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국 후 살아남기2016.06.26 01:49

처음 인턴을 했을때도... 처음 정직원으로 회사를 들어갔을때도...


그리고 여행을 다녀온 후 지금 회사를 들어왔을때도...


항상 들어왔던 말이 있다.



입사한 후 3년차... 6년차... 9년차... 가 가장 고비다.


우선 고비라는 말 자체에 동의가 가지는 않지만,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3,6,9년차에 퇴사 혹은 이직을 생각하나보다.


그러니까 저런 말이 나왔겠지.



누가 만든 말인지 몰라도,


참으로 잘 만든 말인거 같다.



저 말은 한마디면 모든 것이 해결되는 마법의 말이다.


힘듭니다. 이건 좀 아닌거 같습니다.


라고 말을 해도,


원래 3년차때는 그런 생각 들어. 나도 그랬지.


라고 하면 끝이다.



원래 그렇다.


원래 그런 생각이 든다. 자기도 그랬다.


하지만 난 그걸 이겨내고 지금까지 버텨왔다.


끝.



더이상의 대화는 진행할수 없다.


여기서 더 불평불만을 늘어놔봤자 선배의 눈에 비친 나의 모습은,


대학생이 바라보는 사춘기 중학생의 모습일 뿐이다.


나도 너처럼 그랬어.


나도 그랬어.


내가 너때는 더 심했어.


옛날에 비하면 지금은 아무것도 아니야.


괜찮아. 다 지나갈거야.



뭐가 지나가고 뭐가 괜찮아진다는걸까.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수는 없지만, 이해했다고 말할수 밖에 없다.


왜냐면 난 월급쟁이니까.



요즘 들어 많은 생각이 든다.


유럽인처럼은 아니더라도, 그래도 자신을 위한 삶을 살고 싶었다.


나를 위해서. 내 가족을 위해서. 후회 없는 삶을 위해서 시간을 보내고 싶었다.


그래서 번듯한 회사도 때려쳤고, 가지고 있는 모든 돈을 털어서 세계일주도 다녀왔다.



그 결과,


난 그렇게 살수 있을거라 생각했다.


세상은 내 생각보다 더 넓었고, 세상에는 내 생각보다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그래서 난 자신감을 얻었다.


그래. 저 사람들도 다 자기의 인생을 살아가고, 자기가 만족하는 삶을 살고 있잖아.


나도 할수 있어.


예전처럼 그렇게 주구장창 야근, 주말출근만 하면서 살지는 않을거야...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


난 어느새 토종 한국 회사원이 되어있었다.


무의미한 야근. 왜 하는지도 모르는 주말출근.


야근수당, 주말수당은 당연히 없다.


돈을 준다고 해도 하기 싫은 일을 돈도 안 받고 하고 있다.



이거에 대해 불평... 불평도 아니지, 아닌 것을 아니다 라고 말을 하면 항상 돌아오는 말은,


나때는 더 심했어.


옛날에는 말이야.


넌 왜 이렇게 삐딱하냐.


회사에서 시키면 해야지.



왜 꼭 주말에 이 일을 해야 되지?


왜 하루종일 모니터만 바라보고 있는데 면바지에 와이셔츠를 입고 다녀야 할까?


왜 야근수당은 안 주는거지?


왜 이 일은 이렇게 할수밖에 없는거지?


라고 진심으로 물어봐도, 진심으로 대답해주는 사람은 없다.



그냥 원래 그러해왔으니까.


특별한 이유도 없다.


원래. 그랬으니까. 옛날에는 더 심했지만 지금은 나아진거야.


(그러니까 불평불만하지 말고 다녀.)



내가 대놓고 불평불만을 늘어놓는다고 해도 회사는 바뀌지 않는다.


괜히 중간에 낀 선배사원들만 힘들어질뿐이다.


자기도 짜증나는데 밑에놈이 자꾸 태클을 걸어대면 나같아도 짜증나겠지.






하지만 지금 회사에서, 나와 해어지던 누군가가 나에게 해준 말이 있다.


'뭘 하든지간에 처음에 너가 아니다 라고 생각했던 그것들. 그걸 꼭 잊지 말고 고쳐나가. 시간이 지나면 적응되서 못 고치게 되니까.'



그 당시에는,


'아.. 내가 맡은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걸 알면서도 안 고친거 가지고 뭐라 하시는건가...'


라는 단순한 생각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참으로 심오한 말이었다.



내가 처음 사회생활을 하면서 부당하다고 느꼈던 수많은 것들.


난 어느새 그것들에 적응해가고 있었다.


지금 이렇게 불평불만을 늘어놓는것도 어찌보면 마지막 발버둥일수도 있다.


나도 몇년이 흐르고 나면, 건의사항을 얘기하는 신입사원에게 똑같이 말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야. 나때는 말이야.


지금은 양반이야. 옛날에는 더 심했어.




그게 제일 무섭다.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는게 무서운게 아니다.


아닌 것을 맞다고 생각하게 되는 그 순간이 오는게 너무 무섭다.


난 이렇게 살기 위해서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다녀온게 아니었는데...


난 왜 이렇게 용기가 없을까.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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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힘내 맹구야 그래도 너의 길은 있다~~
    무었이 너를 힘들게 하는지는 모르지만 네가 해야 되고 하고 그리고 마지막까지 버티는 놈이 이기지 그렇지 않은 놈은 중도 탈락이다 힘내 힘을 내라고 그리고 너를 위해 하루에 한시간씩만 투자해 거긴 밥벌이 하는곳이잖아 무었이든 좋아 하루에 한시간씩 꼭 투자해서 긴시간 지나고 나면 너는 남들이 쫒아 오지 못하는 사람이 될꺼야 내말 믿어봐

    2016.06.27 17:39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2. 그림사랑

    안녕하세요.
    글을 남겼던 것 같기도 하고 첨인것 같기도 하고...(우리 부부는 멍군 글을 LG부부라고 해요)
    오래전 처음 글쓰기 시작하셨을때부터 글을 잘보고 있답니다.
    저는 SDS, 와이프는 안행부소속 공기업 인사담당관을 과감히 떄려치고, (아. 저는 개발자였습니다.)
    님께서 올린 여행기를 잘 참고하여 세계일주를 했고,
    지금은 호주 퍼스라는 곳으로 이민을 왔습니다. 벌써 1년 4개월 되었군요. 언젠가 한번 인사를 해야지.. 했는데..
    그게 오늘이군요.
    멍군님 글보고기 직전에 맘에드는 글하나 봐서 보시라고 URL남깁니다.
    즐거운 한주 되시길!!
    http://1boon.kakao.com/passionoil/pokemon


    2016.08.22 11:5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오... 안녕하세요. 세계일주 후 이민이라니..
      정말 부럽네요.
      이민에 대해서 궁금한게 많은데....
      혹시 실례가 되지 않는다면 이메일 하나만 부탁 드려도 될까요?
      firebloo@naver.com 입니다.

