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ailand_182018. 8. 1. 10:55

오늘도 어김없이 5줄 요약.

1. 동쪽투어를 하기로 결심하고 숙소를 나섰는데 왜 하루종일 서쪽만 돌아다녔을까.

2. 우리는 백종원 아저씨가 아니었다. 가는곳마다 흑우잡히고 있음.

3. 항상 마음의 짐이었단 카오산 로드를 직접 밟았다. 빠하르간지의 초심자용 던젼 같았음. 이제 남은 짐 하나는 판공초 호수.

4. 하루종일 야구만 쳐보는 친구와의 여행은 진심으로 헬파티임. 하루에도 2천번씩 아구를 돌리고 싶어짐.

5. 똠양꿍도 먹다보니 먹을만하고 길거리 음식은 진심 맛있었다. 하도 많이 돌아다니면서 땀 흘려서 한국에서 하루에 20번씩 가던 화장실도 하루에 한번 감.

방콕은 좀 좋은곳인거 같다. 볼것도 먹을것도 할것도 많다.

Posted by v멍군v
Thailand_182018. 7. 30. 22:18

오늘도 다섯줄 요약.

1. 환전 좀 해보겠다고 한시간동안 걸어갔는데 여권이 없으면 환전이 안된다는 것을 깨닫고 다시 숙소로 돌아옴. 태어나서 환전 100번은 해본거 같은데 처음 깨달음.

2. 버뮤다 시암지대에서 빙글빙글 40시간은 걸어다닌거 같다. 사람들이 말하는 시암스퀘워랑 내가 본 시암스퀘워원이 같은 곳이라는걸 깨달은 시점은 시암역에 도착한지 7시간이 지난 후였음.

3. 태국 여자들은 내가 티비에서 맨날 본 다문화 고부열전의 동남아분들과는 상당히 다르게 생기셨더라. 내 다리보다 가느시고 내 허벅지보다 하야신듯.

4. 태국 본토에서 받은 타이마사지도 내 몸에는 안 맞는 것을 깨달았다. 몸에 손만 닿아도 엄마를 찾는 나의 뒷모습에 마사지하시는 분들이 계속 깔깔대며 웃음. 나중에 가니까 일부러 저러시나 싶을 정도였음.

5. 11년전 인도에서 같이 여행하던 형님이, 2달간 너가 돈계산 해준 덕분에 너무 편하게 여행했다며 소고기 스테낄 사주실 정도로 명석한 두뇌를 자랑하던 나는. 덧셈뺄셈도 못할 정도로 빡대가리가 되어있었다.

마지막.
카오산 로드의 길거리 로컬술집에서 밤새 술마시며 놀아보자던 우리는, 밤 8시도 되기전에 숙소로 돌아와서 쉬기로 했다. 우린 34살이었다.

Posted by v멍군v
Thailand_182018. 7. 30. 05:06

노트북이 없으니 다섯줄 요약.

1. 7말8초는 소문대로 지옥의 극성수기더라.
2. 아무 준비 없이 왔지만 어쨌든 침대에 몸 눕힘.
3. 영어 할줄 아는 택시기사는 사기꾼이라는 것은 태국에서도 통하는 불변의 진리.
4. 남자 둘이 태국 오니까 다들 이상하게 생각하더라.
5. 근데 우린 손만 잡고 잘거야.

Posted by v멍군v
Mung2017. 9. 2. 23:12

블로그를 처음 하게 된 계기는,


내가 현재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를 가족들에게 알리기 위해서였다.


정확히 말하자면 할머니에게 내 근황을 전하기 위한 용도였다.



특히 10년 전쯤 영국으로 여행을 떠나면서 블로그에 매일같이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목적은 오로지 가족들에게 내가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전하기 위함이었다.


그 당시에는 스마트폰이 없었던지라 영국에서 내가 뭐하고 지내는지는 블로그로밖에 알려줄수가 없었다.


특히 비행기표부터 시작해서 여행경비까지 모두 부모님이 주신 돈으로 간거라, 어떻게 사용중인지 보고할 의무가 있었고,


할머니에게 내가 어떻게 살고 있었는지 알려드려야지만 내 마음이 편했다.



그래서 그냥 아무말이나 써댔었다.


누군가 볼거라 생각도 안했고, 사진도 내 위주로 찍어서 올렸었다.


