가도 영어로 된 메뉴판을 주거나 or 그림으로 친절히 설명을 해준 메뉴판이 구비되어 있다.



참고로 반대편에서 내가 먹고 있는 저 음식은...


가츠돈을 생각하고 시켰으나, 국물이 없는 뻑뻑한 면발 위에 무식하게 큰 티본스테이크가 올라가 있는 육덕진 음식이었다.





마카오는 땅덩이는 좁으나,


동양과 서양이 만나 융성한 곳이라 그런지, 20개가 넘는 유네스코 문화재가 산재해있다...;;;



참고로 홍콩은 아편전쟁때문에 영국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중국으로 다시 돌아온 반면,


마카오는 포르투칼의 식민지가 되었다가 중국으로 다시 돌아온 역사를 가지고 있다.



얼핏 찾아보니,


포르투칼에서 주장하기로는, 포르투칼 애들이 해적을 물리쳐줘서 중국 황제가 고마워서 마카오 땅을 하사해줬다 라는 미담을 꾸며냈으나,


실제로는 1550년대쯤에, 포르투칼 애들이 이 땅에 잠시 머물면서 중국 관리에게 뇌물을 먹이기 시작했고,


그게 쌓이고 쌓이면서 포르투칼 애들이 무역항으로 쓰기 시작하다가,


혼란한 시기를 틈타 포르투칼의 점령지로 인정받아 한동안 흥했다고 한다.



그래서 마카오는 중국+포르투칼(서구)가 합쳐져 있는 관광지로도 유명하다.


도교사원이라아 카톨릭 성당이랑 마구마구 섞여있다.





마카오의 길거리 모습이다.


주로 관광을 하는 도심 자체는 그리 크지 않으나,


오래된 도시답게 골목길이 매우 구불거리므로 길 찾기가 쉽지 않다.



허나 그냥 넋 놓고 돌아다니다보면 어느새 내가 원하던 곳으로 향하게 되는 기적을 경험할수 있다.


거의 모든 사거리마다 표지판이 워낙 잘 되있어서 길 잃을 염려는 없을듯.





우리가 처음 간 곳은,


성바울 성당이다.


사진으로 봤을때는 뭔가 건물이 아니고 대문처럼 앞에만 남아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도 앞에만 남아있음..;;;



마카오가 무역항으로 흥할 당시인 1580년쯤에, (나중에 영국이 홍콩을 무역항으로 개발하면서부터 마카오는 쇠퇴하기 시작함)


넘쳐나는 돈으로 만든 성당이다.


그러다가 마카오 내란으로 군사시설로 쓰이다가, 불이 나는 바람에 지금의 저 부분만 남아있게 됐다.



마카오에 온 사람이라면 왠만해선 다 보고 갈수밖에 없지 않나 싶을 정도로,


도심지 가운데에 위치하고 있다.





성바울 성당에서 바라본 도심의 모습.


이렇게 구불구불한 골목길들을 따라서 육포집도 있고, 에그타르트 집들도 있고,


기념품 파는 집들도 있고 그렇다.





여기선 뭘 샀드라...


비첸향 육포랑 에그타르트를 팔고 있었으나,


우리는 버터쿠키를 샀던거 같다.



참고로 마카오는 대부분의 땅이 도시이고, 간척지이므로,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은 거의 없다고 한다.


고로 저기 비첸향으로 둔갑한 고기들은 전부 홍콩이나 중국에서 가져온 애들이 아닐까 싶다.





여기는 성 도밍고스 성당이다.


뭐 이런것들을 보고싶어서 물어물어 찾아간게 아니고,


그냥 도심을 걷다보면 이런 멋진 건물들이 하나씩 나타난다.


그럴때마다 가이드북 펴거나, 와이파이로 검색해보면 무슨 건물인지 다 나옴.



도심이 작고 샵들이 많아서 그런지, 길거리에서도 무료 와이파이가 잡히더라.





저기 보이는건 레알 세나두 빌딩이라고,


마카오 시의회 건물이다.


내가 지금 사진을 찍고 있는 곳 뒤로는 위에 보이던 성 도밍고스 성당이 있다.


이렇게 그냥 모든 관광지들이 다닥다닥 붙어있음.



참고로 지금까지 내가 찍은 모든 건물들은 모두 유네스코 유산이다. (육포집 빼고)





이제 날도 슬슬 어둑어둑해지니, 우리가 마카오에 온 목적을 달성하러 가야되겠지?


우리는 셔틀버스를 타고 타이파쪽으로 향했다.