      2016.08.23 11:54 신고 [ ADDR : EDIT/ DEL ]
  3. 직장아재

    구구절절 맞는 말씀이십니다

    글 보다 여러가지 생각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

    2017.05.16 11:1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이날이 오긴 오는구나.


드디어 여행기의 마지막. 귀국하는 날의 모습입니다.





한동안은 이렇게 이국적인 풍경을 보는 날은 없겠지라며 찍은 길쭉길쭉한 홍콩의 빌딩들.


우리는 2013년 3월 24일에 한국행 비행기를 탔다.





홍콩의 공항은 여전히 깨끗했고 여전히 들떠있었다.


출국하는 사람도 들뜨고, 귀국하는 사람도 들뜨고...


모두가 들떠있어서 나도 함께 들뜬 기분이 드는 곳.





최종 우리의 짐이다.


바닥에 깔린 박스가 아이맥이고, 그 위의 배낭 두개는 콜롬비아산 배낭덮개를 하고 있고,


그 왼쪽의 화려한 가방은 인도에서 산 가방이고..


비닐은 뭐지.


뭔가 쉽게 망가지는 물건들을 담아놓은 비닐 봉다리인거 같다.





아이맥은 부피가 커서 화물로 따로 보냈다.


한국에 가지고 올때 관세를 내야 된다 그래서,


물품 신청하느라 무슨 작은 종이도 하나 작성하고, 관세 신고 하는 쪽으로 입국도 하고,


엑스레이도 통과시키고 다 했는데,



그냥 보내줬음..;;;


나중에 찾아보니 뭐 컴퓨터는 관세대상이 아니라는 얘기도 있고,


홍콩에서 오는 사람들 중에, 명품 핸드백이나 잡지 이딴 컴퓨터는 쳐다도 안 본다는 얘기도 있고,


자진납세해서 기특해서 봐준거라는 얘기도 있고...



여하튼 관세 안 물고 그냥 가지고 나왔음. 데헷.





마지막으로 먹은 기내식.


3시간 반정도밖에 안 걸리는데 점심시간에 껴있어서 그런지 기내식을 줬다.



난 기내식 먹을때, 저 왼쪽위에 있는 과일이 제일 맛있더라.





도착과 환승이 있다.


왠지 여기서 환승을 해서 다시 인도로 가야할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난 한국에 도착.





넴.


길고 긴 여행을 끝마치고 한국에 왔습니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습니다.




2013년 3월 24일에 귀국해놓고... 여행기만 거의 3년을 썼네요.


실질적으로 한국와서 쓴건 몇개 없는데... 


또.. 뭐랄까... 귀차니즘 + 바쁨 + 감 떨어짐 등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지금까지 질질 끌었네요.



여행기는 항상 마음의 짐이었습니다.


쓰기 전에는 아 써야되는데 써야되는데 하면서 마음의 부담이 되었고,


쓰고 나서는 아 너무 대충 썼나 아 이거 뭔 말인지 알아는 먹을라나 하면서 마음의 부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항상 재밌게 봐주신 분들이 계셔서 큰 힘이 되었고,


어떻게 보면 그분들 때문에 이렇게 여행기를 마무리 지을수 있었던거 같네요.



한국에 와서는 정말 평범하게 살아가고 있습니다.


남들처럼 전세값 오르지 않을까 걱정도 하고,


이번 여름휴가 때는 어디 갈데 없을까? 하면서 이곳저곳 알아보다가 비행기값이 비싸네마네 뭐 숙소가 없네마네 하면서 때려치기도 하고,


티비에서 해외여행 가서 찍은 프로그램들 보면서, 와 좋네... 라면서 입 벌리고 티비 보기도 하고...



가끔은 언제 여행을 다녀왔나 싶기도 하고, 가끔은 마치 어제 귀국한거 같기도 하고...


그냥 똑같이 살아가고 있습니다.



이제 앞으로는 한국에 와서 어떻게 제자리로 돌아오게 되었는지를 써야겠네요.


몇번씩이나 말했지만, 저는 사실 여행가기 전에 그게 제일 궁금했거든요.



여행 다녀온 사람들 블로그를 보면,


오케이. 여행은 좋다 이거야. 남미를 가든 아프리카를 가든 다 좋은데.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길래 이렇게 장기간 여행을 다니는거지? 다녀오고 나서 뭐해먹고 살라고 저러지?


뭐 믿는 구석이라도 있나? 집이 잘 사나? 원래 뭐하던 사람이었지?


등등등....


사실 이렇게 포스팅을 한것도 그런 궁금증이 해결되지 않아서 여행을 망설이시는 분들이 많으실까봐 쓴것도 있고요.


뭐 그렇습니다.


그럼 이제 밤이 늦은 관계로, 내일 또 다시 회사에 출근해야 하는 관계로 인사 드리고 마무리 지을게요.




이 글을 보고 계신 당신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그럼 다음에 또 뵐게요.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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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

    와우 일단 마구마구 축하를 드려요.....라고 말해야하나? 암튼 마무리는 마무리니까 축하를 드려야겠으나^^;;왜 물음표냐하면 한참을 잊은듯이 지내다가도 이렇게 오랫만에 들어와서 쓰여진 새로운 내용에 와우 하고 흥미진진하게 읽고 그다음은 또 언제일려나하고 기다리는맘이 컸어서"세계일주 끝 " 이라니까 요 단어가 주는 아쉬움이 커서요 ㅠㅠ 그래도 말씀하시는 여행기를 써야한다는 부담감이 점점 날이 갈수록 커지셨을수도 있고 ...뭐 그랬을텐데 이렇게 잘마무리하셔서 함께 홀가분한 마음으로도 큰 박수를 보내드리고싶어요. ... 이렇게 지나는 시간동안 아가도 잘 크고있겠고 회사생활도 잘 하고 계시고....하지만 인생은 반드시 체험한것만큼 산다는게 제 생각인데 체험하신 이 모든것들이 일구어내는 그 다음을 또 나눠주실꺼라고 믿고 기다리면서 변함없이 응원할께요.그동안 귀한 나눔 정말 고마웠습니다. 힘!!!