누나가 내 블로그에 들어와서 새 글이 올라오면 할머니한테 지금 명수는 뭐한대요. 명수는 어디갔대요. 처럼 얘기해줄거라 생각했었기 때문에.



그렇게 영국에서 매일 일기처럼 글을 쓰다가, 인도로 넘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인도의 빠하르간지의 한 PC방에서 집에다 잘 도착했고, 인도는 거지같고 빡치는 일 투성이라고 보고를 하고 있는데 누군가 뒤에서 날 보고 말했다.


멍군님이시죠?


깜짝 놀랐다. 넹? 누구세요?


얼굴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큰 누나뻘쯤 되는? 이모쯤 되는? 그런 여성분이셨다.


영국에서 쓰신 글 잘 봤어요. 인도에 무사히 도착하셨네요? 라면서 말을 시작했고, 난 상당히 쑥스러웠다.


그냥 아무말이나 써댔는데 그걸 보고 내 얼굴을 기억하는 사람이 있구나... 라는 사실에 내심 뿌듯했던 기억도 난다.



그때쯤부터였을거다.


블로그에 무언가를 쓰고 올릴때 조금씩 더 신경을 쓰게 됐다.


사실 인도 여행 다녀온 사람들이야 주변에 넘치고 넘쳐서 그 정도가 좀 덜하긴 했지만, 사진을 올릴때도 내 얼굴이 아닌 다른 사람들의 얼굴을 올릴때 좀 더 조심하게 됐고, 글을 쓸때도 한번 더 생각하기 시작했다.


뭐 대단한 파워블로거라도 된것마냥 느끼진 않았지만, 내부심사를 거치며 글을 쓰기 시작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다.


열심히 학교를 다니면서 블로그는 영국-인도 여행블로그가 아닌 다시 과제정보나 임시저장하는 용도로 쓰게 되었고,


내 블로그는 또 다시 내 일기장이 되었다.


자취하면서 느끼는 외로움을 토해내는 배출구가 되어주었고, 머릿속을 맴돌며 날 지치게 하는 것들을 정리하는 역할을 해주었다.



그러다가 세계일주를 떠났다.


처음에는 똑같은 목적이었다. 점점 아픈 곳이 많아지는 할머니가 1년 넘는 여행기간동안 날 기다려주신다는 보장도 없었다.


그래서 할머니에게 내가 지금 어디쯤 여행중인지 알려드리기 위해 거의 매일같이 글을 썼고, 세계지도를 사다가 내가 글을 쓰면 어디쯤 지나고 있는지 할머니에게 설명 좀 해달라는 부탁도 했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방문자 수가 점점 많아지고, 자주 보이는 이름들이 나타나고, 난 어느순간 대기업을 때려치고 세계일주를 하는 패기 넘치는 젊은이가 되었다고 스스로 착각하기 시작했다.


아무도 그렇게 생각하지는 않았겠지만, 내 스스로가 이곳에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나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일관성 있게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난 아무 생각 없이 떠난게 아니고 다녀온 후의 미래도 생각하고 이것저것 다 고려해서 도망친게 아니고 여행하면서 항상 즐거웠고 좋은 사람도 많이 만났고 등등등.


그렇게 실제의 나와 이미지상의 나를 분리하다가 어느 순간 합쳤다가 다시 또 분리되는 일련의 과정들을 겪다보니,

(물론 나 혼자 지지고 볶고 한거임. 아무도 이렇게 날 생각한 사람은 없었을거임.)


블로그에 뭔가 글 하나 올린다는게 무서워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글을 잘 안 쓴 가장 큰 이유는, 내가 블로그를 시작한 이유였던 할머니가 돌아가셨기 때문인거 같기도 하다.


날짜 감각이 무지한지라 정확한 날짜는 기억하지 못하지만...


벌써 첫 제사를 지낸지도 꽤 된걸로 봐서는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거 같다.



사실 이 글을 쓸때에는 할머니에 대한 추억들을 정리하고 싶어서였는데... 또 다시 쓸데없이 말만 길어진거 같다.


그럼 원래 쓰려던건 다음에 써야겠다.ㅎㅎ


그럼 원래의 나처럼, 냉장고에 있는 맥주나 마시러 가야겠다. 냠냠.