라스베가스만큼은 아니겠지만, (안가봐서 모름)


온갖 유명한 카지노들이 모여있는 동네다.



지금 사진으로 보이는건, 그중에서도 매우 유명한 베네치아 호텔이다.


실제로 호텔 내부가 베네치아처럼 꾸며져있음..;;;


건물 안에 수로도 있고, 곤돌라고 돌아다닌다.




이거는 시티오브드림즈라고 불리우는 곳인데,


3개의 큰 건물이 뭉쳐져 있는 곳이다.



크라운호텔이랑 하드락이랑 또 그랜드 하얏트 호텔이 뭉쳐져 있다.


세계에서 가장 화려하다는 분수쇼를 볼수 있고,


무슨 용의여의주? 라고 하는 3D 버블쇼도 유명하다던데 돈내고 봐야 된다고 한다.



우리는 카지노가 목적이었으므로,


이런건 스킵스킵하고 아까 본 베네치아 호텔로 향했다.





베네치아 호텔 내부의 모습이다.


실제 베네치아보다 더 화려한거 같다.


와... 도대체 이런 건물을 짓는데는 얼마의 시간과 돈이 들어갈까...



내가 이제까지 가본 호텔중에 가장 화려하고 가장 크고 웅장했다.





베네치아 호텔의 카지노 객장 모습.


카지노 안쪽에서는 사진을 찍을수 없으므로, 이렇게 멀리서나마 찍어봤다.



남미나 북유럽에서 카지노가 보일때마다 신기해서 몇번씩 들어가보긴 했으나,


그런 곳과는 규모 자체가 달랐다.


정말 어마어마하게 많은 기계+룰렛+딜러들과 그에 못지 않은 사람들로 가득했다.



우리도 룰렛이나 바카라 같은 게임들을 해보고 싶었으나,


맨날 컴터에서 클릭으로만 해보던 우리라서,


실제 게임에 참여했다가는 룰을 잘 몰라서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거 같아서 그냥 동전 넣고 하는 룰렛이나 돌렸다.


빙그르르르르르르.


그리고 나는 엥꼬.


망할.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우리집의 재무를 담당하고 있는 와이프가 돈을 따서,


결국 우리는 15000원을 더 따는 지경에 이르렀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아무 생각없이 돈을 써대는 내가 다 써서,


우리는 본전을 만들고는 호텔 구경에 나섰다.





실제 베니치아보다 더 깨끗하게 깔끔한 수로가 여기 잉네?


늦은 시각이라 곤돌라 운행은 안하는거 같았지만,


실제로 타보면 꽤 재밌을거 같았다.


수로도 모양만 낸 수준이 아니고, 거의 호텔을 한바퀴 도는 수준으로 이어져 있었다.



그리고 그 수로 양쪽으로는 명품샵들이 즐비했다.



참고로 천장에 하늘모양은 실제 하늘이 아니고 그림으로 그려놓은건데,


얼핏 보면 실제 하늘만큼이나 아름답고 높아 보였다.


저 건물들은 실제 건물임. 그니까 롯데월드처럼 뒤쪽은 붙어있고, 앞쪽만 건물모양처럼 지어놓은 형식이었다.



이렇게 건물투어를 끝마치고 나가려는 순간,


너무 아쉬웠다.


아니, 뭐 손지창씨는 미국가서 잭팟을 터뜨렸다는데 왜 나는 안 터지는거야.


라는 생각에,


온갖 억지논리로 와이프를 설득시켰다.


우리는 지금 돈 따러 온게 아니고, 놀러 왔으니까, 처음 놀기로 했던 300 홍콩달러(대략 4~5만원쯤 됨)를 남겨가는것보단,


다 쓴다는 마음가짐으로 편하게 즐기다 가는게 어떨까.



결국 설득을 해낼수 있었고,


나는 빛의 속도로 300 홍콩달러를 날려먹고 밖으로 나왔다.





그리고 마주하게 된 진정한 베네치아 호텔의 위엄.


빛과 소리의 쇼라고 불리우는 레이저쇼인데...


베네치아 호텔 건물 외벽에 보여주는 형식이다.



레이저쇼라길래 난 어릴적에 롯데월드 천장에 그려지던 형광색 너구리 몇마리 생각하고 있었다가,


진짜 깜짝 놀랐다.


와... 진짜 어마어마하다. 이게 바로 대륙의 스케일이구나...



너무나도 화려하고 선명하고 멋졌다.


예술적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으나, 엄청나게 화려했다.


촌놈마냥 넋놓고 한 10분쯤 바라봤던거 같다.