    2016.05.30 13:4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마리님. 끝까지 함께해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어떻게 보면 이 여행기를 다 끝낼 수 있었던건
      마리님처럼 힘을 주신 분들 덕분인거 같네요.ㅎㅎ

      2016.06.26 01:27 신고 [ ADDR : EDIT/ DEL ]
  2. kuel

    마지막 편을 너무 기대해서 그런가 너무 담담하시네요 ㅋㅋ
    시간이 많이 흘러서 그런거겠지요

    앞으로도 다양한 포스팅 기대합니다

    2016.06.01 17:15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실제 귀국하는 날도 생각보다 담담해서..
      아마도 글이 이렇게 나오지 않았나 싶네요.
      지금까지 지켜봐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ㅎ

      2016.06.26 01:28 신고 [ ADDR : EDIT/ DEL ]
  3. 흰둥이

    정말 수고하셨습니다 3년여전인가 매일같이 와서 여행기를 보았고 한동안 뜸하다가 최근에 와서 밀린걸 다 봤습니다... 많은거 배우고 제가 마치 세계일주를 다여온것 같아요.. 비록 전 신혼여행을 세계일주로 못가지만 ㅋㅋ 한국에서도 좋은 삶 살아가시길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2016.08.16 08:36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즐겁게 봐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저도 한동안 여러가지 일들로 인해서 (핑계가 반이지만..;;)
      여행기를 너무 느리게 업데이트해서 죄송한 마음뿐이었는데,
      그래도 이런 댓글들이 달릴때마다 죄책감?이 조금은 사라지는 느낌이네요.ㅎㅎㅎ

      2016.08.23 11:53 신고 [ ADDR : EDIT/ DEL ]
  4. 안녕하세요^^ 모아이에 대하여 검색하다가 8일에 걸쳐 1년치 모든 여행기를 다 읽었습니다.
    1년간 세계일주 하신 경험, 추억이 있다는게 부럽고, 과연 나는 할수 있을까 싶고 그러네요 ㅎㅎ
    이후 생활이나 에피소드 등의 글이 없어서 살짝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타인의 일기? 여행기?를 재밌고 흥미진진하게 읽고
    인사글도 남기지 않는것은 제가 너무 아쉬워서 인사 드리고 갑니다~
    진희씨와 다솜이와 매일매일 행복한 삶, 추억 만드시고, 여유 되시면 또 재미난 글 부탁드려요~ ^^

    2017.06.02 22:38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좋은 말씀 해주셔서 감사합니다.ㅎ
      저도 여행 다녀온 사람들의 블로그를 보면 항상 그 뒤의 일들이 궁금해서, 나는 꼭 써야지 했는데 그게 쉽게 잘 안되네요... 흥미로웠던 여행에 비하면 지루한 일상들이라 더 글쓰기를 주저하게 되나봐요.ㅎ

      2017.09.02 22:45 신고 [ ADDR : EDIT/ DEL ]

기쁜 소식이 하나 있다.


우리의 여행은 이날이 끝이 아니었다.


왜냐믄, 우리는 5월24일 새벽 비행기를 탔으므로 여행은 하루 더 남음...


구질구질하구만...ㅎㅎ


실질적으로는 마지막 여행기가 될 이 글을 쓰면서도 만감이 교차한다.


3년이나 지난 일인데, 아직도 설레이네.





어제 너도 달려서 그런지 아침부터 속이 영 별로였다.


1년동안 특별한 일이 없는한, 거의 매일 술을 마셔서 그런가보다.


(근데 한국 와서도 그런다는게 문제임.)



마지막날.


흠. 뭘하면 좋을까. 뭘해야지 마지막 날을 잘 보냈다고 소문이 날까 하고 한참을 고민하다가,


우리는 침사추이를 구경하기로 했다.



몇번씩이나 말하지만, 난 아직도 홍콩이 어케 생겨먹은곳인지 모른다.


침사추이가 어딘지, 몽콕이 어딘지.


내가 갔던 곳이 어딘지 잘 모른다.


그냥 와이프 따라서 쭐레쭐레 따라다니기만 했음.





이건 왜 찍었을까...


뭔가 이유가 있어서 찍었을텐데...


아. 저기 가운데 GD가 메인인 잡지가 있어서 찍었나보다.



여행을 하다보면, 이동시간에 할게 없어서 어쩔수 없이 음악을 많이 듣게 되는데..


난 이 여행을 하면서 GD노래를 진짜 많이 들었던거 같다.



음악이 좋은게,


요즘 가끔 여행할때 즐겨들었던 노래들을 들으면,


그 당시의 풍경들이 떠오르곤 한다.



근데 그렇다고 또 그 노래만 주구장창 듣다보면,


한국에서 들었던 기억들이 오버랩 되면서 덮어씌워지긴 하지만....


추억은 추억으로 덮는다는 말이 맞는거 같다.





아침을 먹으러 간 집.


록유티하우스라는 집이다.



매우 홍콩스러운 골목길을 따라따라 가다보니, 더 홍콩스러운 집이 나타났는데, 나름 유명한 집임.





근데 이 집이 특이한점은, 일반 체인 음식점이랑 주문방식이 좀 달랐다.


수시로 이런 딤섬을 싣은 수레가 돌아다니는데,


그때 아줌마를 붙잡고, 저기 쌓여있는 딤섬중에 뭐를 달라고 중국말로 말해야 된다..;;;;



영어가 안 통하는건 물론, 영어메뉴판도 없음.


메뉴판 자체가 없었던거 같다. 그냥 김밥천국처럼 빌지만 하나 놓여져있다.


그래서 내가 뭘 딱 시키면 그걸 주면서, 빌지에 체크하는 형식이었음.



그림은 커녕, 중국말만 써있는 빌지를 보고 내가 아줌마한테 중국말로 딤섬을 달라고 하는건 당연히 말이 안된다.


게다가 저기 쌓여있는 딤섬들은 다 종류가 다르기 때문에, 하나씩 열어보면서 고를수도 없는 형식이었다.