Posted by v멍군v

벌써 두달 넘게 지났네.

 

3월 중순즈음.. 제주도에 다녀오면서 그곳에서 묵은 숙소가 마음에 들어서,

 

'사장님. 꼭 블로그에 글 하나 올리겠습니다.'

 

라고 약속해놓고... 어느덧 두달이나 시간이 지났다.

 

그래도 언젠가는 올릴거니까 지금 올려야겠다.

 

 

 

이건 미리 올리는 리모 작가님이 그리신 드로잉 제주라는 책이다.

 

세계일주 다녀오고나서 우연히 인터넷에서 리모 작가님을 알게 되었다.

 

같은 IT직종에 있다가 업을 바꿔, 여행을 다니며 스케치를 그린다는게 정말 부러웠다.

 

 

난 그림이나 음악을 너무너무 못해서 그런지, 그런걸 잘하는 사람들을 보면 너무나도 부러웠다.

 

여행할떄 가끔 그런 부류를 만났던 적이 있었다.

 

다들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기 바쁠때, 구석에 앉아서 슥슥슥 스케치로 풍경을 담아내는 사람.

 

어색한 외국인과의 자리에서, 갑자기 기타를 치면서 음악으로 소통하는 사람. (내가 짜랑고를 산 이유도 이렇게 되고 싶었던게 가장 크지)

 

리모 작가님이 딱 그런 사람이었다. 내가 부러워하는 그런 부류의 사람.

 

 

여하튼 리모 작가님이 제주도 여행을 하면서 그린 책이 저 책인데,

 

저 곳에 소개된 숙소를 내가 다녀왔다.

 

 

 

 

숙소 이름은 펭귄 로드.

 

내가 이곳에 묵게 된 연유는 이러하다.

 

 

 

와이프 회사는 이름이 좀 예전 회사 짝퉁처럼 느껴져서 그렇지,

 

여하튼 나름 글로벌 제약회사라서 1년마다 한번씩 전 직원들이 해외로 워크샵을 가곤 했었다.

 

근데 이번년도는 영업이 엉망이었는지, 뭔가 내부사정이 있었는지 제주도로 워크샵을 간다고 했다.

 

어차피 내가 가는 것도 아니고 ㅇㅋㅇㅋ 하고 잊고 있다가, 와이프가 제주도 가기 전전날쯤 깨달았는데,

 

나도 제주도에 같이 가기로 했었단다.

 

으잉?

 

 

기억은 안나지만, 난 벌써 비행기표도 예약해놓은 상태였고 회사 휴가도 내놓은 상태라서 우선 제주도로 가기로 했다.

 

와이프는 목,금,토,일 이렇게 3박4일을 노는 일정이었고,

 

나는 금,토,일 이렇게 2박3일을 가는 일정이었다.

 

근데 문제는 금요일 밤.

 

와이프는 회사행사가 있는 관계로 초저녁부터 회사 숙소로 돌아가야 했고, 나는 혼자서 제주도의 찬바람을 맞아야만 했다.

 

 

처음에는 호텔을 예약할까 하다가...

 

혼자서 호텔방 예약하기도 좀 그래서,

 

찜질방 가서 자야지 싶어 찜질방을 알아봤는데, 제주도 찜질방은 더럽게 비싸고 더럽다는 평이 많아서,

 

그럼 피씨방 가서 밤 새야지... 했다가, 생각해보니 난 요즘 게임 중 할줄 아는게 없었다.

 

 

그래서 결국 게스트하우스로 방향을 잡고, 게스트하우스를 열심히 알아보기로 했다.

 

 

예전에 여행 다녀와서 한동안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 차리고 싶어서 알아본 이후로,

 

이렇게 열심히 알아본건 오랜만이었다.

 

 

나이도 30대 중반을 바라보는데다가, 어차피 밤새 술마실 체력도 안되기 때문에

 

바닷가에 있는 파티형 게스트하우스보다는, 그냥 아무데나 있는 조용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그런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그러다가 찾은 곳이 바로 이 '펭귄 로드' 라는 곳이다.

 

 

 

예약은... 당일 오전에 했었던거 같다.

 

아... 비행기 타기 직전에 전화로 예약을 하고, 돈은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송금했던거 같다.

 

여하튼 그렇게 제주공항에 도착해서... 좀 놀다가 오후 5시인가 6시쯤... 숙소를 찾아 갔다.