그렇게 불꽃같던 마카오 관광은 끝이 났고,


숙소로 돌아갈 일만 남았다.


너무 순조롭게 이동을 해서 그런지, 아무 생각없이 셔틀을 하나 집어탔다가 길이 꼬이기 시작했다..;;;


우리 숙소와는 정반대인 곳으로 향하길래, 다시 내려서 다른 셔틀을 잡아타고 우리가 처음 도착한 항구로 다시 가서,


거기서 다시 처음 탔던 셔틀을 탈라 그랬더니, 셔틀이 끊기는 바람에,


요상한 셔틀을 타고 그 언저리까지 갔다가 걷고 걷고 또 걷고 해서


겨우겨우 숙소에 도착했다.



하루종일 카지노 돌아다니고, 숙소 돌아오느라 기진맥진 한 상태였지만,


맥주를 안 마시는건 마카오에 대한 예의가 아닌거 같아서,


이상한 구멍가게에 가서 컵라면과 맥주를 사와서 쉐킷쉐킷.


그리고는 기절했다.










Posted by v멍군v

오랜만에 글을 쓰려고, 사진을 열어보는 순간 깜짝 놀랐다.


엥? 전날 찍은 사진들이 왜 여기 들어가있지?


아...


생각해보니 이날은 12시 넘어서까지 놀아서 전날 사진이 다음날 폴더에 들어가 있는거 같다.



다시 또 한번 생각해보니,


난 여행다니면서 12시 넘어서까지 논 날이 거의 없는듯 하다.


한국에서는 12시 전에는 잠을 못자는데...


1년이 넘는시간동안 난 참 바르게 살아왔구나...





어제 말한 그 뭐냐.


란콰이퐁이다.


사진만 봐도 느껴지겠지만, 아수라장이다.



흐엉...


난 개인적으로 이런곳이랑 안 어울리므로 저 인파속을 빠르게 뚫고 숙소로 돌아온 기억만 난다.





홍콩의 두번째 날이 밝았다.


아침부터 왜 이렇게 밝냐고 물으신다면,


아침이 아니라고 대답하는 수밖에.



우리는 오후 1시쯤 일어났다.


시차적응 + 여행 막바지의 몰려오는 피로감 + 게으름이 합쳐져서 오후 1시 반? 그때쯤 일어났다.


둘째날의 홍콩도 참으로 덥고 습하더라.





홍콩의 여행정보는 제주도 여행정보만큼이나 널리고 널렸다.


국내에 나와있는 가이드 서적만 해도 엄청 많고,


인터넷에 홍콩 맛집이라고 치면, 인사동 맛집보다 더 많은 수의 맛집들이 나온다.



원래 인터넷에서 맛집 검색해서 잘 안 찾아다니는 성격인데,


홍콩은 정말 아무것도 모르니까 열심히 검색해서 찾아간 이곳.



망할. 문 닫았다.



항상 이랬다.


한국에 있을때도 이랬다.


뭔가 큰맘 먹고 인터넷 검색해서 리뷰 따져보고 이것저것 후기 찾아보고 해서 


기껏 맛집 하나 찾아서 가보면,


폐업 or 휴업 or 쉬는날.



이제는 익숙하다.





결국에는 가까이에 있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가서 밥을 먹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김밥천국 같은데였던거 같다.


엄청나게 많은 메뉴와 그저그런 맛들.



홍콩의 좋은 점은, 뱅뱅사거리에서 한그릇에 9000원씩 하는 쌀국수를 좀더 싼 가격에 먹을 수 있다는 점 정도?


훗날 간 베트남에서는 정말 싼 가격으로 먹었지만,


이때만 해도 홍콩이 제일 싼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마음에 드는 사진이다.


내가 생각해온 홍콩과, 지금의 내가 기억하고 있는 홍콩의 모습이다.


뭔지 모르게 부조화하면서도 정돈된듯한 느낌...





지나가면서 신기해서 찍어본 오리고기 집이다.


요즘에는 현대백화점 지하만 가도 이렇게 오리를 걸어놓고 파는 집들이 있어서 별로 안 신기한데,


이때만 해도 꽤나 신기방기하고 혐오스러워서 찍어봤다.





다시 또 홍콩의 길거리.


난 홍콩하면 이런 자잘자잘한 길거리들이 가장 기억에 많이 남는거 같다.


마카오도 가보고, IFC몰도 가고... 또 뭐냐... 헐리우드 거리? 뭐 그런데도 가보고 했지만,


내 기억에 홍콩은 이런 길거리들로 남아있다.