흠.. 어쩌지 어쩌지...





허나 우린 배가 고팠고,


여행 원데이투데이 하는것도 아닌데 이런건 노 프러블럼.



그냥 수레를 졸졸 따라다니면 된다.


남들이 이상하게 쳐다보든 말든 상관 없음. 어차피 아는 사람 아니니까.



그러면 각 테이블에서 사람들이 딤섬을 시킬때마다, 아줌마다 저 쌓여있는 딤섬들을 한번씩 들었다 놓는다.


(손님이 주문한 딤섬이 어디있는지 자기들도 찾아야 되니까....)



그때 잽싸게 내가 먹고싶은 딤섬을 고른다.


아, 물론 맛은 모름. 그냥 생김새만 보고 판단하는 수밖에 없음.


난 딤섬이라곤 거 뭐냐... 명동에 있는 뭐 있는데... 딘타이펑인가 어디에서 한두번 먹어본게 끝이라서 잘 모름.



그 다음에 갑자기 훅 들어가면 아줌마가 놀랄수 있으니까...


적당한 때를 기다렸다가,


(가장 적당한 때는, 사람들이 딤섬 고르는게 끝나고 아줌마가 수레를 끌라고 손잡이를 잡는 순간쯤임...


이때쯤 되면 아줌마가 나를 쳐다보고는, 이 놈은 뭔데 주문은 안하고 서있는거지? 라는 눈빛을 보냄.)



왼손으로는 빌지를 아줌마한테 내밀면서 체크해달라고 하고,


오른손으로는 나 가슴팍을 찌르면서, 이 빌지 내꺼에요! 라고 어필을 한번 하고,


내가 봐둔 딤섬을 통으로 꺼내오면 된다.


그럼 끝.





그렇게 획득한 딤섬.


꽤 맛있음. 특히 저 왼쪽에 있는 우롱차? 그거랑 마시니까 건강해지는 기분까지 드는 맛이다.



예전에 네이버 블로그에 써놓긴 했는데,


2011년에 혼자 콜롬비아에 갔을때, 길거리 식당에서 말이 안 통해서 한참 애먹다가,


결국 생선구이? 튀김? 뭐를 시켰는데...


생선 찍어먹으라고 준 소스 (우리나라로 치면 생선까스 위에 나오는 마요네즈 소스 같은거)


그게 에피타이저로 주는 스프인지 알고 열심히 숟가락으로 퍼먹다가,


종업원이 놀라 뛰쳐나와서 퍼먹지 말라고 했던 기억이 나네.



그때에 비하면 많이 발전했다.


이래서 사람은 굶어봐야 된다.


뭐든지 헝그리해야돼.





이제 배는 채웠으니, 원래 가려던 침사추이로 출발.


여기는 1881헤리티지라는 곳이다.



1880년대부터 1996년까지 홍콩 해양 경찰청? 뭐 그런 건물로 쓰인 곳이란다.


역시 정부기관 건물이 짱이여...


우리나라도 요즘 동네에서 제일 으리으리한게 구청이고, 시에서 제일 으리으리한게 구청임.


구청 쩔어. 



여하튼 경찰청으로 쓰여서 예전에는 감옥으로 쓰이던 곳도 있고 뭐 그렇다는데,


지금은 다 쇼핑몰 및 호텔로 바뀌어 있다.



건물 자체가 엄청 고급져서 그런지,


입점해있는 샵들도 모두 엄청 고급짐.



결론은,


우리는 한군데도 못 들어가봄.





진짜 멋지긴 하더라.


홍콩은 건물들이 죄다 요상하게 멋지다.


유럽풍도 아닌것이, 동양풍도 아닌것이,


뭔가 섞여있는듯 싶으면서도 유럽같기도 하고....





하지만 명품과는 거리가 먼 우리라서,


그냥 옆 쇼핑몰 건물로 가서 차나 한잔 마셨다.



역시 커피는 에스프레소 프라푸치노지!!!


오른쪽꺼는... 공차처럼 생기긴 했으나 공차는 아니고, 녹차프라푸치노에 팥이 올라간 음료다.


뭔지는 모르겠음.



그리고 맛은 한국이랑 똑같았다.


조금 더 달았던거 같기도 하다.





침사추이는 생각보다 별로라서,


우리는 몽콕으로 자리를 옮겼다.



여기도 완전 명품 천국이다.


롯데백화점 명품관마냥 각 샵들 앞에는 길게 줄이 있었다.


우리는 뭐.. 입장도 안 시켜줄거 같으니까 패스!



근데 추후 들은 얘긴데, 홍콩에서 명품 사는게 별로 싸지는 않다고 한다.


한국이랑 비스무리하단다.


대신에 물건 종류가 엄청 많다고 하더라.


흔히 말하는 그 신상. 신상 제품들이 많다고 한다.





여기는 몽콕에 있는 가전제품 파는 동네다.


우리나라로 치면 용산 비슷한 곳?



요즘 취미로 아두이노 개발하느라 용산에 몇번 왔다갔다 했는데,


용산보다 여기에 사람이 더 많은거 같더라.


용산은 망했어. 이제 끝이야.





몽콩은 야시장이 유명했던거 같다.


뭐 레이디스 마켓인가 뭔가도 있었고...


신발 거리도 있었고, 전자제품 파는 거리도 있었다.



지금 보이는건 신발 파는 거리임.


길거리 양쪽으로 이런 샵들이 가득했다.



난 여기서 프리런을 하나 샀다. 프리런3.0이었나...


여하튼 지금까지도 신고 있음.


뭐 좋아서 신는건 아님. 원래 쇼핑을 잘안해서 한번 사면 헤질때까지 신는다.



나중에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왠지 이 길거리에서 파는것들은 90%가 짝퉁일거 같다....;;


그냥 그런 생각이 들어. 왠지 모르게,.





왜냐면 이 USB 때문인듯.


원래는 IT하는 사람들한테 선물로 줄라고 5개쯤 사왔는데,


하나도 못 줬다.;;;



아직 써보지는 않았으나, 수많은 후기들을 읽어본 결과,


그냥 말 그대로 USB란다.


USB.


USB저장매체가 아니라 그냥 USB란다.


USB구멍에는 잘 들어간다고 함.


하지만 그게 끝이라고 함. 그냥 레고처럼 컴퓨터에 넣었다 뺐다 하는 기능만 있는듯...