 

제주도 힐튼호텔에서 네비를 찍고 가는데, 진짜 뻥 조금 보태서 네비가 논두렁길로 안내해줘서,

 

마이크로 컨트롤로 차를 운전해서 겨우겨우 숙소를 찾아갔다.

 

(다음날 알고 봤더니, 내가 간 길 말고 제대로 된 길이 앞쪽으로 있더라...)

 

 

여하튼 차를 세우고, 쑥스럽게 숙소로 입장했다.

 

하... 이게 얼마만의 게스트하우스란 말인가...

 

특히 누군가와 함께가 아닌 나 혼자 가는 게스트하우스라....

 

생각해보면... 언제가 마지막이냐....

 

흠... 거의... 2007년 말... 폰디체리가 마지막이었으니 근 10년만이다.

 

그렇게 설레임 반, 쑥스러움 반, 미지의 세계 반쯤 섞인 마음을 가지고 문을 열었다.

 

 

부엌에서 일하고 계시는 사장님으로 추정되는 여자분은 꽤 젊으셨다.

 

짧게 인사를 마치고 내 방을 안내 받았다.

 

난 2인실을 예약했는데, 아직 나머지 한명은 예약이 안됐나보다.

 

방은 넓지도 좁지도 않은 딱 내가 원하는 사이즈였다.

 

 

가방만 벗어놓고 사장님께 숙소에 대해서 이런저런 안내를 받았다.

 

예예~ 어차피 하룻밤만 머물거라 대충 알겠다고 대답을 하고는 뒤돌아서려는데,

 

사장님께서 물으셨다.

 

'혼자... 오신거죠?...'

 

 

아차 싶었다.

 

아차 싶은게 아니고 오만가지 생각이 머리를 스쳐지나갔다.

 

그 짧은 순간에도 가장 가능성이 높겠구나 싶어서 떠오른게 바로

 

'생긴게 왕따처럼 생겨서 친구 하나 없이 제주도에 온것처럼 느껴지셨나?'

 

였다.

 

그래서 나는. 왜 그랬는지는 몰라도. 구구절절 구질구질 내가 왜 여기에 혼자 묵게 되었는지,

 

여러분이 읽으면서 지겨웠던 저 위의 이야기를 하나도 빠짐없이 다 했다.

 

 

그리고 방에 들어와서 또 다시 후회.

 

뭐 그렇게 구구절절 얘기를 했을까... 그냥 예예 하고 들어올껄...

 

이라는 생각도 잠시.

 

배가 고팠다.

 

 

제주도 하면 역시 회죠.

 

회는 물론 비린걸 좋아하고, 한동안 강제로 금주를 당해 술이 고팠던 나에게 혼자 제주도에서 머무는 이 12시간정도의 시간은 너무나도 소중했다.

 

바로 사장님께 가서 가장 가까운 하나로마트를 안내받았고,

 

신나게 걸어가 고등어회 한마리와, 한라산 소주, 그리고 맥주 2캔을 사왔다.

 

냠냠. 오늘 혼자서 이거 먹고 잠들어야지...

 

 

3시간 전쯤 와이프가 나에게 얘기했다.

 

절대로 게스트하우스 가서 혼자 회에다가 술쳐마시지 마라. 누가 보면 개막장 등산동호회 아저씨인줄 알거다.

 

절대로 거기 온 젊은 대학생들 붙잡고 인생이고 나발이고 여행이 뭐 어쩌고 그딴 소리 하지 마라. 니가 제일 싫어하는 꼰대가 바로 너다.

 

등등....

 

하지만 그딴건 귓등으로 흘려들었다. 내 알바여?

 

 

숙소로 돌아와서 사장님께 접시랑 젓가락 등을 공수 받으려 하는데, 사장님이 말씀하셨다.

 

'아. 저도 배고파서 토스트 먹으려고 하는데, 같이 드실래요?'

 

 

그렇게 우리는 흠... 몇시간정도 떠들었을까.

 

한 5시간? 정도는 얘기를 나눴던거 같다.

 

 

사장님이 왜 이곳에 정착하게 되었는지, 어떤 생각을 갖고 살고 계시는지,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하면서 힘드셨던 점, 그리고 솔직한 느낌 등등....