참고로 여기는 캣스트리트&헐리우드로드의 골동품 상점들이 모여있는 곳이다.


우리가 간 날은 재수없게도 일요일이라 대부분의 상점들은 문을 닫았고,


문을 연 곳도... 우리같은 쭈그리들은 손잡이를 잡자마자 경비원이 산탄총을 쏠것만 같은 분위기라서


그냥 쇼윈도 건너에서 흘낏흘낏 쳐다보기만 했다.





그렇게 걷다가 마주친 사원.


만모 사원이라는 곳인데, 뭐 옛날에 과거급제를 하고싶어하던 사람들이 문신과 무신을 모시던 곳이란다.



사실 그건 별 관심 없고,


높디높은 빌딩숲 사이에 자리잡고 있는 것이 특이했다.


사원 내부의 모습은 어떠냐면...


어릴적에 봤던 판관 포청천이 개작두를 대령하라고 소리치던 곳이랑 비슷하게 생겼다.





사원 담벼락에 있던 무시무시한 나무넝쿨들.


그리고 금발 아가씨들. 하앍하앍



홍콩에는 엄청난 수의 외국인이 있었다.


1년 넘게 외국인만 봐왔는데도 외국인을 보면 언제나 신기하다.


쟤네도 날 보면 엄청 신기해하겠지?





그렇게 와구와구 걸어다니다가 들어간 타이청 베이커리.


홍콩에서는 엄청나게 유명한 빵집이라고 한다.


에그 타르트가 맛있는 집이라는데, 실제로도 엄청 맛있었다.



이 곳을 가기 전에도, 그리고 그 후에도 에그 타르트를 몇번 먹어보진 않았지만,


적어도 맥도날드에서 파는 에그타르트보다는 맛있었다.



생각외로 사람도 없고 가게가 한산했다.


체인점인가?





그 다음에 우리가 향한곳은 IFC몰.


여기서 스타페리를 타고 침사추이 쪽으로 건너갈 예정이었다.



근데 이날이 무슨 날이었는지는 모르겠으나,


IFC몰 곳곳에 이렇게 노숙자들이 판을 치고 있었다.


이것은 흡사 엊그제 폭설로 인해 2박3일간 강제노숙을 했던 제주공항이 떠오르는 풍경이다.



대놓고 뭘 기다리냐고 물어볼 용기는 나지 않아서 지나다니면서 얼핏 봤을때,


뭔가 유명한 가수의 팬클럽인듯 싶었다.


다들 이상한 애들이 그려진 굿즈를 들고 저렇게 삼삼오오 모여서 떠들고 있더라.



참으로 대단하구만.


그 열정, 대단해.





스타페리를 타고 바다 건너편으로 갔다.


난 아직도 홍콩이 어떻게 생겨먹었는지 잘 모르겠다.


뭔가 왔다갔다 할때 배를 타고 왔다갔다 한 기억만 나고...


사방 어디로 가든지 바닷가가 나왔던 기억만 난다.



왜냐믄, 홍콩에선 내가 지도를 안 봤거든.


진희가 한번 와봤던 곳이라 모든 길안내를 진희가 했다.


나는 그냥 졸졸졸 따라다니다가 이거 먹어. 유명한거야. 하면 먹고,


이거 봐. 유명한거야. 하면 보고, 이거 해. 유명한거야. 하면 하고.


그러기만 했다.





우리가 침사추이로 온 유일한 이유.


심포니 오브 라이트라는 거창한 이름이 붙은 홍콩의 야경을 보기 위해서였다.



우리나라 노래에도 나오듯이 홍콩의 밤거리는 참으로 화려하다.


야경 또한 기가 맥힌다.


다크나이트에도 나왔지. 홍콩의 야경.



실제로 보니까.


생각보다 별로였다.


ㅇㅇ. 실제로 보니까 그 어마어마한 소문에 비하면 별거 없었다.


마치 프라하의 야경과 비슷한 느낌이었다.


(홍콩의 야경에 비하면 프라하의 야경은 정말 천지창조 수준의 아름다움이다.)



뭔가 조화롭지 않은 건물들이 각자 조화롭지 않은 불빛들을 하늘로 쏴대는것말고는 볼게 없었다.





전체적으로 보면 이런 분위기다.


왼쪽 건물부터 오른쪽 건물까지 차례대로 불이 켜지는가하면,


다같이 불이 켜지기도 하고,


LED를 쏘기도 하고, 하늘로 서치 라이트를 켜기도 한다.



그리고 내가 서있는 침사추이 부근에서는 음악도 함께 나온다.