바로 옆 길거리에서 이런걸 파는데,


과연 신발거리에 있는 신발들이 정품일까....;;





홍콩의 유명하다 싶은 동네는 항상 사람이 많았다.


몽콕, 침사추이, 코즈웨이베이 등등...


관광객인지 현지인인지 알수는 없지만, 다들 참 바빠 보였다.



여행할때는 가끔 멈춰서 이 수많은 사람들이 개미떼처럼 몰려가는걸 보면서,


와, 진짜 다들 바쁘게 사는구나. 다들 어디를 가는걸까 라는 생각도 했었었는데...



출근길 사람 많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요즘에는,


주위를 돌아볼 여유가 없다.


주변사람들이 어딜 향하는지, 뭘하는지 관심을 가질 시간조차 없다.


왜냐면 캔디크러쉬 깨야 되거든.


개꿀재밌음.





하도 돌아다녀서 좀 쉴라고 들어온 식당.


취와 레스토랑이라는데, 여기도 좀 유명한거 같다.



여기서 떡수제비 비스무리한 음식을 먹었는데,


맛은 기억도 안난다.


그냥 그랬던거 같다.





밥 먹고 후식 먹으러 간 허유산.


물론 여기도 유명하다.


우리는 안 유명하면 안가니까. ㅎㅎㅎ





이제 마지막 짐을 싸러 숙소로 왔다.


지금 보이는 박스는 아이맥을 포장하기 위해서 길거리에서 주워온 박스다. 


저때만 해도 아이맥 박스도 애지중지하게 이중삼중으로 포장해서 들고오고 이랬었었었었지....



프랑스에서 마지막 리스차 반납할때, 그간 모아둔 캠핑용품이 너무 아까워서 한국으로 부치기 위해서,


저 박스들을 주우러 비오는날 프랑스 골목골목을 돌아다녔던 기억이 난다.


아직도 기억 나는게...


그날 비도 좀 왔었는데, 비 오는 좁디좁은 프랑스 골목길을 돌아다니면서...


'와 이 동네는 분리수거도 안하나 박스 왜케 없어!!' 라고 불평을 늘어놓았는데, (훗날 알았는데 유럽은 분리수거 잘 안한다 함.;;)


전봇대 밑에 뭔가 반쯤 젖어있는 박스를 발견했다.


그걸 주울까 말까 한참 고민하다가...


왠지 모를 자괴감이 밀려왔던 기억이 난다.



내가 진짜 여기까지 와서 왜 박스나 줍고 앉아있는거지... 저깟 만원짜리 캠피용 후라이팬이 아까워서 이렇게까지 아둥바둥 한국으로 부쳐야 되나?


이런 생각들을 했던거 같다.



결국 박스도 못 구하고, 한국으로 부치는 돈이 너무 비싸서 모든 캠핑 용품은,


프랑스에 유학온 와이프 친구분한테 드리고 왔었다.


그리고 얼마후, 그 모든 물품들은 버려졌다고 한다....


그도 그럴것이, 우리가 준게 전부 쓰다남은 후추, 고추장, 후라이팬, 코팅 벗겨진 전기밥솥 같은 것들이었음...;;;



여하튼 이렇게 우리의 세계일주 마지막 날은 끝이 났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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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마리

    우선 다시한번 이렇게 세계일주의 대단원의 마무리를 하심을 축하드리고 나눠주신 모든것에 감사도 드립니다 그리고 정말 수고하셨습니다.사실 나눠주신 홍콩도 전혀 모르는곳이면서 왠지 국제갱단들의 거점일것같고 뭔가 살벌하고 무섭기만할듯한 선입견이 있었다고 말씀을 드렸던가요? 하지만 평범한사람들의 소박한 일상들이나 그곳의 지극히 평범한 모습들을 식사하는모습이라든지 시장모습등을 통해 나눠주셔서 홍콩에대한 인상이 조금은 바뀌었답니다.그리고 딤섬전문점이 이곳에도 있는데 시스템이 비슷해서 역쉬...하고 대륙분들의 세계적인 문화확장에 고개를 끄덕이게 됩니다. 이제는 동아시아의 문화확장을 하시는데요...이곳에 불고기전문점이나 한국화장품전문점들도 있는데...중국분들이 거의다 주인들이시라는@@
    암튼 다시한번 부담을 주자는건 아닌거고 또 다른 지금의 삶의모습을 나눠주시는거 기다릴께요. 아자!!!

    2016.05.30 14:1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이제 앞으로는 한국에서의 생활기를 쭉 쓰고 싶은데,
      쓰기 전에 항상 이런 생가이 들곤 합니다.
      여행을 좋아하시는 그런 분들이,
      이렇게 우울한 한국생활기를 보고 싶어할라나?...
      근데 뭐 어쩌겠어요. 한국에서 회사원으로 산다는게 다 그런거니까요.ㅎㅎ

      2016.06.26 01:27 신고 [ ADDR : EDIT/ DEL ]

5월22일. 여행한지 409일.


이날도 그렇게 느꼈는지 모르겠지만, 지금 글을 쓰면서 돌이켜보니...


이날이 여행의 마지막 날이었구나.


눈물이 다 나네..  또르르...





여행의 마지막날이든 아니든간에 언제나 배는 고프니까,


아침을 먹으러 길을 떠났다.



숙소가 순탁페리 근처에 있어서, 순탁페리에 가서 밥을 먹기로 함.


순탁페리 터미널은 마카오랑 왔다갔다 하는 페리들이 정박하는 곳이다.


그래서 뭐 이것저것 구경할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음.



이 사진은... 왜 찍었지...


아마도 여행사인데, 여행 광고들이 특이해서 찍어놓은거 같다.





뭘 먹을까 고민하다가 우리가 향한 곳은, 요시노야.


이름만 왜국같을 뿐, 순전히 홍콩음식을 파는 곳이었다.


홍콩 사람들은 주로 밥을 사서 먹는지, 점심시간이라 그런지,


왠만한 음식점 앞에는 이렇게 긴 줄이 형성되어 있었다.





우리가 먹은 점심세트.


왜 아침이라 그래놓고 점심세트를 먹나요? 라고 궁금해 할수도 있겠지만,


나는 보통 늦게 일어나기 때문에, 아침에 곧 점심이다.