 

사실 지금은 잘 기억나지 않지만 그때는 꽤나 감명 깊게 얘기를 들었다.

 

오해하지 않았으면 해서 말해두지만,

 

기억이 잘 안나는 이유는 그 얘기들이 하찮아서 그런게 아니고, 소주 + 맥주 2캔이나 마셔서 알딸딸한 상태에서 들어서 그런듯...

 

아 그리고, 내 생각에 제주도에 게스트하우스 하시는 사장님들중 80% 이상은 다녀왔을 것만 같은 인도를, 이곳 사장님도 다녀오셨다고 했다.

 

류시화 시인만큼은 아니지만, 꽤나 일찍 다녀오신거 같았고, 또 인도하면 나름 애정이 있는 나는 그것에 공감대가 생겨 사장님의 얘기에 더 귀 기울이게 됐다.

 

 

여하튼 서론만 드럽게 길고 결론이 짧아서 좀 그러하지만,

 

제주도에 혼자 가시거나 아니면 뭐 어찌됐든 놀러가는데 숙소가 마땅치 않으시다면,

 

펭귄 로드 라는 숙소를 추천해드립니다.

 

서귀포쪽에 있습니다.

 

 

내가 이 곳을 숙소로 잡은 이유는 크게 2가지 이유에서였다.

 

1. 어떤 후기에 나왔는데 사장님이 시크한것처럼 느껴지지만 사실은 마음이 따듯하신 분이다.

 

   - 보통 이런 후기가 달린 숙소를 가보면 사장님이 너무나도 시크하셔서 살이 에일것 같은 곳이다.

   

     근데 나는 이런 곳을 좋아한다.

       

     나에게 사무적으로 대해주는, 주인과 손님 이상의 관계를 요구하지 않는 그냥 딱 할말만 하고 더이상의 얘기는 ㄴㄴ.

 

2. 조용한 게스트하우스.

  

    - 제주도에 파티형 게스트하우스라고, 무조건 저녁에 만원인가 그쯤내면 숙소에 묵고 있는 사람들이 다같이 마당에 바베큐를 하면서 소주를 마시고 막걸리를 마시고 그러면서 친해지는 게스트하우스들이 있는데, 이곳은 그런 류가 아니었다.

 

       내가 20살이었다면 그런곳을 찾았겠지만, 나이가 들어서 그런지 그냥 조용하게 쥐죽은듯이 이불 뒤집어쓰고 캔디크러쉬나 하고픈 마음에 조용한 게스트하우스를 찾았다.

 

 

결론은 대만족.

 

숙소를 구석구석 살펴본것도 아니고, 아침식사를 해본것도 아니고, 주변을 둘러본것도 아니지만.

 

적어도 사장님은. 내 기준에서 좋은 분이신거 같았다.

 

 

 

 

그렇게 12시까진가... 11시까진가... 술과 함께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가, 잠자리에 들었고,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짧은 인사를 마치고 나는 그곳에서 나왔다.

 

그리고 와이프가 묵고 있는 힐튼호텔에 갔는데, 역시 호텔이 좋긴 좋더라. 뷰도 좋고 방도 좋고. 역시 돈이 짱이여....

 

이 사진은 힐튼호텔 제일 꾸진 방에서 보이는 뷰다.

 

 

 

혼자 게스트하우스 한두번 가보냐고, 그딴건 일도 아니라고 큰소리 쳐대면서 와이프를 보내긴 했지만,

 

사실 내심 혼자 게스트하우스로 가는 길에 수십가지 고민을 했다.

 

갔는데 나 빼고 다 아는 사람이면 어떡하지. 갑자기 저녁 먹다가 주인장이 노래 하라고 시키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까지는 안함.)

 

난 그냥 혼자 술이나 마시고 싶은데, 방에서 혼자 마시면 막장처럼 보일까.

 

혼자 밥 먹는데 갑자기 누가 왜 혼자 계시냐고 같이 먹자 그러면 어떡하지. (태어나서 그런적은 거의 없는데 항상 하는 고민임.)

 

여하튼 생각외로... 너무나도 즐거웠던 하룻밤이었고, 사실 이번 제주도 여행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기도 하다.

 

다듣 제주도 가실일 있으시면 한번쯤 고려해보세요.

 

펭귄로드.

Posted by v멍군v