다들 엄청나게 아름답다고 하던데, 나는 별로였음.


개인취향입니다. 존중해주시죠.





흠... 사실 저 야경쇼가 끝난 다음에,


바로 스타의 거리로 가서 사진을 찍어댔다.


스타의 거리가 뭐냐면, 유명한 홍콩배우들의 손도장을 바닥에 전시해놓은 길거리다.



거기 써있는 사람들 중 90%는 모르는 사람들이었지만,


개중에는 유덕화나... 성룡이나... 이소룡 같이 유명한 사람들의 손도장도 있었다.


그래서 거기서 사진을 찍었는데, (물론 밤이니까 플래쉬를 팡팡 터뜨려가면서.)


한국 와서 사진 열어보니까 도저히 오픈할수 없는 몰골이라서 사진은 안 올렸다.



그렇게 걷다가 발견한 비첸향.


이때만 해도 한국에 비첸향이 없었나?... 뭐 명동 롯데백화점 지하에만 있었나?


여하튼 흔치 않은 육포였다.


가끔 홍콩이나 싱가폴 같은데 놀러갔다온 사람들이 사와서는, 손톱만큼 떼어주는거 먹어보고는,


오... 이거 맛있는데? 라고 하던 육포가 바로 이 비첸향이었다.



있다가 숙소에 가서 맥주랑 냠냠할라고 몇개 사서 쟁여놨다.





저녁을 먹으러 이곳저곳 돌아다니는데,


침사추이 자체가 쇼핑으로 유명한 거리라서 그런지,


먹을곳이 별로 없었다.



그래서 우리가 찾아낸곳은 결국.... 아케이드몰?...


말이 좋아 아케이드지, 그냥 건물 안에 있는 푸드코트다.


참으로 궁상 떨면서 여행 다녔구나.


여기서 완탕면 같은거 하나 사서 먹고는 숙소로 돌아갔다.


(기억은 안나지만 분명 다른게 먹고 싶었지만, 완탕면이 싸서 먹었을 확률이 99%다.)





침사추이는 꽤나 화려했다.


이렇게 찍고나서 보니까, 작년에 갔다온 하와이 같네. 


하와이에도 이렇게 생긴 길거리가 있던데...



여하튼 우리랑은 별 상관 없는 브랜드들이 즐비해있었다.





올때는 페리를 타고 왔지만, 돌아갈때는 지하철이랑 트램을 번갈아 타면서 돌아갔다.


홍콩의 트램은 참 운치가 있다.


창문도 활짝 열려있어서 바깥 구경하기에도 좋고,


실제 홍콩 사람들을 가까이에서 볼수 있다.





이때의 내 심정을 가장 잘 표현한 사진이 아닐까 싶다.


뭔가... 뭔가 빨랐다.


1년이라는 시간. 그리고 여행을 떠나오기 전까지 내가 지내왔던 시간들.


그 모든게 순식간에 지나가버린 듯한 기분이었다.



앞으로 살날이 2배는 더 많은데... 왜 이런 기분이 드는거지.


번아웃 된 기분이었다.


너무 짧은 시간에 너무 많은 것을 보고 너무 많은 경험을 해서 그런지,


모든 게 꿈처럼 느껴졌다.



생생한 꿈을 꾸고 막 일어나서 이게 꿈인지 현실인지 분간이 안가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트레인스포팅 같은 영화를 보면 자주 나오는, 순식간에 엄청나게 많은 이미지들이 내 머릿속을 스쳐지나가는 듯한


그런 기분이었다.





그런 기분을 정리하고 마신 맥주. 으잉?


SKOL이라고 써있는걸보니 브라질 맥주구만. 으잉?


아까 사온 비첸향이랑 맥주랑 같이 마시니까 개꿀맛.



홍콩의 참맛은 이런데 있는거 같다.


하루종일 땀 뻘뻘 흘리면서 습한 골목길을 헤집고 다니다가,


숙소로 돌아와서 샤워하고 마시는 맥주. 크아.


기가 맥히는구만.




홍콩.


언젠가 또 갈지 안갈지는 모르겠지만, 여하튼 놀고 먹고 즐기기에는 딱인 동네인거 같다.


물가도 그리 비싸지도 않고, 볼것도 다 붙어있어서 이동하는데도 별로 안 힘들고...


날씨만 좋으면 딱일거 같은데... 흠...


언젠가 저날밤 마신 맥주만큼이나 맛난 맥주를 먹게 된 날이 오기를 기대한다.





Posted by v멍군v