여행하면서 호텔에서 공짜조식을 주는 경우 혹은 아침일찍 버스가 예약되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왠만해선 12시 전에 정신을 차린 적이 별로 없는거 같다.


일어나는건 10시쯤 일어나더라도... 


항상 이불에서 밍기적거리다가, 대충 아침 챙겨먹고나서 다시 밤잠과 낮잠의 모호한 경계선상의 있는 그런 잠을 잤던거 같다.





아침을 먹고나서, 트램을 타고 시티게이트 아울렛이라는 곳으로 갔다.


사실 둘다 쇼핑을 그리 즐기는 편은 아니다.


특히 나는 별로 사고 싶은 것도 없고, 관심있는 것도 없어서...


아울렛에 가면 빠르게 걷는 것 외에는 별로 할게 없다.



허나 쇼핑의 도시 홍콩에 온 관계로,


예의삼아 아울렛에 한번 들러줬다.





시티게이트 아울렛은 무지막지하게 컸다.


근데 이상하게 상점은 별로 없었다.



여기서 좀 돌아다니다가...


마지막쯤이었나... 유니클로 부근이었나...


여하튼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한국인 부부를 마주쳤다.


헐.


대박.


중학교 동창이다.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중학교 2학년때쯤... 좀 가깝게 지내다가,


거의 모든 학창시절 친구들이 그러하듯,


중3때부터는 별다른 이유도 없이 멀어져서 결국 연락도 끊긴 친구였다.



처음 마주쳤을때 이름이 바로 떠올랐다.


근데 근 15년? 만에 봤는데 이름이 바로 떠오른다는 것 자체가 수상해서 머뭇거렸다.


그랬더니 그 친구가 먼저 자기 이름을 밝히면서, 나를 알아보는 것이 아닌가...


이 당시에 나는 머리가 산발이라서 부모님도 못 알아볼 정도의 몰골이었는데...



세상은 참 좁다. 죄 짓고 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와 친구는 2층 난간에 기대어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다.


그 친구는 결혼해서 와이프와 신혼여행으로 홍콩을 온거였다.


중3때쯤 기타를 곧잘 치고 작곡도 한다는 얘기를 옆반 친구를 통해 들었던 기억이 나는데,


결국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음악을 가르치는 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중학교때 불렀던 별명, 그때 있었던 일들...


그리고 중학교 동창들의 근황을 주고받았다.


참으로 신기하지. 세상 참 좁아.



그리고 난 내일모레 한국으로 돌아가니,


한국에 가서 이런저런 연락할라고 맘만 먹으면야 할수 있지만, 굳이 나서서 연락하지는 않는


그런 친구들 몇명과 함께 자리를 마련해서 얼굴이나 좀 보자고 했다.



그렇게 말을 꺼낸지 오늘로써 약 3년쯤 지났다.



난 글렀어.


이렇게 평생 내가 불편한 자리는 피하다가 쓸쓸히 죽을거 같다.





오랜만에 친구와 수다를 떨고나서,


센트럴IFC로 향했다.



별 목적은 없었다.


그냥 홍콩에서 보고 싶었던 것들은 다 봤기 때문에,


그냥 홍콩의 거리를 좀 돌아다녀보고 싶었다.





얼마전 뉴스 헤드라인만 보니까,


홍콩의 간판들을 다 규제한다 그러는거 같던데...


실제로 보고와서 다행이다.



생각해보니 예전에 이런 일도 있었다.


내가 영국에 처음 간게 2007년 7월쯤이었는데...


2007년 6월쯤에 인터넷에 기사가 떴다.


"영국 런던에서 더이상 2층 버스를 볼수 없다."


뭐 안전과 경제성을 이유로 더이상 런던에는 2층 버스를 못 보게 된다는 그딴 기사였다.


그 당시 나는 런던의 빨간색 2층버스가 너무나도 보고팠던 나머지,


영국에 있던 친구한테 연락해서, 이 기사가 뭔 소리냐고 물어봤었다.



근데 그 친구는,


"응?... 난 처음 듣는 소린데? 뭔 소리야? 그럼 버스 다 바꿔?"


라고 응답을 했고...


난 속으로 이놈은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멍청한놈... 넌 빨간 2층버스를 질리도록 봐서 상관 없겠지만 난 아니라고... 라면서 혼자 방에서 울었다. 는 뻥이고 울뻔 했다.



그리고 얼마 있다가 런던에 도착했는데,


당연히 빨간색 2층 버스는 수백, 수천대가 돌아다니고 있었고,


휴 그랜트가 노팅힐 찍으면서 탔을법한 오래된 2층 버스도 돌아다니고 있었다.



이번에 여행할때도 런던에 빨간 2층버스가 돌아다니고 있었던 걸로 봐서는,


내가 봤던 그때의 그 기사는 그냥 흔한 기레기의 공상과학소설이었던거 같다.



홍콩의 간판도 그렇지 않을까 싶다.


이 수많은 간판들을 뭔수로 규제하겠어...





그냥 흔한 홍콩의 골목.


생긴건 분명 골목인데, 사람은 대로변만큼이나 많다.





그리고 우리가 도착한 곳은 바로 애플샵.


전세계 왠만한 애플샵은 다 들어가 본거 같다.


관심 있어서라기 보다는.... 그냥 할거 없어서 에어컨 바람 쐬러 들어가곤 했음.



그리고 우리는 크나큰 결심을 하게 되는데,


그건 아래에 이어짐.





내일이면 한국으로 들어갈거니까, 이케아에서 구경도 좀 하고 살것도 좀 살 생각으로...


트램을 타고 코즈웨이베이로 왔다.



이케아 투어를 시작하기 전에, 튼튼히 배를 채우기 위해 방문한 곳은,


Cafe de Coral.


뭔가 유명한 체인점이란다.





아니 분명히 다른 이름의 음식만 시켜대는데,


왜 자꾸 똑같이 생긴 음식들만 나오지?



사진 올리다 깜짝 놀랐는데, 내가 머리가 크긴 해도 사진에 보이는것만큼 비정상적으로 크진 않다.


이 사진은 지금 머리가 부풀어 오른데다 + 렌즈의 왜곡효과 + 조명탓 으로 인해 


합성적으로 나온거다.


난 무슨 선거 개표방송 보는줄 알았네. 머리만 둥둥 떠다니길래.





그렇게 밥을 먹고 나서 우리는 이케아로 향했다.


사람들은 뭐 이케아 품질이 별로라는등, 한국에서만 비싸게 판다는등,


뭐라뭐라 인터넷에 댓글을 달고는 있지만,


난 개인적으로 이케아를 좋아한다.


이쁜 소품도 많고, 품질도 썩 나쁜지 모르겠다. 



지금도 거의 2달에 한번정도는 이케아에 놀러가곤 한다.





이케아다.


홍콩에서 침대보를 하나 샀던거 같다.


스웨덴 이케아에서는 양말전용 문어건조대를 사고... 홍콩에서는 침대보를 샀었네.



그리고 옷장, 책장, 쇼파, 서랍장, 식탁, 의자, 액자, 이불 등등...


눈에 띄는 모든건 다 한국 이케아에서 샀다.


짱짱맨임.



홍콩 이케아에서도 사고싶은건 엄청 많았으나,


막상 우리 집이 없었다.


내일 한국에 들어가도 바로 갈곳이 없는 홈리스들이었다.



하지만 아무리 홈리스라도 이불은 덮고 자겠지라는 생각에 침대보 하나만 사들고 나옴.





그리고 홍콩에서 제일 크다는 코즈웨이베이 애플샵.


그리고 그곳에서 포장되고 있는 우리의 아이맥.


샀다.


드디어 샀다.



IT를 업으로 삼고 있지만, IT에 대한 관심은 별로 없는 내가...


드디어 아이맥을 샀다.



왜 샀냐고 묻는다면 수십가지 이유를 댈수 있다.


이 당시에 생각하고 있던 사업아이템도 있었고, 아이맥 가지고 써먹을만한 수십가지 기능들이 있었다.



지금 돌이켜보면 저 모든 이유들은,


그저 나 자신을 속이기 위한 변명들이었다.



맞다.


그냥 이뻐서 샀다.


인테리어용으로 샀다.


그리고 지금 아이맥은 그 역할을 충분히 잘 수행해주고 있다.


한국에 가지고 와서 한 10번은 켜봤나?... 10번은 켜봤겠구나... 여하튼 100번은 안 켜봤음. 





애플샵에서 뭘 사본건 처음인데다, 영어로 뭐라뭐라 해서 잠시 정줄을 놓을뻔 했지만,


직원 아저씨가 친절하게 셋팅도 해주고 뭐 이것저것 챙겨주고 해서,


우리의 아이맥 구입기는 이렇게 잘 마무리 되었다.



27인치다. 참으로 크다.


사실 초반에는 여행기를 이 아이맥으로 올리다가,


내 몸은 20년동안 써오던 윈도우에 최적화 되어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그냥 윈도우로 쓰고 있음..;;;;





아이맥을 사들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참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지금도 별로 후회는 안하고 있지만, (어차피 후회한다 해도 변하는건 없으니까.)


이때 당시에는 매우 큰 꿈에 부풀어 있었다.


아이맥을 가지고 할 것들이 너무 많이나도 생각나고 있었거든.



근데 지금은 한두개 빼고는 기억도 잘 나지 않는다.


허황된 계획이었을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도망쳐 버린걸수도 있고.



여하튼 숙소로 돌아와서, 아이맥 다시 한번 켜봤더니 너무 이뻐서 가만 넵둘수가 없었다.


그래서 신세계라는 영화를 다운 받아서 보다가,


맥주 마시기 딱 좋은 날씨라서, 중간에 맥주 사러 슈퍼도 갔다오고 하면서 밤늦게까지 아이맥을 가지고 놀았다.



그리고는 드디어 한국으로 돌아갈 날을 맞이했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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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kuel

    이제 다음 편이면 여행기가 끝나네요.
    여행기도 잼있었지만, 여행 이후의 삶도 너무 궁금합니다.

    앞으로도 업데이트 기다릴게요

    2016.04.21 10:43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 마지막 여행기를 쓰기가 너무 아쉽네요.
      뭔가 감정이 잡혔을때 쓰고 싶은데... 그러자니 귀국한지 3년이 지나도 못 쓸거 같고.ㅠ

      2016.05.25 22:33 신고 [ ADDR : EDIT/ DEL ]
  2. 아. 벌써 지났네?ㅋㅋㅋ

    2016.05.25 22:44 신고 [ ADDR : EDIT/ DEL : REPLY ]

여행을 다니다보면, 거의 날마다 술을 마신다.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서 기분 좋아서 한잔 하고,


혼자 있으면 심심해서 할거 없어서 한잔 하고,


특별한 일이 있으면 기념하기 위해서 한잔 하고,


사기 당해서 속상해도 한잔 하고, 숙소 싸게 잡으면 싸게 잡아서 돈 남는다고 그 돈으로 또 술 한잔 하고.



가끔 비행기 타고 난 직후에는 면세점에서 쟁여둔 진이나 럼을 많이 마시긴 하지만,


보통 때는 언제나 맥주다.


사실 입이 싸구려라서 어떤 맥주가 맛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여하튼 한국에서 마시는 맥주보다는 항상 맛있었던거 같다.





전날 카지노 투어를 끝내고 피곤한 몸을 이끌고 숙소로 돌아와서 마신 맥주들.


컵라면은 배고파서 먹은거고...


실제 맥주안주는 비첸향이었다.


맥주 안주로 저만한게 없는거 같다.





그렇게 피곤한 몸 + 맥주를 드링킹하고 노곤노곤하게 자고 일어났더니,


너무너무 졸렵다.


아침에 너무 졸려서 정신을 못 차리는 날은 100% 비가 오고 있는 날이다.


커텐을 열어보니 역시나, 엄청난 비가 쏟아지고 있다.



오늘이 4월13일 선거날인데... 오늘도 비가 와서 그런지 낮 12시가 다 되도록 잠이 안 깬다...



여하튼 비가 너무 많이 오길래, 어디 밖으로 돌아다닐 생각은 못하고 (못하고 라고 쓰고 안하고 라고 읽고...)


그냥 숙소 1층에 있는 식당에서 밥을 먹기로 했다.





그냥 사진만 보면, 이게 홍콩인지 마카오인지 구분이 안가네...


생각외로 깨끗한 도로에 놀랐던 기억이 난다.


중국이라 그래서 왠지 길거리에 쓰레기가 가득할거 같았으나,


홍콩이나 마카오 둘다 거리가 깨끗했다.


관광객을 워낙 많이 봐오는 사람들이라 그런지, 현지인들도 우릴 대하는 방식이 항상 깔끔했다.





숙소 1층에 있는 식당.


호텔 1층 식당이라고 해서 무슨 신라호텔 아리아케 같은 곳을 생각하면 안된다.


그냥 김밥천국 같은곳임.



마카오 사람들도 보통 밥을 밖에서 사먹는지는 모르겠으나,


생각외로 혼자 와서 아침을 해결하시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왠만한 테이블에는 다들 혼자 온 손님들이었고,


아무렇지도 않게 합석을 해서 각자 밥 잘 먹고 가더라.



식당의 분위기는 영웅본색 같은데 나오는 식당 같았다.


왠지 저 안쪽 부엌에서 주윤발이 나와서 총을 쏴대도 전혀 이상할거 같지 않은 분위기였다.





우리나라 식당 가면 락앤락 물통에 정수기물을 담아주듯이,


홍콩이나 마카오에서는 이렇게 뜨거운 차를 갖다 줬다.



녹차 비스무리한 차긴 했는데, 정확히 무슨 차인지는 모르겠다.


엽차라는 얘기도 있고 하던데... 여하튼 씁쓸한 맛의 차였음.



그리고 젓가락, 수저, 앞접시는 저렇게 뜨거운 물을 담은 곳에 넣어서 준다.


나름대로 위생관념이 철저하구만...





우리가 시켜먹은, 


청경채 + 고기 + 면.


이상하게 왠만한 메뉴 시키면 다 저렇게 생긴것들이 나온다.



다행히도 내 입맛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은 맛이라서 맛나게 먹을 수 있었다.





이제 다시 홍콩으로 돌아갈 시간.


마카오에서 한 거라곤,


마카오 경제발전을 위해 카지노에 헌납하고 가는 것 뿐이지만,


그래도 여행하면서 항상 바라만보던 카지노를 해보게 되어서 영광이었다.


말 그대로 영광이었다.



카지노만 보면 항상 밖에서 우물쭈물 대면서,


들어가볼까? 해볼까? 근데 어떻게 하는지 알아? 이렇게 입고 들어가도 되나? 그냥 하지 말자.


를 반복했던 우리였다.


특히 모나코에서는 더 심했지. 근데 생각해보면 모나코에서는 반바지 입고 카지노 못 들어갔을듯 싶다.



여하튼 그렇게 부유함의 상징 같았던 카지노를,


마카오에서는 원 없이 해봤으니... 이제 미련 없이 떠날 시간.





페리를 타러 온 시간까지도 날씨는 여전히 우중충했다.





홍콩-마카오 간 페리는 워낙 자주, 많이 있다.


그래서 표를 예약할 필요도 없이, 그냥 가서 마을버스 타듯이 타면 된다.





마카오 안녕~


근데 이쪽이 마카오 맞는지 모르겠으나... 마카오 맞네.


사진 제일 오른쪽에 파란색 건물을 보니 마카오 맞는거 같다.



저게 어제, 버스 잘못타서 우리숙소 대신에 도착한 이상한 호텔이다.


희한하게 이런건 기억이 잘나네.


벌써 3년이나 지났는데....





홍콩에 도착하자마자 제일 먼저 한일은 밥 먹는 일.


다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밥부터 먹어야죠.



홍콩의 KFC는 좀 특이하게 프렌치후라이를 안 주고,


뭔가 두꺼운 포카칩 같은걸 줬다.


딱 보면 떠오르는 딱 그 맛이다. 더 맛있지도, 덜 맛있지도 않음.



그리고 오른쪽은 KFC에서 파는 에그 타르트. 우리나라도 파는걸로 알고 있다.


짱 맛남.





KFC의 메뉴가 우리나라랑 크게 다르지는 않았지만,


치킨의 형상과 색깔이 사뭇 중국스러워서 한장 찍어봤다.


뭔가 베이징덕 같은 카라멜 색깔의 옷을 입고 치킨을 팔고 있었다.



KFC하면 역시 케이준 아니었나?





우리가 새로 잡은 숙소는 무슨 부띠크 어쩌고 저쩌고 호텔이었다.


말이 좋아 부띠끄지.... 진짜 어마어마하게 좁았다.



와... 우린 짐이 꽤 많아서 그런지, 짐을 바닥에 놓고나면


사람 지나다기도 힘들만큼 좁은 숙소였다.



근데 좁아서 그런지, 깨끗하기는 했음.


에어컨도 잘 나오고.ㅎ



아.. 생각해보니 이 호텔 1층 로비도 엄청나게 좁았는데, 그 좁은 공간 한가운데에 가네쉬 동상이 세워져 있던 기억이 난다.


주인이 아마도 인도사람인가보다.





숙소에 짐을 풀고 좀 쉬다가 나와서 먹은 저녁.


원래는 딤섬집에 가서 딤섬을 먹을라 그랬는데,


저녁에는 딤섬을 안 한단다... 왜?....



그래서 어제 밥 먹은 차찬텡에 가서 먹음.


저번에 말했듯이 여기는 그냥 우리나라 김밥천국 같은 곳임.



사진만 보고는 왜 계속 똑같은것만 시켜먹냐고 궁금해하실수도 있겠지만,


지금까지 다 다른 메뉴 시킨거임.


근데 맨날 똑같은게 나와.





여기가 바로 우리가 즐겨찾던 차찬텡.


지금 홍콩가서 찾아가래도 찾아갈수 있을거 같다.


이비스 호텔 바로 옆에 있었던 걸로 기억한다.


적당한 가격. 적당한 서비스. 적당한 맛이 특징임.




글을 쓰면서 생각해보니 벌써 3년쯤 지난 얘기구나.


저때쯤에 이런 생각을 했던거 같다.


'지금이야 지겨워서 빨리 한국 들어가고 싶은 맘뿐이지만... 한국 들어가서 또 밖으로 나오고 싶어지면 어떡하지... 흔히 말하는 역마살이라도 끼면 어떡하지...'


근데 3년이 지난 지금도 별 생각 없는거 보면,


아직은 저때의 강렬한 추억을 야금야금 뜯어먹으며 버티고 있거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살아가고 있는거 같다.



벌써 3년이라..


엊그제 같은데 벌써 3년이나 흐른거네.


시간이라는건 정말 신기한거 같다.

Posted by v멍군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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